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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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Ⅰ.
 길가엔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 신동엽 산문시 中  (185)
 
 그래. 이런 詩가 어울리는 대통령이 우리에게도 드디어 생겼다고 좋아하던 시간들이 있었지. 비록 이제는 멀리 떠나버린 꿈이 되어 버렸지만. 하지만 우린 그 꿈을 포기하거나 버린 것은 아닐거야. 언제 어디서든 그 꿈은 우리 가슴 속에 남아 새롭게 다시 피어오를거야. 그렇지 않겠니.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우리에게 남은 삶이란 또 무엇일까?
 
 
Ⅱ. 1987년 6월, 부산 남포동에서….
 저는 참 행복한 정치인입니다. 
 다들 선거에 지고 나면 옆에 있던 사람도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외면하는데, 저는 비록 떨어졌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격려와 지지를 얻고 있으니 저처럼 행복한 정치인은 없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안타까워하시는 것은 저 하나가 잘 되라는 것보다 나라 전체가 잘 되어야 한다는 기대들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 같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6)
 
 1987년 6월 10일, 그 날 나도 거리에 있었다. 역사가 시작되는 그 시간에 다행히도 나 역시 그 거리에 있었다. 을지로, 퇴계로, 종로를 돌아 굽이치던 사람들의 물결 속에 나 역시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내 몫을 다한 대학생활을 보내었다고 생각할만한 자부심의 순간이었다. 
 
 아, 놀라지들 마시라. 그날 그때, 스물 둘, 대학 3학년의 대학생이던 젊은이가 거기 있는 것이 당연한 때였으니까, 그러니까 나 역시 거기 있었다. 삭발과 단식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거리를 내달렸다. 그렇게 1987년 6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곳은 서울이었다. 
 
 그리고 방학, 부산에서 겨우 올라와 다니던 서울생활,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6월27일이던가. 평화대행진으로 6월항쟁이 절정에 다다르던 그 날, 나는 역시 거리에 있었다. 서면에서 남포동까지 이어지던 그 대열 속에 당연히 함께 있었다. 보도블럭을 깨다 만난 고교+대학동창들과 반가워하는 것도 잠시 어쩌다보니 남포동 중심가 극장가 앞까지 나도 진출!해 있었다.
 
 하지만 그날 부산극장 앞으로는 전경들이 둘러써서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극장을 보호+포위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그 전경들의 장막사이에 단 두사람이 의연히 앉아있었다. 당시에 이름만 듣던 인권 변호사 두 사람, 노무현과 김광일로 기억되는 그 순간.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마치 단 둘이 만난듯 기억하게 되었다. 그날부터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팬이었다.
 
 
Ⅲ. 1992년 2월, 부산 국제시장에서….
 바르게 살 것이다
 절대 비겁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49)
 
 대학 4년을 바로 마치고 군에 다녀온 뒤 고교동창 녀석을 만나 남포동-광복동을 거쳐 국제시장을 지나치는 중이었다. 스산한 겨울 저녁무렵이었다. 어디선가 김영삼의 야합, 3당합당 뉴스를 들었다.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지켜온 가치가 쓰레기처럼 내팽겨쳐지고 목표를 위해서 과정은, 수단과 방법은 아무렇지도 않게 취급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국제시장 골목 어딘가에서 녀석과 나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마 그날이었던가?  3당합당에 대한 안건이 통과된다고 이야기하는 그 순간, TV화면에서 만난 믿을 수 없던 그 장면,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을 해야 합니다!" (62)
 
 라고 외치는 단 한 사람,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정파와 개인의 이익을 쉽게 뛰어넘는 제대로된 정치인 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때부터 희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믿게 되었다.
 
