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일등으로 - 野神 김성근
김성근 지음, 박태옥 말꾸밈 / 자음과모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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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성공사례와 성공학 서적들이 넘쳐나는 성공 만능의 시절이다. 거기에 또 하나의 사례가 더해진들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도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단 하나의 스포츠,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니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심정으로 만나보려 하였다. 결과는 명장은 그냥 명장이 아니라는….
 
 야구의 野는 들이다. 그러니까 밖에서 함께 어울려 球, 공과 함께 하는 운동이라는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잘한다고 되는 운동이 아니다. 축구는 단 한 사람의 특출한 능력으로도 뒤집히곤 하지만 야구는 기껏해야 최대 4점, 만루 홈런의 기회뿐이다. 그리고 그것도 8명이 돌아야 자신에게 타격의 기회가 온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순서가 오는 것이다.
 
 흐름이 왔을 때에는 반드시 잡아야 하고, 잡으면 지켜야 한다. 흐름이 넘어 가면 가급적 빨리 뺏어와야 한다. 이게 야구다. 야구는 흐름 싸움이다. 야구 감독이 하는 일은 온몸으로 경기의  흐름을 감지하며 그때 그때 전술을 펴나가는 거다.  (10)
 
 부산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흔히들 말하는 '롯빠'다. 한때 나도 중학 야구 선수 생활을 잠시라도 했던 덕분에, 모든 롯데 타자들의 변동되는 타율을 다 외우고 다녔을 정도였다. 물론 이제는 조금 쉬고 있지만…엊그제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놓쳐버리는 장면을 보았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져도 좋지만 이렇게 지는 것은 너무 참담하고 가슴 아프다. 어, 그런데 김성근 감독이 주장하는 야구가 바로 이런 꼴을 보이지 말자는 그런 야구란다.
 
 나는? 나는 지지 않는 야구를 한다. 이기는 야구와 지지 않는 야구가 뭐가 다르냐고? 상대의 실수로 이길 수도 있다. 우리 팀이 엉망으로 못해도, 상대가 더 엉망이면 이길 수 있다. 지지 않는 야구는 실수 같은 것으로 상대에게 승리를 헌납하지 않는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지지 않는 야구를 공략하기는 매우 어렵다. (235)
 
 얄밉도록 잘하는 SK선수들의 배경에 감독의 이런 철학이 있었음을 이제야 알게 된다. 배우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야구라니, 그렇지.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고민하고 생각한 뒤에야 발전이 있는 법이다. 그 과정을 스스로 겪은 김 감독은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배우고 또 배운다고.
 
 경기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싫어하던 감독이었는데 그의 일대기를 읽으며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수많은 밑줄을 긋는 나를 본다. 헉, 왜 이리 이야기가 다 재미있어? 자세히 보니 글을 꾸며주는 이가 있다. 그렇지. 이야기에 손질은 했구먼. 그래도 기본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삶 자체에서 만나는 진실함이 주는 감동이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맘에 든다. 쉬 읽히는 것이다.
 
 배우는 것보다 가르치는 게 만 배는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나의 독서가 시작되었다.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야구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야 하지만 일반적인 교양과 상식도 풍부해야 한다. '무조건 해라!' 라고 해서만은 안 될 일이었다. (151)
 
 그리고 이 책에서만 느껴지는 다른 부분이 있다면 혼자만의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성공 사례들은 이렇게 저렇게 하여 주인공이 성공했다, 그래서 잘 되었다로 끝나버리지만, 야구 감독의 이야기에는 선수들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사연들이 넘쳐난다. 단체, 모둠이 주는 감동이 더해진다. 팀워크의 중요성은 어느 조직이든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팀워크의 기본은 팀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서로의 존재감을 깨닫는 거다. 태평양 돌핀스는 한겨울 오대산에서 고난의 행군을 함께하면서 동료 의식과 협동성을 가지게 됐다. (211) 
 
 팀워크는 전력의 50% 이상이다. (212)
 
 감히 어설픈 시각으로 지난주 1승5패로 마무리된 롯데 자이언츠의 야구를 볼작시면 이 팀워크가 문제였던 것이다. 투수도 타자도 영 못하지는 않았지만, 결정적인 실수가 나오며 승리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몇 번씩이나. 팬들은 이럴 때 더더욱 흥분하고 절망한다. 하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경기장에 함께 나선다. 그래야 열광적인 팬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 흐름을 잡거나 지키려는,  또는 뺏으려는 선수들 간의 집중력과 의지의 강도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11)
 
 재일교포로서 한국에 와서 자리를 잡고 성공한 감독으로 인정받는 순간까지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연히 많은 토막이야기가 소개되고 있고 재미도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어쩌면 나도 프로야구 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를 옛날 추억까지 새록새록 샘솟는다.  SK의 야구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도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재미있으니 망설이지 마시고 지피지기면 불패하리라 생각하고 덤벼들 보시기를….
 
