왜 나만 갖고 그래요? 맛있는 책읽기 3
황연희 글, 박선미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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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용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지만 '집중력'과 관련한 이야기이기에 6학년인 랑딸(사하는 아빠의 줄임말 ^^)이랑 함께 보려고 만난 책이다. 안타깝게도 딸아이랑 일정이 맞지 않아 함께 쓰는 서평은 작성하지 못하지만 요즘 유난히 덜렁대고 너무도 활기찬 아이에게는 이 책이 적지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랑딸, 역시 활기참이 지나쳐서, 사춘기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아빠가 감당하기에는 힘들정도로 어지럽다. 스스로의 주변 환경정리나 엄마아빠랑 이야기하는 말투나 생활하는 많은 부분에서 아이는 집중하는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이 책을 통하여 만난 '집중력 강화 훈련법'은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으로 여겨진다.
 
 같은 반에서 덜렁이에 집중이라고는 모르는 주인공 민준이가 마침내 집중하는 법을 배워서 과학실험도 성공적으로 해내고 친구들이랑 선생님, 엄마에게도 인정받게 된다는 이야기가 이 책의 큰 줄거리이지만 오히려 핵심은 '집중력'을 기르기 위하여 선생님과 '요술공'을 가지고 하는 놀이가 더욱 중요한 배울거리이다. 결국 민준이의 집중력 강화는 말랑말랑한 고무공의 요술로 가능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그래, 랑딸에게도 이처럼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러니까 하루에 1분씩이라도 함께 마주보고 앉아 산만함을 이겨내고 한가지에 - 그것이 공이든, 미운 아빠 얼굴이든, 랑딸이 좋아하는 F4 김범의 사진이든 … - 집중해나간다면 주인공 민준이처럼 스스로 달라지지 않을까?  이번 달에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어 조금 더 집중하는 랑딸로 만들어볼꺼나…그 덕분에 산만함이 만만치않은 나도, 아이랑 함께 읽고 쓰는 행복한 시간을 늘여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오늘밤부터 졸음에 겨워 뒤척이는 나랑 랑딸이, 거실에 마주 앉아 누가누가 오래 견디나 게임을 하며 즐거운 여름밤을 보내야겠다. 
 
 책 속에서 만나는 민준이가 고무공을 손에 들고 3분간 가만히 앉아있는 행동이 아주 쉬워 보이지만 실제 어른인 우리가 해보아도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사실 3분간 꼼짝않고 앉아 있기는 요즘처럼 온통 TV니 인터넷이니하는 매체들의 홍수속에서는 만만찮은 일이 된다. 하여 이번 기회를 랑딸의 집중력과 함께 나 스스도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는 그런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왜 나만 갖고 그래요?'라고 자주 들이대는 13살, 사춘기 랑딸에게 이 책을 들이대며 우승며 말해야 겠다. 자, 여기 앉아보라고, 그리고 3분간만 함께 집중해보자고... 그러니, 오늘도 기다려라, 랑딸, 아빠가 또 간다.
 
 
2009. 6.11. 저녁, 아빠를 좋아하는 딸로 꼭 변화시키리라 다짐하는~
 
들풀처럼
*2009-13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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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펠에게 책 좀 읽게 해주세요! 한림 저학년문고 15
사스키아 훌라 글, 우테 크라우제 그림, 유혜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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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같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내용들을 이제는 조금은 수월하게 알아본다는 게 아마도 꾸준한 책읽기가 주는 자그마한 기쁨이리라. 예전같으면 이런 어린이 책을 보았다면 내가 전해줄 얘기는 단 몇 줄로 요약되었으리라.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 - 주인공 무펠 - 에게 엄마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노력하여 드디어 책을 읽게 만든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어짜든동 열심히 노력하고 쪼우면 아이는 책을 읽게 될 거라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라고 이 책을 정리하였으리라. 그리고 이 부분이 이 책의 큰 얼개임은 변함없는 사실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는 이런 작은 이야기에서도 나는 많은 이야기를 찾아 읽고 끌어내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책을 읽으며 먼저 느낀 부분은 '모자람'의 중요성이다. 주변에 널려있는 책들 속에서 오히려 책에대한 애정이 줄어듬을 주인공 무펠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딸, 13살짜리 랑딸도 그렇다고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집안에 있는 널부러져 있는 책이 3,000 여권에 이르고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책도 수 백권이 넘는다면, 그리고 눈만들면 책이 자신에게 덤벼들듯이 포진하고 있다면 주눅이 들어도 단단히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도 있는 것이리라. 반대로 나는 어릴 때 읽고 싶은 책을 못구해 책에대한 굶주림이 심하였다. 그래서 지금처럼 책 자체에 탐닉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관심'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을 기울여야만 책이든 뭐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무펠이 처음 읽는 책이 무엇이던가?  바로 자기 방에 설치한 수족관의 <열대어 기르기>라는 책인 것이다. 드디어 무펠도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또한 무펠에게 '관심'을 기울인 주변의 여러사람들, 특히 친구인 소피아의 관심이  무펠의 책읽기에 이르는 과정에 듬뿍 담겨있음을 안다. 하여 우리는 진심을 다해 다가서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알게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나눔'이다. 관심과 애정을 나눔을 넘어 물질을 나누는 것이다. 무펠이 소피아랑 책장을 나눠서 소피아에게는 없던 책장이 생기고 무펠에게는 열대어를 기를 수족관을 놓을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비워야 채운다는 말이 바로 여기에 딱 들어맞는 말이리라. 
 