 
Ⅳ. 2009년 5월 26일, 새벽, 김해 봉하마을에서….
 도전은 뛰어내리는 것입니다. 안전한 자리가 되돌아 보이면 도전할 수 없습니다.
 내가 앉은 자리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뛰어라, 도전해라, 뛰어내려라.
 물론 날개짓은 부지런히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자기 것을 버리면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자기 것을 버려라. 버리면 성공한다. 과감하게 포기하면 성공의 기회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  행정자치부 공무원과의 대화 (2003. 8.11) (135)
 
 진작에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 지금 내가 사는 곳은 봉하마을에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김해의 동쪽.  부끄럽다. 좀 더 자리를 잡으면 찾아가 뵈오리라던 다짐은 무엇이었던가?  이제서야 돌이켜보니 더욱 부끄럽다.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이름으로만 가입해 놓았던 노사모 활동의 빈약함에서부터 암울한 요즈음의 정국에 이르기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던 시간들이 더해진다. 참으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는 순간이었다.
 
 이제서야, 이렇게 되고서야, 아내랑 아이랑 서너시간 기다려 조문을 하는 고작, 이런 행동이라니. 이것이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던 한 사람에 대한 나의 행동의 전부라니. 더욱 참담한 시간들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여태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정치사적인 의미를 담기보다는, '바보 노무현'이 '바보 노무현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이다. (6) 
 
 이 책을 통해 인간 노무현이나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책을 읽는 독자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7)
 
 지은이는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이 나처럼 이런 반성을 할 것임을 알았나보다. 그래, 이제서야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날 이후 살아가는 하루하루 조심스럽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큰사람의 손을 놓아버린 듯한 시간들. 앞으로 어찌 살아야 그 분의 뜻을 조금이나마 이어갈 수 있을지…. 
 
 그래도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벌써 한 달이 흘러갔다. 겨우 눈물을 그친 것 말고 내가 달라진 것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 곧 49제가 다가오고 또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또 시간은 무심히 흘러갈 것이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쯤 조금은 달라질까? 아무 것도 믿을 수 없고 확신할 수 없는 시간들, 그 속에서 헤매인다.
 
 하지만 우리는 마침내 일어나 걸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결코 머무르거나 안주하거나 하지말고. 어제보다 한걸음 더, 오늘보다 더 멀리,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터/벅/터/벅    뚜/벅/뚜/벅
2009. 7.4. '이제 다시는 울지 말자!' 고 스스로 다짐하는 밤입니다.
 
들풀처럼
*2009-15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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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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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하문명과 같은 시기의 문명 발상지로 새롭게 대두된 요하문명의 주인공이 한국인이라는 학설을 잘 아는 펑타오는 교묘하게 말을 비틀었다. (208)
 
 이제는 때가 되지 않았는가, 이제는 제 목소리로 우리 겨레의 찬란했던 역사를 복원하고, 이제는 친일과 음모의 학설들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뚜벅뚜벅, 1만년 우리 역사의 길을 걸어가야 하지 않는가? 그 때가 아직도 멀었단 말인가?
 
 중국은 갈수록 고대사를 왜곡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찌하여 눈에 드러나는 사료를 가지고도 고조선조차 실재했느니 안했느니 이야기들을 하는건지, 답답하고 또 답답한 일이다. 중국에서 몇 년전부터 발굴되고 있는 흥산문명/요하문명이 한겨레의 유물임은 이제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 발가락끝에도 못가고 있으니….
 
 너무도 유명한 작가,  김진명이 이번에 들고온 화두는 우리 겨레의 이름인, '한(韓)'의 원류를 찾아가는 길이다. 알려진 바대로 핵심을 찾아 달려가는 그의 글솜씨는 이 책에서도 빛나고 있다. 책을 손에 들면 일다 말기는 어려울 지경이다. 게다가 이번 이야기의 제재는 개인적으로 무척 관심이 많은 잃어버린 우리 고대사가 아니던가. 하여 나는 이 책을 주문하고 손에 받아든 날 밤, 진작에 읽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한 번 쓰윽 읽고 던져두고말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기에 그동안 만나보았던 관련 서적들을 뒤적거리며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 책의 말미에 비교적 놀라운 '한(韓)'의 유래와 출처가 제시되고 있는데 - 요부분은 추후 읽으실 분들을 위하여 언급을 자제하련다 - 미처 생각지 못한 곳에서 결론을 이끌어낸 작가의 실력에 다시 한 번 놀라울따름이다. 아마도 이 책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정서의 성격이 지은이의 모습일 것이다.
 