 언제까지든 나의 야구를 할 것이다. 나는 완벽한 야구를 추구한다. 완벽한 야구는 무지개와 같다. 항상 손에 잡힐 듯만 할 뿐, 손에 잡히지 않는다. 완벽한 야구는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는 도전이다. 그래도 완벽한 야구를 추구하려고 도전한다. 실패하겠지만 또 도전한다. 죽을 때까지. 그게 인생이다. (295)
 
 
2009.8.24. 내일부터 '대구行' 입니다. 롯데 파이팅!!!
 
들풀처럼
*2009-197-08-25
 
 
*책에서 옮겨 둡니다.
 단체 경기는 뭐니뭐니 해도 협동심이 우선이다. 협동심으로 이루어진 팀워크가 전력의 절반이다. 이렇게 힘든 훈련을 하면서 동료애와 상대에 대한 배려, 봉사 정신을 익힐 수 있다. (49)
 
 나는 언제 어디서든 배우려고 노력한다. 배우는 데는 거리낌이나 쪽팔림 같은 게 있을 수 없다. 나한테 필요하다면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는다. (60)
 
 루를 채운 다음 비우는 게 야구의 득점이다. 채움과 비움의 반복이다. 모자라면 채우고, 넘치면 비운다. 딱 우리네 인생과 흡사하지 않은가. (108)
 
 나는 항상 선수들에게 앞선 생각을 하라고 말한다. 앞선 생각을 하게 되면, 공부를 하게 되고 공부를 하게 되면, 준비를 하게 되고 준비를 하면 한발 앞선 야구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발 앞선 야구가 곧 승리다. (129)
 
 한국에서는 운동선수를 좀 아래로 본다. 음악 하는 사람을 '딴따라'라고 부르듯이 말이다. 경기장에서는 열광하지만 경기장 밖에선 자기들과 다른 부류의 사람으로 취급한다. 예우하거나 존중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일본에선 무엇을 하든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베테랑이라면 거기에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 야구 선수나 감독도 얼마든지 예우하고 존경한다. (136)
 
 ~ 표정만으로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정도다. 이런 게 팀워크다. 내가 추구하는 야구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야구, 이게 바로 자율 야구 아닌가. (234)
 
 지지 않는 야구는 과정을 중요시 한다. 결과에만 집착하다 보면 과정이 헝클어져 프로야구 같은 장기 레이스에서는 치명적이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기는 것에 집중하는, 이기는 야구가 빠지는 함정이다. 과정을 중요시하면 꾸준한 전력을 유지하면서 장기 레이스를 마칠 수 있다. (235)
 
 예전에 감독일 때는 혼자서 다 했다. 투수코치고 타격코치고 뭐고 내가 일일이 선수 하나하나를 챙겼다. ~ 내가 만족할 때까지 혼자 다 해야 직성이 풀렸다. ~ 그러나 SK 와이번스에 와서는 혼자 다 하지 않는다. 코치들한테 맡긴다. 일본 롯데 마린스에서 코치 생활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혼자 다 하고 싶은 마음이 곧잘 샘솟지만 꾹꾹 누른다. 혼자 다 하지 않으니까. 다 맡기니까 야구가 더 잘 보인다. 확실히 사람은 마음을 비워야 한다. (259)
 
 베테랑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다. 야구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베테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  한국은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267)
 
 (내가 해주는) 이야기의 일관된 주제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 많이 배우라는 거다. ~ 책도 많이 읽고, 문화적인 것도 두루 경험하고,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나는 게 습관이 될 필요가 있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성국시키면 야구가 더 잘된다. (287)
 
