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랑딸 - '사하는 나의 '을 줄여서 부르는 저만의 호칭입니다. - 이 지금 열 세살,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 몇 번씩 고백한 이야기지만, 일과 사람들을 핑계로 퇴근 후 바같을 맴돌던 날들이 제게는 길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랑딸이 어느새 10살이 되었더군요. 그때부터 랑딸은 제게 건건이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하더군요. 늦으면 늦는다고 술 냄새 나면 술냄새 난다고…. 
 
 아마도 그때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랑 아이곁에서 밤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고 술도 줄여가며 책도 다시 읽기 시작한 날들이…. 하지만 한 번 멀어진 랑딸과의 사이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곁에 다가갈수록 랑딸은 아빠에게서 멀어지는 듯 하였습니다. 그 간격을 좁혀준 것이 랑딸과의 이야기와 책이었습니다. 아이가 읽는 책들을 읽고 책을 매개체로 아이랑 이야기를 늘여가며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공부를 꼭 책상에 앉아서 하라는 법은 없다. 마찬가지로 대화도 꼭 마주 앉아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공부에 관한 이야기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생활 전체가 대화가 될 수 있다. ( '02 아이와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자') (14)
 
 그렇습니다. 아이랑 대화를 하는데 공부가 전부일 수는 없지요. 함께 TV를 보며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은이도 이야기합니다. 랑딸은 최근에 아빠랑 같은 취미, 프로야구 응원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났답니다.^^*  이 책에는 이처럼 쉽고 간단하지만 꼭 실행해야할 행동지침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먼저 마음을 열고 아이에게 다가가는 법을 일러주는 1부와 부모의 본보기를 강조한 2부,칭찬과 훈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3부까지 책장은 쉽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시 '실행'입니다. 하나하나 배우고 익혀 스스로의 습관이 되지 않는한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슴입니다.
 
 교육,에듀케이션(Education)이라는 말의 어원은 '그곳에서 이끌어낸다.' 이다. 즉 교육이란, 아이 안에 존재하는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꾸짖는 방법으로는 재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칭찬받는 아이가 성장한다. ( '20 칭찬 한마디로 충분하다') (96)
 
 그렇지요. 칭찬이 좋은 줄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행하고 있는지요? 오늘도 랑딸과 몇 번을 다투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웃으며 이야기하다가도 사소한 꼬투리만으로도 쉬 흥분해버린 시간들입니다. 참고 또 다독이며 아이를 설득해나가지만 울컥하는 마음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하나 줄여갈 뿐이지요. 
 
  부모인 우리가 이 책에서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넘쳐납니다. 많은 지침과 가르침들 중에서도 '실천'과 관련된 구절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몇 가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내가 뜨겁지 않으면 남을 따뜻하게 할 수 없다'는 말처럼 부모인 우리가 먼저 열정이 있어야 그 열기가 아이에게 전해진다. 말보다 먼저 실천하고 행동해야 한다. ( '28 뜨겁지 않으면 따뜻해지지 않는다') (121)
 
 단순한 지식을 가르칠 뿐이라면 쉽다. '가르치는 것'뿐이라면 '전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행위나 행동을 바꿀 필요는 없다. 그러나 도덕적인 것, 정신적인 것을 가르칠 때는 내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이 위대할 뿐 아니라, 어렵고 엄격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바로 그것이 '교육의 멋'이라고도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교육은 예술'이라고도 한다. ( '43 부모가 먼저 그렇게 되라') (187)
 
 그렇지요. "부모가 먼저 그렇게 되라"(184), 이 말이 정답입니다. 그래서 '가정 교육이 훨씬 중요하다'(187) 라는 말이 있는 것이지요. 문득 랑딸을 긍정적으로 키우기 위하여 오늘도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돌이켜봅니다. 오늘은 울컥하는 시간들을 잘 견뎌냈는지 헤아려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랑딸과 얼마나 티걱대며 살아갈지도 생각합니다. 결론은 역시 하나입니다. 아이를 칭찬하고 꾸짖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꾸짖으며 다듬어나가야 한다는 것,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오늘도 바람은 불고 비가 오기도 하겠지요. 그럴수록 '신념을 갖고'(113)  '아이에게 마음을 기울'(145) 이는 날들, 차곡차곡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하루하루....
 