 이 조그만 책을 통하여 나는 '모자람', '관심' 그리고 '나눔'의 이야기까지 만난다. 그런데 내 삶으로 돌아와 나를,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알게된다. 넘쳐나서 널부러져 있는 책더미들, 그 속에서 랑딸이 책읽기를 바라는 것은 오히려 나의 욕심이리라. 좀 더 책을 읽으라 아이를 조르고 달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이 정리하고 비워내고 나누어야만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 아이도 나도 책 자체의 더미에서 해방되어야 진심으로 책을 즐기며  읽게 될 것이다.
 
 지난 해 부터 딸아이의 용돈을 독서와 연관하여서만 지급하고 있다. 확실히 읽었을 때, 그리고 독후감을 작성하여 내게 보여줄 때에만 용돈을 주고 있는데 아직 정착이 되지 않았다. 스스로 읽고 글쓰기를 즐길 수 있을 때까지는 이 제도(!)를 유지하리라 생각중이다. 근데 과연 랑딸은 중학생이 되어서도 아빠의 욕심에 따라줄까? 지금도 랑딸은 망설이며 가끔 책을 읽고, 더 가끔 독후감을 작성하는중인데…. 
 
 문득 다시 생각하고 반성한다. 어떤 것이든, 책을 읽거나 독후감을 작성하는 일들을 아이 혼자서만 해내기를 바랜 것이 아니던가? 하루에 단 1분이라도 같이 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있었던가? 진심으로 아이가 읽고 쓰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함께'하는 시간들이 너무도 부족했다. 
 
 겨우 100쪽도 안되는 작은 그림책을 읽으며 내가 얻은 소중한 깨달음 몇가지를 적어보았다. 무척이나 즐겁고 유쾌한 책읽기였다. 그리고 조금은 더 아이랑 함께 하는 멋진 아빠가 되어가리라. 기다려라, 랑딸, 아빠가 간다.
 
 
2009. 6.7. 아침, 랑딸은 이틀째 300M 근처 외가에서 놀고 있습니다.^^*
 
들풀처럼
*2009-13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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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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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경제학은 공짜 점심이 있는 상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공짜 점심에 손을 대는 방법만 알아내면 된다. 사용할 수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는 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케인스의 세계(그리고 우리의 세계)에서 진정으로 부족한 것은 자원이 아니지 않은가. 심지어 미덕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이해다. (236)
 

 '공황은 없을 것이지만 불황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가야 할 것이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현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에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폴 크루그먼 교수의 저서인 이 책을 단 몇 줄로 줄이자면 앞서의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넓게 열린 사고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지난 1997년 아시아의 경제위기 분석과 처방에 대한 평가, 그리고 지금 다시 번져가는 세계경제의 불황에 대하여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설명과 설득을 병행한다. 그리고 그의 발걸음을 따라나선 길은 예상대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이 길을 가야할 것이다.

 

 



 
 
 패닉에 취약해진 부분적 이유는 금융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이다.  ~ 아시아 경제를 파멸로 이끈 것은 과거와 달리 달러로 빌린 새로운 채무였다. (126)
 
 그는 지난 1997년 아시아의 경제 위기를 이처럼 단언하듯 분석한다. '금융시장 개방'이 그 위기의 원인이라니…모르고 듣는 내겐 마치 폭탄 선언처럼 들린다. 게다가 당시 우리를 옥죄어오던 IMF의 처방들마저 틀린 것이었다니….정말 …쩝…이다.
 