 한국에서 연줄이 없는 비주류가 성공을 하려면 엄청난 시샘과 뒷이야기를 감수하고 견뎌내야 한다. 실력이 미천했다면 나는 일찌감치 야구 판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실력으로 맞섰고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니까 더더욱 흔들어댄다.  주류의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는 야구를 하며 성공을 하니까 더더욱 심하게 흔들어댄다.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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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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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은 시원했고 하늘은 높았다. 밀림의 오후는 끝없이 싱싱했다. 아프리카는 온갖 살아 있는 것들의 땅이다. (139)
 
 삶의 희망봉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라는 머나먼 곳의 아픔다운 풍경을 만나고자 손에 든 책이었습니다. 먼 길 떠나 여행하듯 책 속에서 지은이가 전해주는 아름다운 경치와 멋진 음식들, 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어느 여행 서적에서나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바람이 하늘을 베일 듯 파랗습니다.
 하늘이 바다를 닮아 시리게 파랗습니다.
 하늘이 바다를 닮았거나 바다가 바람을 닮았거나 그것도 아니면 하늘, 바다, 바람 이 모든 녀석들이 서로를 닮았거나 내게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만, 어쩌면 이렇게 하늘가에 앉아 있는 나도 마음 어딘가 하늘, 바다, 바람의 작은 언저리만큼 닮아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기대하게 만드는 순간입니다. 기대하고 싶어지는, 그렇게 심장이 잔잔해지는 순간입니다. 랑가방 비치 레스토랑의 런치 테이블에 앉아 하늘을 보는 시간은 말입니다. (47)
 

 이런 풍경들 말입니다. 지난해 봄, 우연히 떠난 브루나이 여행에서 저도 느껴보던 그런 마음, 세상이 절로 아름다워 보이는 여행 자체의 매력들… 이 책 곳곳에도 넘쳐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뿐이었다면 이 책은 그저 그런 여행기로 끝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은이가 아끼듯 끼워놓은 몇 가지 이야기는 우리를 다른 곳으로 이끌고 갑니다. 

 

 



 

 
 수컷의 권위를 잃어가는 사자왕 이야기, 인종차별을 넘어 빈부차별의 벽으로 여전히, 제대로 걸어 다니기도 힘든 분리 거주 지역 하라레 골목길, 그리고 아이들 이야기. 우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케이프타운을, 스쳐 지나가는 한 장면으로만 기억할뻔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밀림에 석양이 내리고 있다. 붉은 커튼이 온 밀림을 덮고 있다. 가슴 한쪽을 오래 굶은 것 같은 쓸쓸함으로 채운 인간의 수컷이 밀림을 달리고 있다. 석양에 묻힌 밀림의 저녁을 달리고 있다. 어느 밀림에서나 사냥에 실패한 수컷은 쓸쓸하다. 그러게 젊었을 때 암컷에게 잘 좀 해 주지. (145)
 
 세상사에 힘들고 지칠 때 듣고 싶은 이야기를 사냥에 실패한 사자왕을 통하여 지은이는 스스로 자신에게,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지요. 이것이 살아가는 것이고 살아내는 것이고 그래서 삶이지요. 여행을 통하여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아니 여행을 가지 않고도 얻을 수 잇다면 더욱 좋겠지요.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바다 사진들, 펭귄 친구들까지. 당장에라도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그대로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겁니다.
 
 당신께 고백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프리카에서 배운 방법대로 당신 앞에서 한 마리 펭귄처럼
 누구에게도 유혹받지 않고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자카드 펭귄이 되어 당신만 사랑하겠습니다.
 진심.  (120)
 
 끝까지 달려본, 할 수 있는 한 온 힘을 다해본 사람들만이 그곳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희망봉은 그 존재만으로도 희망을 안겨주나봅니다. 지은이도, 우리도 이 책을 통하여 마음의 위안을 적지않게 받습니다. 저 역시 그러합니다. 좀 더 그곳 사람의 생활이, 구체적인 일상이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어차피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입니다.  
 
 늦더위도 계절도 지나가는 시간입니다. 서늘한 밤바람도 불어오는 오늘은 가을의 문턱, 처서랍니다. '편안한 옷을 입고'  그대와 함께 바다를 걷고 싶습니다. 약간의 설레임, 약간의 용기면 충분히 떠날 수 있을 겁니다. 돌아오는 가을, 저도 이제는 떠나야겠습니다. 멀리 못 가더라도 제 마음속 어디로든 떠나보렵니다. 저에게도 희망봉은 있을 테니까요. 
 