 
2009. 6.28. 저녁, 랑딸의 꿈속에 나타나는 그런 아빠이기를….
 
들풀처럼
*2009-14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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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이의 과자 회사 - 생활 속 사회 탐구
박서영 지음, 유준재 그림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고작 서른 쪽도 되지 않는 이야기에 가계/기업과 관련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어쩌면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투자', '광고', '이윤'에서부터 '경쟁'을 거쳐 '기업의 사회 환원'까지 다다르는 가파른 이야기전개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언젠가는 만나야될 우리 경제생활을 일찌감치 그 핵심들부터 알게 해주어 아이들이 스스로 경제활동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린 수민이가 잃어버린 자전거를 다시 사기 위하여 벌이는 과자 만들기가 점점 커져서 아이들의 과자회사가 되고 어린이들의 기업체가 되는 과정이 이 책에 차근차근 잘 나와 있다.
 
 수민이는 돈을 많이 벌었어요. 처음엔 자전거를 사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 수민이네 과자 회사는 친구들에게도, 보육원 아이들에게도 없어선 안 되는 곳이 되었어요. (26)
 
 이 책의 끝부분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 있다. 그것은 기업의 활동목적인 이윤창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 사회환원이라는 뜻깊은 수준까지 이야기되는 것이다. 놀랍다. 아니 이제는 이 정도는 아이들에게도 기본이 되었나…. 아무튼 이래저래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살아가기 위하여 모두가 경제활동을 하는 데 그 활동에 담긴 의미와 목적, 방향성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이 책의 내용처럼 멋진 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음을 아이들이랑 함께 배울 수 있다. 하여 이 책은 아이들 혼자서 보도록 하는 것보다 엄마아빠가 곁에서 읽어주며 설명해가며 책의 내용을 함께 이해하도록 한다면 더욱 좋다. 그저 혼자만의 이익을 위하여 시작한 일이 단계를 밟아 점차 커나가는 과정 속에서 아빠엄마가 회사에서 하는 일, 가정경제가 해야될 몫 등에 대하여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이처럼 제대로 된 관점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면 많은 아이들이 올바른 경제활동과 기업관을 갖게 된다. 그림책은 상세하고 이쁜 그림들과 적절한 양의 이야기로 잘 짜여져 있어 쉽게 다가설 수 있다. 게다가 이 책은 "생활 속 사회 탐구"라는 이름의 70권짜리 시리즈로 출간되어 아이들에게 미리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개념정립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조금 부담스럽긴하지만 책의 내용으로 볼 때 엄마아빠랑 아이가 함께 만나보면 더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다. 
 
 우리가 자랄 적엔 꿈도 못꾸던 책들이 이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 참 행복한 일이다. 다만, 어떠한 경우라도 그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것은 읽는 이의 몫이므로 엄마아빠의 솔선수범 + 함께 책읽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옛날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먼저 읽고 함께 읽자! 요즈음 아이들 책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이다. 오늘도 아이랑 함께 책을 읽는 엄마아빠가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내가 뜨겁지 않으면 남을 따뜻하게 할 수 없다'는 말처럼 부모인 우리가 먼저 열정이 있어야 그 열기가 아이에게 전해진다. 말보다 먼저 실천하고 행동해야 한다. (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에서)
 
 
2009. 6.29. 저녁, 더 뜨거워지기를 바라는 무더운 여름입니다.^^*
 
들풀처럼
*2009-14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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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의 판도라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4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지음, 정창 옮김 / 들녘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문체, 이야기, 등장인물, 그 모든 게 대단한 작품입니다. 당신의 미래는 열려 있습니다. 당신은 이래 비비 꼬이고, 힘들고, 복잡한 이야기에서 진실의 핵심을 짚어낼 줄 알고 있다는 겁니다. (463)
 
 작가 스스로 책에 표현한 바처럼 정말 '문체,이야기,등장인물, 그 모든 게 대단한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책을 들고 일주일 가량 꼬박 읽어가는 동안 모험소설, 로맨스, 탐정소설 등을 거쳐 끝내 우리는 '진실의 핵심'을 찾아냅니다. 
 
