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딸 - '사랑하는 나의 딸'을 줄여서 부르는 저만의 호칭입니다. - 이 지금 열 세살,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 몇 번씩 고백한 이야기지만, 일과 사람들을 핑계로 퇴근 후 바같을 맴돌던 날들이 제게는 길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랑딸이 어느새 10살이 되었더군요. 그때부터 랑딸은 제게 건건이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하더군요. 늦으면 늦는다고 술 냄새 나면 술냄새 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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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때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랑 아이곁에서 밤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고 술도 줄여가며 책도 다시 읽기 시작한 날들이…. 하지만 한 번 멀어진 랑딸과의 사이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곁에 다가갈수록 랑딸은 아빠에게서 멀어지는 듯 하였습니다. 그 간격을 좁혀준 것이 랑딸과의 이야기와 책이었습니다. 아이가 읽는 책들을 읽고 책을 매개체로 아이랑 이야기를 늘여가며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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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꼭 책상에 앉아서 하라는 법은 없다. 마찬가지로 대화도 꼭 마주 앉아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공부에 관한 이야기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생활 전체가 대화가 될 수 있다. ( '02 아이와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자')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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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아이랑 대화를 하는데 공부가 전부일 수는 없지요. 함께 TV를 보며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은이도 이야기합니다. 랑딸은 최근에 아빠랑 같은 취미, 프로야구 응원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났답니다.^^* 이 책에는 이처럼 쉽고 간단하지만 꼭 실행해야할 행동지침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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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마음을 열고 아이에게 다가가는 법을 일러주는 1부와 부모의 본보기를 강조한 2부,칭찬과 훈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3부까지 책장은 쉽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시 '실행'입니다. 하나하나 배우고 익혀 스스로의 습관이 되지 않는한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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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듀케이션(Education)이라는 말의 어원은 '그곳에서 이끌어낸다.' 이다. 즉 교육이란, 아이 안에 존재하는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꾸짖는 방법으로는 재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칭찬받는 아이가 성장한다. ( '20 칭찬 한마디로 충분하다')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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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칭찬이 좋은 줄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행하고 있는지요? 오늘도 랑딸과 몇 번을 다투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웃으며 이야기하다가도 사소한 꼬투리만으로도 쉬 흥분해버린 시간들입니다. 참고 또 다독이며 아이를 설득해나가지만 울컥하는 마음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하나 줄여갈 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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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인 우리가 이 책에서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넘쳐납니다. 많은 지침과 가르침들 중에서도 '실천'과 관련된 구절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몇 가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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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뜨겁지 않으면 남을 따뜻하게 할 수 없다'는 말처럼 부모인 우리가 먼저 열정이 있어야 그 열기가 아이에게 전해진다. 말보다 먼저 실천하고 행동해야 한다. ( '28 뜨겁지 않으면 따뜻해지지 않는다') (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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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지식을 가르칠 뿐이라면 쉽다. '가르치는 것'뿐이라면 '전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행위나 행동을 바꿀 필요는 없다. 그러나 도덕적인 것, 정신적인 것을 가르칠 때는 내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이 위대할 뿐 아니라, 어렵고 엄격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바로 그것이 '교육의 멋'이라고도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교육은 예술'이라고도 한다. ( '43 부모가 먼저 그렇게 되라')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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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부모가 먼저 그렇게 되라"(184), 이 말이 정답입니다. 그래서 '가정 교육이 훨씬 중요하다'(187) 라는 말이 있는 것이지요. 문득 랑딸을 긍정적으로 키우기 위하여 오늘도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돌이켜봅니다. 오늘은 울컥하는 시간들을 잘 견뎌냈는지 헤아려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랑딸과 얼마나 티걱대며 살아갈지도 생각합니다. 결론은 역시 하나입니다. 아이를 칭찬하고 꾸짖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꾸짖으며 다듬어나가야 한다는 것,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오늘도 바람은 불고 비가 오기도 하겠지요. 그럴수록 '신념을 갖고'(113) '아이에게 마음을 기울'(145) 이는 날들, 차곡차곡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하루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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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28. 저녁, 랑딸의 꿈속에 나타나는 그런 아빠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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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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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47-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