 희망을 생각합니다. 이 고된 항해의 끝을 상상합니다. 차갑고 거친 바다를 지나 따뜻하고 풍요로운 바다에 도달하는 당신의 모습을 희망합니다. 그때 먼 곳에서 당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빛의 소리가 들립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남쪽에 선 작은 등대로부터 당신의 희망에 관해 속삭이는 빛의 위로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일어서고 다시 키를 잡습니다. 흔들리는 배를 일으켜 다시 바다를 가르기 시작합니다. 희망봉을 향하기 시작합니다. (188)
 
 
2009.8.23. 제법 선선한 바람, 불어 옵니다. 모처럼 걷다 들어온 밤에….
 
들풀처럼
*2009-195-08-23
 
 *오타? →  40쪽 : 밑에서  셋째 줄 = 섞었 말이지? → 섞었 말이지?
 
*책에서 옮겨 둡니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은 때로 행운을 가져다 줍니다.
 의외의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15)
 
 그런데 뭐가 문제야? 골고루 섞었잖아. 누가 더 먹고 덜 먹고 하는 것도 아니고 골고루 섞었는데 뭐가 불만이야.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먹으라고. (40)
 
 여행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산은 여행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나는 그래서 산이 좋습니다. (79)
 
 우월이 아니라 다름의 차이.
 돈을 많이 버는 것과 한가해지는 것과의 차이.
 부자가 되는 것과 자유로워지는 것과의 차이.
 과정을 견디고 미래를 즐길 것인가와 과정 자체를 즐길 것인가의 차이.
 다름.
 그뿐.  (84)
 
 이봐, 터프한 친구. 오늘밤 또다시 사냥에 실패한대도 너는 여전히 사자왕이다. 밀림의 제왕이다. 크루거의 주인 쟈카다. 쓸쓸해하지 마라. 실패에 익숙해지지 마라.  너와 나는 내일 그리고 모레 또 그 다음 날에도 계속해서 사냥을 떠날 것이며, 결국에는 살찐 사슴을 물어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저 무서운 마누라와 아이들에게 맛 좋은 살코기를 배가 터지도록 먹여 주게 될 것이다. (146)
 
 편안한 옷을 입고 당신과 함께 캠스베이 해변을 걷고 싶습니다.
 남극의 푸른 바다와 맞닿은 차가운 해변을 걷고 싶습니다.
 그다음 하얀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바다를 들으며 당신과 함께 오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긴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185)
 
 사람들은 누구나 꿈꾸고 있습니다. 어디를 향한 꿈인지, 무엇을 바라는 꿈인지 그건 상관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꿈꾸고 있다는 사실. 당신 가슴속에서 희망이 싹을 틔워 자라고 있다는 사실. (187)
 
 모험, 그것은 바다 위로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
 새로운 항해를 떠날 수 있는 용기.
 다음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용기.
 먼 곳을 향해 고개를 들 수 있는 용기.
 우리 인생이 어느 바다를 지나든 그 끝에는 희망봉이 있습니다.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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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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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먹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먹는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먹지 않고는 도저히 책장을 넘길 수가 없는, 읽는 시간보다 보는 시간이 더 많은, 도무지 한 사람의 솜씨로는 보이지 않는, 이렇게 먹어댄다면 아마 고혈당으로 쓰러지고 말리라는, 무시무시한 위험과 경고가 식탐만큼이나 넘쳐나는, 화를 내면서도 보고야 마는, 이 책. 부러워하지 말자, 쩝.
 
 예전에 유명한 어느 개그맨께서 국외여행을 갈 때마다 나라마다 다른 맨홀 뚜껑을 찍어 오셨더란다. 그 뚜껑 사진들을 모아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토록 하니 뜻밖에 보기 좋았더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음식이다. 자라온 환경만큼이나 엄청나게 다를  나라별, 지방별 음식을 가지고 썰 을 풀다니, 이 글의 지은이 '식탐녀 신마님'은 대단한 내공이다.  
 