 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그가 그랬다고 믿는 것이다. (67)
 
 대필작가인 주인공이 소개하는 『콩고의 판도라』라는 대본- 소설의 얼개- 과 이어지는 주인공 스스로의 생활, 그리고 이 책의 큰 줄기를 이루는 노튼 변호사와 피고 마커스 가비의 콩고에서의 경험담(소설 속의 소설이지요. '액자소설'이라고 하지요.)이 얼키고설켜 큰 흐름을 이뤄냅니다. 그렇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만나게되는 진실은 우리가 '그가 그랬다고 믿는' 바로 그것일겁니다. 하여 이 책은 모험소설이었다가 연애소설이었다가 반전이 있는 스릴러물로도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600여 쪽에 이르는 장편소설을 통하여 우리가 찾아내고 얻어가야할 이야기는 여러 갈래입니다. 물론 그 처음은 글을 읽는 재미이겠지요. 이 글의 아래에도 몇 문장 옮겨놓았지만 이 책에는 오래된 잠언투의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정의도 몇가지 등장합니다. 나중에는 있었는지 없었는지조차 헷갈리게 해놓은 - 스포일러이므로 이 이상 언급은 자제합니다.-  액자소설 속 인물들의 영원한 연인이자 유일한 여자인 암감과의 사랑이야기가 더하여져 이 책을 더 흥미진진하게 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토미, 사랑을 이해하는 건 무척 힘들어. 왜 그런 줄 아나?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자 동시에 가장 중요한 일이거든. 토미, 사랑을 이해하는 게 힘든 건 바로 그 때문이야. (207)
 
 꼭 그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여겨지는 일들, 예를 들면 사랑 같은 것 말이다. 사랑이란 정확한 컴퍼스 같은 이성으로는 잴 수 없는 것 아닌가. (341)
 
 그는 그녀를 소유했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다. 동시에 그는 지상의 세계와 지하의 세계를 통틀어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기에. (445)
 
 작가인 주인공은 대필작가 생활을 해나가는 동안 자신의 소설 속 인물에 빠져듭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사랑도 키워나가게됩니다. 현실에서는 스스로 이뤄내지못하면서도 바라만보는 그 사랑, 사랑은 생각만으로도 가능한 것일까요? 따라가는 저도 주인공의 사랑에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됩니다.
 
 
 내가 그렇게 끌려다녔던 까닭은 너무 빗나가서 그 깊이조차 알기 힘든 지독한 삶에 대한 오해 때문이었다. ~ 우리 두 사람의 차이는 사랑에 있었다. 사랑이 나를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구의 중심으로 데려간 데 반해, 맥마흔은 아늑한 집에서 자신의 사랑을 찾앗던 것이다. (367)
 
 자신의 하숙집에 있던 어떤 이, 맥마흔,은 하숙집 주인과 사랑을 일궈내는데 지은이는 대필작가의 딱지를 떼고 드디어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해피엔팅!으로 끝이 나는 듯하지만 반전은 계속됩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는 깨닫게 됩니다. 스스로 돌아보는삶의 모습, 초라하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1918년 어느 가을 날, 거리에서 나는 문득 손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께달았다. 우리가 감옥에서 꺼내고자 했던 죄수는 마커스가 아니라 바로 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몇 푼 안되는 돈을 호주머니에 넣어 둔 채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죄수. 원고를 쓰는 동안에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무관심이 삶을 완전히 흡수해버렸던 것이다. (465)
 
  "정글의 가혹함, 부패한 형제들의 광기 그리고 지하문명의 급습에 대항한 영국청년의 신기한 모험" (475) 으로 요약되는 액자소설의 내용들과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여겨집니다. 그 중심에 액자소설을 대필하는 주인공 지은이가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이 소설 속 이야기를 풀어놓는 지은이는 60년 전의 이야기라 얘기하고 있으니… 어지러워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592)라고 까지 자신있게 자신을 변호하며 막을 내립니다. 그렇습니다. '콩고. 거대한 숲의 바다' '그 나무들 밑에는 아무 것도 없다'(593)고 지은이는 끝말을 맺지만, 아니지요. 비록 우리가 두 눈으로 확인하고 만나보지 못하지만 지하세계에 사는 텍튼 족에서부터 마커스 가비와 지은이의 연인 암감도 콩고, 그 어딘가에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야만 된다, 그러리라고 생각이 들게 하는것, 그것이 이 소설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랍니다. 
 