 쉬운 부분부터 시작하자. 분명히 IMF가 잘못한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IMF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한국의 상황에 개입하여 정부의 긴축재정을 서둘러 요구했다. 세수 증액과 지출 삭감을 통해 대규모 재정적자를 피하라는 것이었다. ~ 그런데 이 지침은 이중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지침을 따른 나라에선 곧 수요 감소로 인해 불황이  악화되었다. 반대로 지침을 따르지 않은 나라에선 사태가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 됐다는 의심이 시장의 패닉 현상을 부채질했다. 

 둘째, IMF는 타격을 입은 경제에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통화 및 재정 정책 훨씬 이상의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결국 IMF는 구제책 가운데 중요한 두 가지를 망쳐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이자율과 환율이었다. (149) 

 

 



 
 
 결국 '이자율과 환율'의 문제는 지금의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해석하는데에도 동원된다. 이 책은 과거 위기에서 그 원인을 분석해내고 그 원인들과 현재의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대비시켜가며 대안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경제위기 극복의 대안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신용경색완화와 소비지원'(228)이다.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명확한 해결책은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다.'(229)라는 그의 말은 경제시스템 전반에 대한 정부의 규제강화및 통제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까지 하는 것이다.
 
 내 생각은 자본재구성이 더 크고 광범위해야 하며, 정부의 입김도 결국 더 세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사실상 금융시스템의 상당부분이 완전한 국유화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야 한다. ~ 금융시스템을 구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이 다소 '사회주의적'이라는 우려 때문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이보다 더 나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231)
 
 최근에 만난 "다보스 포럼의 리포트"(<만화 다보스 리포트 1>)에서는 현재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규제는 최소화되어야 한다는데 무게중심을 더 두고 있는데 지은이의 견해는 그와는 대척점에 있다. 주류 경제학 내에서도 같은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방식은 이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997년의 IMF 사태?를 겪은 한국인으로서 폴 크루그먼 교수의 견해에 동의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자본의 침탈 , 그러니까 금융자유화로 인한 자산 및 국부의 유출이 얼마나 많았던가? 헐 값에 팔아 웃돈 주고 다시 사 들이던 낯부끄러운 정책의 결과물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시장 만능주의의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 미국 경제에만 의존하여 여러 나라의 경제가 좌지우지되던 날들도 저물고 있다. 이제 우리는 정말 다양한 방식들을 찾아 경제회복의 길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무한경쟁에 내팽겨쳐진 '빈부격차' - 소득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음이 얼마전에 보도되었다.- 나 '소득불균형'이 거리에서 울고 있다. 정부의 적절한 규제가 필요함을 여기서도 만나는데 지금의 정부는 그나마 앞선 정부에서 세워놓은 안전핀마저 뽑아버리고 있으니 앞으로 더 걱정된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한 대처를 해나간다면 비록 길어진 불황일지라도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이 책을 통하여 만날 수 있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남은 기간동안 우리가 인내하고 겪어내야할 불활의 터널이 얼마나 길고 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 터널에 끝이 있다는 답이라도 만난 것으로 오늘은 만족해야겠다. 책의 끝자락에 그가 다시 한 번 들려주는, 변하지않는 세계경제에 관한 진실을 들어본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길을 나서리라.
 
 세계의 번영을 막는 단 하나의 중요한 구조적 장애물은 인간의 정신을 교란시키는 낡은 원칙들뿐이라고 나는 믿는다. - 폴 크루그먼 (끝) (237)
 
 
2009. 6.7. 새벽,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그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들풀처럼
*2009-13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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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리포트 1 - 만화
김규식 외 지음, 팽현준 그림 / 바우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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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만화라면 고개를 젓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그깟 만화로 무얼 배우고 깨달을 수 있단 말인가하며 일반 서적과 만화를 구분하는 오래되었지만 그른 관념들…. 아마 이 책도 그런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많이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 지식을 이처럼 쉽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만화라는 매체를 통하지 않고 가능할 수 있을까? 책을 다 읽고 나서 퍼뜩 드는 생각이다. 
 
