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미스터리 야! 5
야나기 코지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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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에 대하여 아는 바가 전혀 없던 내가 그 이름이나마 알게 된 것은 어느 작가의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밤]이라는 운치 있는 이름의 산문집 제목에서였다. 그리고 집안을 뒤적거리니 소세키의 [도련님]이라는 책이 있는데 아마도 아내가 보던 책인 듯 낯설었다. 그리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대단히 유명한 작품인 것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린다니…. 
 
  그 유명한 소세키 선생과 그의 이야기를, 마치 요즘 음악의 '샘플링'? 처럼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몇 편이 바로 오늘 본 이 책 [소세키 선생의 사건 일지]이다. 그러니까 소세키 선생은 이 책에서는 아주 괴팍하고 특이한 영어 선생이 되어 희한하고 우스꽝스러운 사건들의 중심에 선다. 상당히 무게감 있는 국민작가를 통째로 소설의 주인공으로 데려와 희롱하듯 주무르는 지은이의 뱃심에 먼저 놀란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가 용납되는 풍토가 부러워진다. 열려 있는 생각과 글들이다.
 
 소세키 선생의 문하생도 아니고 일개 서생에 불과한 주인공 '나'가 들려주는 여섯 편의 이야기는 참으로 시시콜콜한 것들이다. 고양이가 가출했다거나 야구공이 담을 넘어 집으로 들어온다거나 하는 일상의 자잘한 일들이다. 그런데 그 일들이 소세키 선생의 유별남에 의하여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확대되었다가 서생인 '나'의 추리에 의하여 조용히 일상 속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하루가 간다.
 
 물론 각각 따져보면 대수롭지도 않고, 어떤 의미에서는 바보스럽게 여겨지는 사실들뿐입니다. 하지만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는 이들 사실이 만일 전부 하나의 실로 이어져 있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관련된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장기짝처럼 사용되었다고 하면요?  (172)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보이던 일들이 결국엔 서로 얽히고설켜 어떤 목적과 의미를 나타내게 될 때 우리가 느끼는 쾌감은 크다. 글을 읽으며 실실 웃다가 키득키득 거리기도 한다. 책 소갯글에서도 보았듯이 먼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았더라면 더욱 재미있을 이야기 들이다. 뭐, 그래도, 선입견 없이 다가가 들여다본 이야기들은 일상 속에서 빛나는 유리조각처럼 보인다. 비록 보석은 아닐지라도 평범한 시간을 깨뜨리고 반짝이는….
 
 말이라는 게 참 이상해서 전혀 상관없는 두 가지를 연결 지으면 생각지도 못한 진실이 드러날 때가 있어요.    (118)
 
 그렇지,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이 부분이다. 소세키 선생과 친구들이 보여주는 엉뚱한 대화와 사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얼개를 갖추고 이야기가 되어 가는 과정은 즐겁다. 새로운 형식의 추리물을 보는 듯하다. 마치 즐겨보는 만화 [명탐정 코난]의 구도처럼. 꼬마가 되어버린 명탐정 코난과 실제 무능력하지만 코난 덕분에 아주 유명한 탐정이 되어버린 '유명한' 탐정을 보는 듯 소세키 선생과 서생인 '나'는 얼토당토않게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전개과정도 그렇고, 이야기 자체도 그렇고, 실제 결말도 그렇고, 모든 것이 고만고만한 일상인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 너무 잔혹하거나 읽는 이를 옥죄어오는 스릴러물이 아니라 주변에서 언제든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이처럼 맛깔 나게 접하니 유쾌하다. 그래, 그렇지,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가뿐한 그런 느낌이었다. 참, 한 가지만 제외하고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쥐'라는 놈을 워낙 싫어하여 쥐 그림이 등장하는 장면들에서는 조금 떨리기도 하였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쥐와 관련된 모든 것은 내게 끔찍하게 다가오기에, 그 부분들만 빼면 다 좋았다. 그러니 한번 만나보시기를...
 