 밀림이 왜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까. 마침내 그는 그 차이는 풍경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콩고의 풍경은 예전의 그가 아닌, 지금 그의 마음에 따라 달라졌던 것이다. (425)
 
 
2009. 6.28. 새벽, 머나먼 땅, 콩고에서 울려오는 그 소리를 듣습니다.
 
들풀처럼
*2009-146-06-13
 
*책에서 몇 자 옮겨둡니다.
 빛이란 위에서 오는지, 아래에서 오는지 방향에 따라 달리 변한다. (90)
 
 인생이란 역시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나 봅니다. (137)
 
 콩고는 참으로 이상한 곳이었다. 고통과 행복이 포개지는 곳이자 식물성 퇴비처럼 차곡차곡 층으로 쌓이는 곳이었다. (221)
 
 그러나 무엇이든 그것은 그가 스스로 가야 할 우주의 마지막 종착지였다. (240)
 
 주인 없는 노예는 자유인이지만, 노예 없는 주인은 아무 것도 아니다. (257)
 
 콩고, 콩고란 어떤 곳인가. 콩고는 어느 한 곳이 아니다. 콩고는 지구 저편에 있는 세상이다.  콩고와 콩고 중에서 속죄의 장소로 사용되는 콩고가 없으라는 법은 없다. (346)
 
 모든 게 잘 해결될 거야. 두고 보라고. 이 전쟁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 전쟁이 끝나면 영웅도, 탈영병도 존재하지 않아.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뉠 뿐이네. (370)
 
 마커스는 지옥이란 어떤 장소가 아니라 여정이라고 생각했다. 지옥으로 향하는 것 자체가 지옥이라는 것을. 결국은 여행 시간과 비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388)
 
 우리의 삶에서 사랑이 수백 만 개의 바위 밑에 숨어 있다는 상상을 해보라. 나쁜 사랑은 있을 수가 없다. 아니, 있을 수 있다. 삶의 후미진 곳에서 사는 것, 아무도 우리를 알고 싶어하지 않는 곳 말이다. (525)
 
 인간에게 가장 명예로운 본능은 약한 자들을 향한 사랑이라는 것 (535)
 
 총알은 하강이 고통스러웠다. 많은 것을 보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것을 놓쳐야 하며, 경이로운 경험을 할수록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539)
 
 좋은 작가는 고전 작가들이 열어놓은 여백을 걷더군요. 오로지 자신만의 길을 간다는 것입니다.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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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Space Fantasia (2001 야화) 세트 1~3(완결) 2001 Space Fantasia
호시노 유키노부 글.그림, 박상준 감수 / 애니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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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꿈이 하늘로 향하기 시작하면서
 인류역사상 가장 장대한 드라마의 막이 열렸다 .
 
 끝없이 반짝이는 우주의 별들을 향한 
 머나먼 여행이 시작되었다.
 
 시간을 초월한 인간과 우주의 이야기가,
 과학과 종교를 넘어선 새로운 역사의 지평이 시작된다…..
 - ( 1권, 들어가며) (2)
 
 만화책 좋아하세요? 한 번 쓰윽 훑어보고 웃고 던져버리면 그만인, '코믹스'라 불리우는 만화말입니다. 저는 아직도 초등학교 2학년때 폭우 쏟아지는 어느날 만화방에서 만화를 보다 엄마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던 그 날을 기억합니다. 비록 서른 해가 훨씬 더 지났지만 만화가 제게 주던 그 많은 감정들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요? 웃음과 눈물을 모두 그러모아 한꺼번에 전해주는 만화만의 매력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르는 세계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렀습니다. 그 동안 제곁에는 언제든 만화가 함께 했습니다. 저는 만화를 보며 여럿이 앉아있는 만화방일지라도 울고 웃곤했습니다. 물론 몇 몇 애장본도 보관중이구요. 하지만 이 책을 만나고는 여태  이런 만화책을 모르고 있었다는 놀라움으로 그동안의 만화읽기가 허망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사, 종교, 철학과 우주를 잇는 대서사시'라니….
 