 정서는 이제껏 어떤 분야든 그 변두리에 머무르는 걸 싫어했다. 기왕 시간을 쓴다면 일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고 지금까지 그런 삶을 살아왔다. 아무리 은원의 신변이 걱정스럽다 해도 이런 식으로 은원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도서관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정서는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178)
 
  정서가 사라진 친구 은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에서 만나는 옛날 성(姓)씨와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씩 밝혀지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한(韓)'족의 등장이 기록된 서적….읽는 동안 내내 조마조마하며 정서를 따라가게 된다. 이것이 이미 검증된 김진명 작가, 지은이의 힘이리라.
 
 다만 책의 전체적인 호흡을 볼 때 초반의 미스테리한 김미진 교수의 죽음과 정서의 등장, 그리고 중국행까지 이어져가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스케일이나 속도가 조금 떨어진다. 그 까닭은 미궁의 세계를 찾아 헤매이는 동안의 긴장감들이 사실(史實)속 구체적인 책들이 언급되며 그 범위가 점점 좁혀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는 최근 만나온 우리 고대사학계의 최신 성과들이 다수 반영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이 책의 재미과 진가를 확인짓는 가늠대가 될 것이다. 우리 고대사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독자라면 조금은 내용의 전개와 결말이 아쉬울 것이고 이런 이야기 자체를 거의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면서 그만큼의 재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이 접점이 작가 김진명을 있게 하는 힘이자 그를 독려하는 우리들의 바람이다.
 
 학계에서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고대사의 재발견?을 추진하는 우리 사학자들의 노력보다 대중적인 영향력을 가진 작가의 글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사회적인 반향을 이끌어낼 수 있기에 이러한 책들이 조금 더 정교하고 조금 더 넓고 깊게 '전면적'으로 기존의 완고한 틀과 부딪혀 파열음을 내기를 나는 바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이 이야기에 담긴 내용의 소중함들이 더욱 더 널리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3년 발간된 지은이의 이와 비슷한 얼개의 이야기 [코리아 닷컴]이 조금은 싱거운 전개로 적지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소설은 탄탄한 근거를 바탕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고대사를 누비는 실제 책 이름 등으로 현장감을 많이 회복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여 다음에 나올 이야기는 이보다 더 치밀하고 더 파격적인 방법으로 우리 고대사를 찾아가 만나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일부러 책 내용에 관한 자세한 언급은 삼가하였다. 앞서도 말한 바처럼 손에 들면 내쳐 달려가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유리 겨레의 뿌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그 근거에는 어떠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는지.지금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지…등등..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담겨있다. 자, 그러니, 어서들 달려와 만나보시기를..그리고 더 넓고 깊은 우리 고대사의 시간 속으로 함께 떠나보시기를 바란다.
 
 
2009. 7.2. 저 하늘의 별들이 몇 천 년 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밤에….
 
들풀처럼
*2009-15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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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도널드 R. 키오 지음, 김원옥 옮김 / 더난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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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약 실패하고 싶다면 생각할 시간을 갖지 말라. 하지만 성공하고 싶다면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져라. 회사에서, 경력에서,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가 바로 생각이다. (115)
 