 다보스 포럼은 1971년 '유럽경제심포지엄'이라는 이름으로 현 스위스 제네바대학 교수인 클라우스 슈밥교수가 만들었다. 
 다보스포럼의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이지. (13)
 

 쉽게 말하자면 있는 나라의 있는 분들끼리 모여 있어보이는 이야기들을 하고 그것을 잘 포장한 것이 세계 경제의 전망과 흐름을 짚어주는 '다보스 리포트'인 셈이다. 폐쇄성이 강한 만큼 일정 수준의 레벨에 오른 인물들만 모여서 토의하고 진행하는 고급스런, 수준있는 경제 회의니만큼 그 결과물들도 무시하기는 힘든 것들이다.

 

 



 
 
 '매일경제 지식부 기자의 세계경제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 [만화 다보스 리포트 - 세계경제 질서 재편, 봉대리의 성공 보고서①]는 제목처럼 직장인의 관점에서 현재의 위기상황에 대한 다보스 포럼의 이야기들을 만화로 쉽게 풀어놓은 교양만화이다. 주인공인 직장인 봉대리가 등장하여 학습과정을 따라가며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한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의 시각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그만큼 생생한 현장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먼저 '자본주의 위기가 초래한 세계질서 재편'의 현장에서 초강대국 미국의 독점적 지위하락과 다자주의의 부상을 목격한다. 현재진행형인 경제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더 눈에 수월하게 다가선다.  여러 장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들을 핵심만 간단히 요약하면 일국중심주의 - 특히, 미국의 독점적 경제 지위가 무너지고 부각되는 다자주의 속에서 '글로벌 협력 없이 경제회복도 없다'(103)는 평범한 진리이다.

 

 



 
 
 조지 소로스(소로스 펀드 회장), 스티브 포보스(포보스 미디어 회장), 누리엘 루비니(뉴욕대학 교수), 에드먼드 펠프스(컬럼비아 대학 교수), 조셉 스티클리츠(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등의 생생한 목소리와 인터뷰 등을 만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경제용어에 대한 부족한 점을 보충하도록 각 장의 뒤쪽에 더하여져 있는 '용어설명'들은 책을 읽어나가며 부족한 부분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끝부분에 이 모든 용어들을 아우르는 찾아보기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으리라.
 

 경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인공 봉대리의 설명도 일상생활과 어우러져 무리없이 읽히고 '봉대리 성공보고서!'에서 드러나는 지은이들의 현실인식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적당한 소비'(71)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거나 '규제 완화의 퇴보를 걱정'(156)하는 주장은 가진 자들의 시각을 대변하는 매일경제신문의 입장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은 지켜나가야 된다'는 관점이 아니라 이번 금융위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축소시키는 듯한 걱정은 과잉염려로 보인다. 아마도 그런 관점이 "다보스 리포트"의 한계이리라. 그래서 이 책에는, 이 리포트에는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의 이야기는 일체 등장하지 않는 것이리라.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믿음은 이제 버릴 때도 되었건만 이 잘만든, 알찬 책 속에는 그 부분에 대한 깨달음이 축소되어 있다고 느끼는 건 내가 책을 잘못 이해한 까닭일까? 아니면 이제 ①권이니 뒤에 나올 연작에서 그런 쪽의 이야기들이 강조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내 생각엔 이 책의 지은이들의 소속사에 따른 시각과 "다보스 포럼" 자체의 한계가 이 책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이미 결정지은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 책이 볼만한 가치가 없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의 시각, 주류경제학의 입장에서, 메이저 경제관련 주요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경청할만하다. 배움은 언제 어디서든 중요한 것이니까. 하여 나는 이 책의 다음 권을 기다린다. 최근 경제학 관련 집중 독서를 하면서 이처럼 접근성과 가독성이 좋은 책은 처음 만난다. 역시 만화가 주는 장점이다. 비 내리는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 우리들의 우산을 펼쳐들기를 원한다면 이 책도 일독을 권해드린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솔까말' -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 경제는, 경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여전히 어렵고 만만치 않다. 나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손놓고 마냥 흘려보낼 수는 없기에 여러 책을 뒤적인다. 그러한 학습의 과정 속에서 내가 인정하고 본받을만한 경제학을 보는 눈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시 길을 나서리라.
 
 
2009. 6.7. 새벽, 잠들지 못하는 밤이 늘어갑니다. 유월입니다.
 