 겨우 800여쪽, 고작 만화 3권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겠습니까만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제게 다가온 그 많은 감정들은 정말 새롭고 놀라운 것입니다.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우주개발 시대로의 진화를 단 몇 장의 그림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첫 번째 밤 : 위대한 선조> 에서부터 제가 맞닥뜨리는 느낌은 한마디로 '놀라움'입니다. 여기서 '위대한 선조'는 누구일까요? 1960년, 그 다음해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선이 우주로 나아가기 바로 전 해에 우주선을 타고 떠난 '유인원', 그 유인원이 바로 우리들의 위대한 선조인 것입니다. 그렇게 우주 탐험의 역사는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우주 항해의 마지막 밤까지 이어지는 스무 편 이야기의 주제 또는 핵심은 크게 나누어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인류는 수백 년이 지나도록 우주 탐험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  그 속에서 인류의 후손들이 또 다른 행성에서 삶을 이어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 책에는 우리네 삶을 어마어마한 시공간을 뛰어넘어  이어지는 무한한 영역으로 확장시켜 나갑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쏘아올린 냉동 수정란의 아이들을 시간을 뛰어넘어간 선조가 다시 만나게 되는 광경은 참으로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참조 = <다섯 번째 밤 : 스타차일드> (1권) + <마지막 밤 : 머나먼 지구의 노래>(3권)
 
  그리고 이 연작 만화를 읽어나가는 동안 만나는 많은 우주 속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주는 감흥은 놀라움과 더불어 절망, 그리고 희망입니다. 이 책 3권을 다 읽어나가며 당연하지만 씁쓸한 내용을 우리는 계속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어느때에도 - 빛의 속도로 지나가는 몇 백 광년의 시간 속에서도 -  우리 인류와 같은 지적 생명체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본능적으로 레이저 빔을 쏘아올려 번식을 꾀하는 생물체까지도 등장하지만 인류같은 지적 생명체는 어느 행성에도 없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절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주도,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반대쪽이 항상 존재하는 법입니다. 그것은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우리네 인류의 도전입니다. 그 불굴의 도전이 희망이 되어 비록 수백년 뒤에도 외계의 인종(?)을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후손들을 다른 행성에서 만나게 하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이 도전들 속에 여러가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피어나고 스러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틀어 한 편의 이야기를 추천해드린다면 <열여덟 번째 밤 : 사랑하기에는 충분한 시간> (3권) 입니다. 혹 시간이 없으신 분들도 요 이야기만은 꼭 한 번 만나보시기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이어지는 가슴시린 사랑의 이야기를......
 
 끝으로 이 책, 우주과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즐겁게 만나볼 수 있는, '무한한 밤하늘을 수놓을 인간과 별들의 우주 대서사시'인 [2001 야화]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 너머를 꿈꿔본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 그럼 우리 모두 '맞이하라, 무한한 우주 항해시대!'라는 책 띠지의 글처럼 끝도 시작도 없는 이 무한한 우주 시공간 속으로 나아가입시다. 더불어, 함께!
 
 "그들은 눈물이 절로 흘렀으나, 곧 닦는다. 안주의 땅을 선택하도록 온 세계가 그들 앞에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섭리가 그들을 인도했다….. 두 사람은 손을 마주 잡고 방랑의 걸음 느리게 에덴을 지나 그 쓸쓸한 여로를 걷기 시작했다." <실락원> 제 12편 ( <여덟 번째 밤 : 악마의 별>에서 ) (1권,257)
 
 
2009. 6.27. 저 머나먼 별나라에 취해 잠들지 못하는 깊은 밤입니다.
 