  '코카콜라'라고 하면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다국적 기업의 선두주자 아니던가? 그런데 그 큰 회사의 오래된 CEO 출신에다가 워렌 버핏의 추천사에 여러 유명인들의 칭송까지 받는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듣다니…. 뭐, 그만큼 특출나게 잘 한게 없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발걸음과 호흡이 빨라진다. 엇, 이 사람 만만치않은데, 어찌 이리 옳은 이야기들만 하고 있나? 200여쪽의 책이 후딱 넘어간다. 그만큼 말을 잘한다는것. 그러니까 독자와의 '소통'에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에는 지은이의 능력이 잘  나타나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내용들은 제목처럼 진짜로 현장경험에서 우러나온 10가지 실패하는 방법들에 대한 사례이야기이자 교훈이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체득한 실화들이기에 읽는 이를 빨아 들이는 흡인력이 있고 무엇보다 잘 걸러내어 구질구질하게 늘어지는 글도 없다. 마지막에는 이 책의 핵심인 10가지 실패하는 방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여 나타낼 정도이니 대단한 지식이자 설득력이다.
 
 망하고 싶으면 모험을 중단하고, 입장을 절대 바꾸지 않으며, 자기자신을 외부와 격리시키고, 한 치의 오류도 없는 사람인 척 하며, 법은 적당하게만 지키고, 생각할 시간을 갖지 말며, 전문가와 외부 컨설턴트를 무조건 믿고, 관료주의를 사랑하며, 헷갈리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라. (219)
 
 이렇게만 한다면 실패할 확률은 '100%입니다'다. 그러니 우리는 위 글의 내용과는 반대의 길만 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 하지만 여기서 지은이의 또 다른 능력이 드러난다. 물론 성공으로 이르는 길은 위 내용과는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지만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은이가 뚜렷이 밝혀 두었듯이 '성공은 하나의 여정이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는 사실'(8)이다. 머릿글에서부터 성공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 사람에게 어찌 끌리지 않을 수 있으랴.
 
 그리고 그의 말처럼 '이 습관들은 깜짝 놀랄만한 획기적인 경영철학은 아니다. 그저 상식일 뿐이다.'(27)  아하, 역시 '상식'이다. 상식만 잘 지키면 된다고 한다. 그렇구나, 성공의 길은 어려운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말씀을 귀 담아 듣고 두려워하지 말고 실천하면 된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에도 기분이 이상해지나. 돌이켜 생각하니 지금의 우리네 현실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의 말이, 고객의 주문이, 시민의 권리가 철저히 짓밟히는 요즘 우리 사회가 떠올라서인가보다. 쩝, 그래도 공부는 공부. 나는 길을 걸어간다.
 
 이 책의 10가지 습관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다섯 번째 습관 : 법은 정도껏 지켜라'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의 혼돈과 무질서는 적당하게 지키는 법에서 비롯된다 할 수 있다. 아, 오해들하지 마시라. 현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주장하는 그 따위 억지법이 아니라 우리 양심의 법,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꿔나가야 한다는 사람들의 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장관이나 국장급이 되면 100%에 가깝게 부정과 투기로 재산을 형성해 온  이 놈의 환경들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일개 사업가의 모습에 견주어 부끄럽기까지 하다. 참혹한 현실인게다, 지금.
 
 오직 윤리 뿐이다. 그것은 삶의 여러 요인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윤리나 가치관이 다르면, 당신은 사업가가 아니다. (106)
 
 앞서 요약된 10가지 실패 습관을 염두에 두고 살아간다면 우리에게도 미래는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난 강사이지만 명강의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쉽고 재미있고 귀에도 쏙쏙 들어온다. 우리에게도 이런 멘토들이 넘쳐나면 좋겠다. 끝으로 지은이가 전하는 긍정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다시 만나보련다. 분명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으리니….
 
 "두 사람이 감옥 창살 사이로 밖을 내다보았다네. 한 사람은 진창을 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별을 보았다네"  고개를 갸웃하는 자세 하나에 자신이 그리는 세계가 달라진다. (191)
 
 
2009. 7. 2. 저녁별 찾아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들풀처럼
*2009-15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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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대통령, 노무현 할아버지의 삶과 꿈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18
이채윤 지음, 오주연 그림 / 스코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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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1일, 랑딸이 시험을 쳤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기말고사? 목표점수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엄마의 희망사항 93점, 랑딸 스스로는 90점이라고 했습다. 아빠인 저는 그냥 더 높게? ^^ 그런데 받은 점수는 88점 정도랍니다. 요 녀석, 열심히 공부하랫더니…. 많이 놀긴 놀았나보다라고 야단을 좀 치려다가 그럴 수 없을을 깨닫습니다.
 