 눈도 입도 즐거워하는 맛있는 음식을 만나기도 쉽지 않거니와 그 음식들을 앞에 두고 사진과 글 생각이라니, '학문의 깊이는 얕고 먹기는 엄청나게 먹어대는' - 박학다식(學多)한 나 같은 이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언제 이런 음식을 또 만날지도 모르는데 얼른 먹어 치우지 않고 사진 찍고 음식을 둘러싼 환경에 사람들에 분위기에 맛까지 요모조모 담아내다니, '배고프면 화나는' 경지가 다른가 보다.
 
 홍콩, 마카오, 스페인, 터키, 태국, 일본까지 다녀온 여행기가 오롯이 음식이야기로 담겨 빈속으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이 책은 눈으로만 즐겨도 좋을 만큼 많은 음식이 등장한다. 이름만으로는 무엇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음식들을 사진으로 확인해가며 만나는 기분은 꽤 괜찮다. 언제 그곳에 가서 똑같은 음식을 먹고 즐길지 모르지만, 일단은 책을 보며 나라별로 한 가지씩만 콕 집어둔다. 
 
 '글+그림+사진'까지 다 스스로 해내는 지은이가 맛본 음식들 가운데에 여러 가지 까닭으로 주변에서라도 기회가 된다면 먹어보고픈 품목들을 정리하여 두련다. 언젠가 나도 한번 먹어보리라고. 먼저 홍콩에서는 역시 '딤섬'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하고 푸짐한 딤섬, 사진 속 찜 판 (48) 들은 마치 뷔페? 식처럼 다가온다. 아마도 넘쳐나는 살들 때문에 고작 몇 개 밖에 입에 넣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푸짐하게 먹고픈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마카오에선 육포(77)를, 스페인에서는 푸짐하고 흐벅진 '하몽하몽 꿰소꿰소'(135)를, 터키의 양고기 (251) 를 먹어본다. 눈으로만, 쩝. 그런데 딤섬부터 양고기까지 고른 게 어찌 다 고기, 육류뿐이냐. 식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하하) 하지만 터키에 가면 꼭 놓치지 말리라 생각하는 것은 터키식 커피인 '투르크 카호베' (191) 이다. 그 진한 향과 맛은 다른 책에서도 익히 들어온 바라 이번에 여기서 다시 만나니 마치 내가 먹어본 듯한 느낌마저 든다. 아쉬운 대로 근처 원두커피 전문점에 가서 에스프레소 더블샷? 이나 마셔 보아야겠다. 씹은 맛이 고비를 넘으면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풍미가 배어나오는 경우가 있던데 아마도 그런 맛이 아닐까.
 
 쓰디쓴 커피로 입가심하였으니 다음으로 넘어가자. 태국은 음식보다 지은이가 직접 경험한 쿠킹 스쿨이 맘에 든다. 이거 그대로 우리도 본떠서 관광 코스에 넣으면 어떨지 궁금하다. 여행간 나라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라니, 게다가 수료증까지 주고 있으니 꽤 좋은 기념품이 되는 셈이다. 비빔밥 만드는 법 같으면 반나절이면 되지 않을까? 일본의 음식들은 그래도 세 번이나 다녀온 덕에 낯설지만은 않다. 덮밥이나 라멘도 좋고 사케도 좋다. 초밥은 더욱 좋고. 그러고 보니 일본 음식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이제는 흔히들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 기뻐할 일만은 아닌 듯하다.
 
 자, 이 황홀한 식탐 여행을 마치고 드는 생각은? 돌아오는 기내식에서 먹는 비빔밥 혹은 컵라면으로 우리 입맛을 다 살릴 수 있을까? 하여 지은이에게 감히 부탁하노니 우리네 음식들로 이처럼 맛깔스런 음식 여행기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전주에 가서 만난 음식들, 자갈치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음식들이 분명히 있으리라. 우리네 음식에 대한 지은이의 식탐도 보여준다면 이 책을 단지 '부러워만 하는 식탐 여행기'가 아닌 지은이의 내공이 넘쳐나는 '음식문화 탐방기'로 인정하고 널리 알려줄 터이다. 그러니 어서, 이 책의 국내판 버전을 완성하여 독자들에게 보여달라. 먼저 출간한 서울 이야기 말고 말이다. 배고프면 화나는 사람은 여기도 있다.
 
 
2009.8.21. 그냥 먹고 마시고 퍼지고 싶은, 그런 날들도 있답니다.
 