들풀처럼
*2009-14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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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책
김이경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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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십니까? 아니, 책에 담긴 내용, 책이 전해주는 지식이나 이야기 말고, '책', 그 자체를 좋아하시냐구요?  도서관 혹은 집안의 책장 속에 차곡차곡, 비뚤배뚤 놓여져 있는 책들을 바라보며 어떤 만족감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이제부터 제가 내미는 손을 잡으시고 '책 순례자'의 길을 함께 떠나보시죠?
 
 책과 관련된 10가지 이야기들이 시대와 지역을 가로지르며 다양하게 펼쳐지는 이 책, '책' 자체에 조금이라도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게다가 한 꼭지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펼쳐지는 <소설 속 책 이야기>는 또 다른  만찬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세상에 없는 책을 상상하고, 그런 책들이 꽂힌 도서관을 꿈꾸는 마음 ~ 불가능한 것에 마음이 끌리는 사람들, 그들이 있어서 책의 세상은 풍요로워집니다. ( '상상의 도서관, 상상의 책'에서 ) (27)
 
 죽어서 완전한 열반의 세계, 니르바나로 넘어가려면 우리 스스로의 삶을 자서전으로 갈무리해야만 된다는 첫 번째 이야기 "저승은 커다란 도서관"을 지나 조선 시대의 '패설'이야기에 솔깃("상동야화")해하며 길을 걷다가 사람의 살갗으로 만든 책이야기("비블리오마니아의 도서관")까지 읽노라면 무더워진 이 여름밤도 금방 지나갈것입니다.
 
 사람이 책의 역할을 대신하는 "살아 있는 도서관"을 지나 여러 갈래길을 따라가다 "꿈"에도 들어가 보고픈 도서관 '장서각' 앞에서 서성거리노라면 이 황홀한 책의 이야기, 도서관들의 이야기는 어느새 막을 내립니다. 어쩌면 장편(掌篇)소설인 이야기들이 이쉽게도 끝이나면 우리는 지은이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책의 적을 찾아서"를 만나 허전함을 달랠 수 있습니다. 최초의 책, 책의 적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납니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의 끝에 이 책, [순례자의 책]이 드디어 등장합니다. 그래서 책 이야기는 끝이 없이 다시 시작됩니다. 
 
 한마디로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를 잘 버무려 소설로 빚어들려주는 이 책, 무조건 권해드립니다. 게다가 이 아름답고 흐뭇한 책에 대한 순례의 이야기가 우리 작가의 손에서 빚어졌다는 사실은 더욱 읽는 이를 기쁘게 합니다. 여태 만나온 책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대부분 외국의 책들임을 생각할 때 우리도 이제 책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 한 권을 가질 수 있음을 조금은 기뻐해도 될 것입니다. 지은이 스스로 소설이라고  하지만 제게는 소설을 넘어서 책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즐겁게 만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책이야기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참고자료"에 지은이가 더하여 놓은 서른 권 남짓의 책들이 우리를 또 기다립니다. 아마도 저 역시 이 책들을 따라 기나긴 '순례'를 나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먼훗날, 스스로 쓰는 자서전, 혹은 "순례자의 책 2"를 통하여 행복한 열반의 세계로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자, 그럼 함께 가시렵니까? 행복한 순례자의 이 길을? 
 
 나는 이제 책을 소유하는 것은 책을 짓는 것보다 더 큰 욕심임을 안다. 그러나 품어선 안 되는 꿈을 꾸었다고 스스로를 원망하지는 않으련다. ~ 생이 한바탕의 꿈이라면 죽음이 꿈이 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으랴.  나는 꿈을 꾼다. 세상의 우러름을 받는 장서각에 들어, 어리석은 꿈을 꾼 나를 비웃고 나를 기망한 세상을 조롱하는 꿈, 짦은 봄꿈. ( "꿈"에서 ) (192)
 
 
2009. 6.26. 그 "꿈"에 젖어 뒤척이는 여름밤입니다.
 
들풀처럼
*2009-14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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