 6월 30일 밤, 랑딸에게 이 책, [바보 대통령, 노무현 할아버지의 삶과 꿈]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지난 번 봉하마을에 조문하러 가서 서너시간을 서서 걸어도 힘들다는 내색조차 하지 않던 랑딸이 기특하여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직접 만나보라고 건네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그날 밤에 다 읽어버리다니…. 그리고 이런 독후감까지 벌써 작성하다니…. 
 
 기특하다고 칭찬하여야 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평소에는 책을 읽어도 독후감을 좀처럼 잘 쓰지 않던 랑딸이 드디어 스스로 글을 쓰게 되다니, 글의 내용보다 스스로 하였다는, 특히 용돈에 대한 협상(?)이 없이도, 이처럼 빨리 독후감을 쓰다니. 칭찬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책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아픈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지만 랑딸은 노 대통령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 봉하마을 다녀온 영향이 아직도 남아 있는가 봅니다. 크게 바라지도 않습니다. 랑딸도 저도 노무현 대통령처럼 원칙을 지키고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아래는 랑딸이 책 뒤에, 새벽에 작성한 이 책의 독후감입니다.
 
 나는 지금 새벽 1시 30분쯤 이 책을 막 다 읽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 때까지 책을 읽으면서도 빨리 독후감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건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동화나 소설 이야기가 아닌 우리 곁에 계시던 한사람의 일생을 적어 놓아서 보기 좋았다. 
 
 선거에서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언제나 자신감을 가지고 또 다시 도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  눈 앞의 이익이 아닌 인권을 존중해 주는 그런 할아버지가 난 좋았다.  만약 내가 좀 더 빨리 태어났더라면 나도 노사모에 가입을 했을 것이다. 스스로를 낮추어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 할아버지.
 
 지금은 우리의 곁을 떠나 행복하게 살고 계실 할아버지, 대통령 할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나올 거 같다. 
 
 그 곳에 가셔서도 삶의 고난과 아픔 모두 잊으시고 편히 계셨으면 좋겠어요. 사랑합니다. ♡♡ 
 

 2009. 7. 1.  (새벽) 김 난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 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전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171)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2009. 7. 2. 당신이 더욱 그리운 새벽입니다.
 
들풀처럼
*2009-15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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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경제위기의 패턴
게랄트 브라운베르거.베네딕트 페르 지음, 오승구 옮김 / 웅진윙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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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07년부터 시작되어 지금도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한 축으로하여 '인간은 왜 500년 동안 금융시장에 속아왔는가'를 역사적 발생 사건별로 요약,정리하며 만나보는 이 책, [한 권으로 읽는 경제위기의 패턴]은 독일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경제부 편집진에 희해 집필'(11)된 까닭에 몇 가지 특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기획특집 형식으로 주 1회정도 연재되었을 분량의 글들이 여러명의 기자 -지은이- 들에 의하여 간결하고 핵심적인 사항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PART 1 역사 속에서 반복되었던 금융위기들"에서 만나보는 '위기의 패턴 1~16'가지 사례와 "PART 2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말"은 서로 짝을 이루어 역사적인 금융사태의 상황들(PART 1)을 통하여 현재진행형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PART 2)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게다가 PART 2의 뒷부분에 담겨져 있는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연보"는 일간지의 특성을 잘 살린 편집으로 그동안 이곳저곳을 통하여 흩어져 있던 이 사태와 관련한 주요 사항들을 시간순으로 만나볼 수 있게되어 있어 한마디로 '일목요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에 첨부되어 있는 "꼭 알아야 할 금융용어"도 금융용어자체를 잘 모르던 이들에게 적지않은 도움이 된다. 개념정리와 이 책의 이해를 돕는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자,그러면 이 책에서 우리가 만나는 금융위기의 패턴은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이 책의 핵심이자 현 금융위기의 본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원인과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땀흘려 번 돈이 아닌 미래의 이익을 담보로 하여 발생한 대출 등이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금융위기의 가장 주요한 패턴이라는 얘기이다.
 