들풀처럼
*2009-19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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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 위대한 변화를 이루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성공의 법칙
정연식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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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해 세상 모든 것들이 주는 효용은 반복될수록 줄어든다는 이야기이다. 그것이 책이든 맛난 음식이든 자꾸 접할수록 신선도와 맛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통상 '자기계발'을 도와주는 '성공학' 서적들도 예외일 순 없다. 결국은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시행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우리는 안다. 그런데도 성공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가 우리를 자꾸 성공학 서적으로 발을 들이밀게 한다.
 
 그럼 읽을수록 떨어지는 약발을 실감하면서도 이런 책을 자꾸만 찾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어떤 중독자처럼 처음의 반성이나 각성에는 못 미치지만 조그마한 자극이라도 더하여 이 지루하고 비루한 일상에서 한걸음이라도 벗어나려 함이 아닐는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성공의 계단에 올라서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뒷바퀴를 밀어주는 추진 로켓 같은 역할을 더해주리라 기대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아니, 나는 계속하여 성공 또는 자기계발 관련한 책을 손에 들고 있다.
 
 'MVP'란 독특한 개념을 내세운 이 책,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역시 많은 성공학 관련 도서들처럼 지은이가 특정 개념과 행동원리들을 설명하고 사례들을 소개하여 우리를 그처럼 일어서도록 부추기고 있다. '위대란 변화를 이루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성공의 법칙'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은 궁금해진다.
 
 책은 M-미션, V-비젼 ,P-프로젝트 이렇게 세 장으로 나누어져 각각의 개념에 맞는 내용과 성공사례들을 들려준다. 그런데 표현은 다르지만 최근 늘 만나 오던 이야기들이라 조금 심심한 내용이다. 몇 년째 사용 중인 프랭클린 플래너의 머리말에 늘 등장하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는 내용과 '사명서' 쓰기의 내용이 섞여서 어우러진 느낌이다.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자신 삶의 이유를 명확히 하고 비전을 정립하고 소중한 것을 먼저 하기 위하여 년간-월간-주간-일일 업무 및 시간관리로 이어지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일들의 반복 관리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와 다를 것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무언가 완전히 새로운 행동양식이나 성공의 지름길을 찾기보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실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의 실행도구로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마음을 놓을만하면 들려주는 "MVP 사례" 가 적절하게 자극을 주며 지은이의 주장을 도와주고 있다. 소개된 사례에 등장하는 이름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잭 웰치, 지승룡, 한비야, 무하마드 유누스, 오프라 윈프리, 존 우드, 존 고다드, 박지성, 윤홍근, 안철수 등등…. 이들의 사례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자극은 충분하리라. 이분들 중 반 半 정도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면 성공학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마시기를.... ^^*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곤란하다. 모든 성공학 총서는 요약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 실행하고 또 실행하는 그 길에서만 성공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내게는 글과 관련한 나의 미션과 비전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기간이다. 이제 1년 하고도 8개월, 아직도 갈 길은 멀다. "MVP"이든,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든, 당면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내고 살아남는다면 나만의 성공학 이야기를 전할 수 있으리라. 이 책처럼 말이다. 
 
 
2009.8.20. 근데 '세 가지 열쇠'는? 궁금하시면 아래에 ^^*
 
들풀처럼
*2009-194-08-22
 
 
*책에서 옮겨 둡니다.
 첫 번째 열쇠 : 미션(Mission)을 발견하는 것  (16)
 그 일을 하는 이유  혹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를 찾아라
    1, 하고 싶은 일 : 핵심감정에서 찾아라
    2. 의미 있는 일 : 평생가치로 정렬하라
    3. 잘하는 일 : 재능동사로 풀어라
    4. 돈 되는 일 : 인생고객을 정의하라
 