들풀처럼
*2009-13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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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 지음, 이혜승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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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쉽고 간결한 글과 확실한 이야기, 읽는데 몇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책이다. 읽은지 두 주가 다 되어간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하여 리뷰를 적기는 참 만만치 않다. 말보다 쉬운 것이 없고 생각보다 못한 일이 없음을 수차례 경험하였기에 오늘도 나는 망설이며 이 글을 쓴다.
 
 아이들은 세 가지 방법을 통해 배운다
 본보기를 통해
 본보기를 통해
 본보기를 통해
  - 앨버트 슈바이처
 
 책머리에 씌어진 이 명확한 한마디로 이 책의 승부는 끝이난다. '본보기를 통해'라니 누가 누구의 본보기가 된다는 말인가? 물러볼 필요도 없다. 부모가 아이의 본이 된다는 편범한 진리, 그 속에 모든 교육의 진리가 들어있다는 말씀이다. 당연하지만 늘 잊고 살아가는 진리이리라. 마치 공기 속에 우리가 살아가듯이.
 
 하여 '본보기'로서의 우리가 어찌 해야할 바를 세 가지로 간결하게 짚어주며 사례를 들어가며 재미난 이야기를 통하여 들려주는 이 책은 훌륭한 부모교육 지침서이다. 그렇다. 아이를 어찌어찌 가르쳐야한다는 그 앞단계인 우리가 어떠해야한다는 뿌리를 건드리는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세 가지 지침들은 쉬워 보이기는 하지만 물론 실행은 만만치 않다. 그 길을 따라간다.
 
 전 아이들을 훈육하지 않고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게 도왔을 뿐이에요. 그렇게 해야 힘이 덜 들거든요. (22)
 
 옳거니, 그렇지. 스스로 아이들이 알아서 움직여준다면 그보다 쉬운 교육이 어디 있으랴. 그 가르침을 무조건 따라가본다.
 
 다시 말해 아이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부모에게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해줄 때 가장 효과가 있습니다. (33)
 
 아이를 존중한다는 생각은 솔직히 별로 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아이니까, 엄마아빠가 이끄는대로 잘 따라와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1분 목표란 우리가 가정에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사항들을 200자에서 250자 이내로 종이 한 장에 다 쓰는 거예요. (41)
 
 '목표를 검토하는 데는 1분 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1분 목표라고 불린다'(43)라는 말처럼 고작 1분이면 아이랑 우리가 목표를 설정하고 공유하고 나눌 수가 있는데 이 1분을 시간내어 마련하기가 참 만만치않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리라. 하지만 아이랑 함께 목표를 공유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하던 신선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이 책의 이야기처럼 계속될 수 있도록 습관호 해야하리라. 아직은 도전하고 좌절하고 다시 도전하는 단계이다.
 
 실제 아이들을 키운 1분 부모의 사례와 그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다시 부모가 되어 들려주는 1분 목표와 1분 칭찬, 1분 훈계의 가르침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54)
 목표는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는 꿈이에요 (59)
 책임이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란 뜻이에요. (77)
 피드백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97)
 제가 질책한 것은 아이가 아니라 잘못된 행동뿐이었어요. (110)
 
 아이의 교육에 관한 평범하지만 놀라운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는데 그 중에서 처음듣는 정말 놀라운 이야기가 한가지, 이 책에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아이를 가르쳐야 할 때는 바로 아이가 바르게 잘 행동하고 있을 때라는 겁니다. (131)
 
 우리는 흔히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대응하는데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한다. 평소에, 일상적일 때, 아이를 가르치고 잘 이끌어야한다는 이야기는 새롭고 신선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미리 앞서서 모든 것을 하면서도 왜 아이의 교육에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던지…. 또 많은 것을 배운다.
 
 간결한고 선명하게 전해지는 메시지와 배우기 쉽고 따라하기 쉬운 목표와 가르침, 부모라면 반드시 한번쯤 만나보아야 할 이야기들이다. 다 마음에 든다. 다만 한가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책 중간중간에 별도의 장으로 색깔로 구분이 되어진 부분들을 따로 모아 별책부록으로 만들어 들고다니면서 익힐 수 있다면 좋겠다. 말하자면 핵심요약정리본이다. 별책부록으로 무상증정한다면 이벤트도 되고 책을 읽은 이들도 무겁게 들고다니지 않고 간편하게 휴대하며 일상속의 '1분 부모되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완벽하게 잘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곧바로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54)
 
 
2009. 5.31. 깊은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리라 다짐하는…
 
들풀처럼
*2009-13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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