 일반 시민들도 아주 빠른 시일에 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투기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더 이상 투기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 어떤 지식이나 부동산도 필요없고, 힘들여 일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42)
 
 17세기 발생한 '네덜란드의 튤립투기공황사건(위기의 패턴 02)'의 사례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리고 위의 말이 모든 사태의 핵심인 것이다. 현재의 자산을 과대평가하여 서로 주고 받으며 더욱 부풀리다 급기야는 펑!하고 터져버리는 위기가 오는 것이다. 그렇다. 이처럼 '금융위기는 신용공여가 확대되고 자산가치가 과대평가될 때 발생'(45)하는 것이다.
 
 다른 사례에도 어김없이 똑같은 분석이 따른다. 그것이 위기의 패턴인 것이다. 모양은 달라도 그 밑바탕에는 비슷한 흐름이 있고 우리는 그 흐름을 읽어야만 앞으로의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과 부동산 투기가 확대되면서 물가가 급등하다 결국은 가격이 폭락한 것'(56)이라는 진단은 이 책의 곳곳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 '모든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57)는 것도 역사적 사실이다.
 
 위기의 구체적인 모습은 다양하다.
 그러나 구조는 단일하다. - 찰스 킨들버거, 미국의 경제학자 (226)
 
 각 사례들마다 위와 같은 경구들이 끝에 등장하는데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어려운 이야기들을 단 몇 줄의 문구로 다시 요약하여 만나는 동안 경제와 관련한 이야기가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진정한 보람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분석한 두 번째 글에서 만나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다.
 
 '과거 대규모 자금을 운영하던 투자주체들'은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지분에 따라 배분하거나 자기자산으로 부담했다'는 것, 그래서 이들은 '지나치게 높은 리스크를 간과하는 일이 없도록 항상 주의'(200)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이 지금의 금융위기가 확대의 한 축이 되고 있음은 미처 깨닫지 못하던 바다.
 
 오늘날의 투자은행 및 헤지펀드 운용자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은행의 펀드운용자와 펀드매니저들은 펀드운용 수익이 발생하면 그 배분에 참여하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은행의 주주나 펀드의 지분참여자 또는 대출제공자가 그 부담을 지도록 만든다. 대구모 투자가 성공을 거둔 해에 이들이 받는 보너스는 대학교수가 평생 벌어들인 연봉보다 훨씬 많다. (201)
 
 잘 되면 이익을 가져가고 잘 못 되어도 책임지지 않는 운용자라니, 정말 위험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위기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것'(203)뿐인가? 그렇게 되기 위하여서도 "공짜 점심은 없다"는 원칙을 깨닫고 이제 우리는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금융기관이나 펀드 등의 '규모 자체보다는 오히려 그런 규모가 어떻게 이룩되었는지, 그 과정에 두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219)
 
 나를 제외한 모든 전문가가 100% 틀렸을 뿐이다.
 나는 70%만 틀렸을 뿐이다.
 -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측한 폴 크루그먼의 인터뷰 중에서 (190)
 
 앞서도 이야기한 바처럼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비롯된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경제위기에 대한 이해를 풍부히 할 수 가 있다. 제대로 짜여진 편집이 우리의 가는 길을 수월하게 도와주고 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야만 우리는 폴 크루그먼이 얘기하는 '공짜 점심'을 찾는 길에 나설 수 있으리라. 경제학, 어렵고 힘들어도 이 배움의 길을 계속가는 까닭이다.
 
 
2009. 7. 2. 새벽, 자다 깨어 어슴프레 밝아오는 ~
 
들풀처럼
*2009-14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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