 두 번째 열쇠 : 비전(Vision)을 설정하는 것  (112)
 그 일의 목표 혹은 꿈꾸는 세상을 그려라
    1, 꿈꾸는 일 : 비전여행으로 상상하라
    2. 10년 후의 일 : 숫자로 목표를 세워라
    3. 목표 삼은 일 : 종이 위에 기록하라
   번째 열쇠 : 프로젝트(Project)를 실행하는 것 (186)
 작은 실행을 집요하게 계속하라
    1, 시간관리 : 하루 첫 두 시간을 노래하라
    2. 정보관리 : 나만의 정보를 노트하라
    3. 사람관리 : 소중한 사람의 마음의 문을 노크하라
 "세상에서 가장 해볼 만한 투자는 땅도 주식도 아닌 아내에게 하는 투자다. 아내야말로 나의 분신이자 최후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아내에 대한 꾸준한 투자 덕분에 내 2막의 인생이 한결 든든해졌다." - 김종헌, 전 ㈜비비안인터내셔널 대표 (250)
 -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인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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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탐정 브라운 1 - 사라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찾아라! 과학탐정 브라운 시리즈 1
도널드 제이 소볼 지음, 박기종 그림 / 살림어린이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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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난 추리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과학 공부를 하게 된다. 과학 공부를 하지 않고 그냥 이야기만 즐겨도 좋을 것이다. 아이들도 손에 들면 한꺼번에 읽어내려갈 것이다. 10가지의 추리 이야기가 그 자체로 재미나다. 그리고 한 이야기의 뒤에는 "과학 솔루션"이 등장하여 추리에 사용된 과학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일러준다. 
 
 이러한 과학으로 사건은 명쾌하게 설명된다. "사건의 해결"에 정확한 추리의 답이 등장한다. 책은 이 시리즈물의 첫 번째이다. 10편의 추리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 많다. 그래도 나름 추리물 애호가였기 때문이다. 열세 살 랑딸은 이 책을 어떻게 보았을까?  <독서일기> 공책을 주고 책을 읽고 이야기를 정리해보라 시켰다. 아래와 같은 결과물이 내게 돌아왔다.
 
 
 제목 : 과학탐정 브라운 ①사라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찾아라
 지은이 : 도널드 제이 소볼  / 그린이 : 박기종
 출판사 : 살림어린이  /  읽은 날짜 : 8.19
 
 줄거리 :
    아이다빌 시에 사는 브라운 아저씨의 아들 르로이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란 뜻으로 아이들과 다른 사람들에겐 '인사이클로피디아'로 불린다.
 머리가 너무 뛰어나서 지나가던 사람도 르로이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곤 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추리 중 나는 10개 중 6개를 맞추었다. 
 
 나의 느낌 : 
 중간에 책을 읽다 우리가 직접 풀어 보고 생각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특히 '장님 목격자'의 거짓증언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인사이클로피디아의 관찰력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라진 다이아몬드(목걸이)를 찾아라' 에서는 왠지 좀 뻔한 이야기 같았다.
 그래도 정말 이 책에 푹 빠져서 보았다. 
 난 지금 이 책을 옆에 있는 이모에게 추천한다. 
 2009. 8. 19.  김난
 
 
 그냥 공책에 독후감을 적을 때보다 정리는 잘 되어 보이나 자신만의 느낌이 너무 간결하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억지로 그 내용을 끄집어 내 정리할 필요까지야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아이의 세세한 생각을 보고픈 게 어버이의 마음이거늘, 아이는 그런 마음은 안중에도 없나 보다. 유일한 용돈의 공급처임에도, 꽤 오랫동안 공을 들였음에도, 랑딸은 여태 읽고 쓰기에 그렇게 매달리지 않는다. 그래도 적정하지는 않는다. 사실 나 역시, 그 맘 때에는 그리하였으니.
 
 이 책이 재미있는 추리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레 과학 원리를 익히도록 하는, 도랑 치고 가재 잡는 두 가지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이룬 것처럼 나 역시, 아이랑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아이의 독서 폭을 넓히면서 둘 사이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려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꽤 성공한 셈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을 매개체로 아이랑 주고받는 대화가 끊이지 않으니 말이다.
 
 비록 내가 원하는 만큼 책을 읽지는 않더라도 책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함으로써 나중에는 무의식중에도 책이랑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는 아이가 되리라. 얼마 전에도 조용하여 거실에 나가보니 혼자서 책을 읽는 모습에 크게 기뻐한 적이 있었다. 두 시간가량을 조용히! - 사춘기 딸아이가 말이다! - 책과 함께 있다니…. 뿌듯하였다. 이 책처럼 재미도 있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잘 만든 책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를 바란다.
 
 
2009.8.19. 즐기며 배우는 기쁨을 아이랑 함께 !
 
들풀처럼
*2009-19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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