 
2009. 9. 12. 귀뚜리 소리 점점 커져가는 가을밤입니다. 
 
들풀처럼
*2009-214-09-11
 
 
*책에서 옮겨 둡니다.
 '그림을 그린다면 자연 그 자체를 담아라. 하늘에는 별이 있다. 땅에는 반짝거리는 이슬이 있다. 날아다니는 새가 있다. 달리는 짐승이 있다. 연못에는 금붕어가 있다. 고목에는 겨울 까마귀가 있다. 자연은 이런 것들이 살아 숨 쉬는 한 폭의 그림이다.' - 안드레아 델 사르토 (27)
 
 아무리 뛰어난 지휘관의 작전도 현장에서의 사소한 실수가 원인이 되어 망하지. (49)
 
 사치스러운 풍류인이 철별을 두드리는 솔바람 소리를 듣지 못하면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책을 머리맡에 두지 못하면 잠들지 못하는 이가 있다는 것 역시 진실이지. (135)
 
 의리가 없다, 인정이 없다, 창피함이 없다. 이렇게 '세 가지가 없어야지' 돈을 벌 수 있다는 데.  (163)
 
 남몰래 덧문을 열고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훔치는 게 도둑이고 남몰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게 탐정이지 ….
 
 칼을 다다미 위에 내려꽂고 무리하게 남의 돈을 뺐는 게 강도이고 듣기 싫게 으름장을 늘어놓아 남의 의지를 꺾는 게 탐정입니다.  
 
 탐정이라는 녀석은 소매치기와 도둑, 강도의 친척으로 도저히 사람이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존재야.  (188)
 
 영감이란 피를 솟구치게 하는 거다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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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금주특공대
스튜디오달 작품, 나병재 글.그림 / 해와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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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담배 끊는 친구랑은 만나지도 마라' 라는 옛날 어른들 말씀이 남자들에게는 전해져 오고 있다. 나 역시 그러하였다. 다 큰 어른이 어떻게 술과 담배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스무 살 무렵부터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술과 담배는 어쩌면 가족보다 더 곁에서 나를 위로해주던 친구였다. 
 
 그런데 시대가 달라졌다. 건강이 삶의 가장 중요한 주관심사가 되었다. 특히 담배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들을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간접흡연의 문제까지 불거졌다. 그런데도 담배의 유혹은 끈질겼다. 그래도 몇 번을 도전한 끝에, 물론 가족들의 애정이 어린 협박! 덕분에, 삼 년을 끊었었다. 그러다 다시 삼 년을 피우고, 다시 끊은 지 두 해 째다. 아직도 담배의 유혹은 가끔 있지만, 이제는 견뎌낼 자신이 있다. 가정에는 평화가 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술이다. 조금 일찍 배운 탓에 서른 해 가까운 술질! 의 역사를 이제는 접어야 하나?  기실 주 2회 이상은 계속되던 십 여년의 술자리는 이제는 접었다. 술 자체에 대한 애정(!)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마흔을 넘어서며 이제는 가정에 돌아와 ^^* 아빠로서의 역할을 하려 했기에  지금은 스스로 줄이고 또 줄이는 중일 뿐이다. 그렇지만, 금주!는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 여러분! 술을 억지로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술은 적당히 자제하면서 즐기면 약이 되기도 하거든요. 조금씩만 마시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게 바로 술이에요. "  (113)
 
 " No, No! 여러분들은 과음을 해서 문제였습니다. 조금씩 즐긴다는 마음으로 마시면 됩니다. 인생이 즐거워진다니까요! "  (115)
 
 위의 두 글이 지금 나의 심정을 대변한다. 아마도 아직 술 근처에서 기웃거리는 대부분의 사람 생각이 이와 비슷하리라. 뭐, 이런 개인적인 생각을 나무랄 수는 없다. 다만, 우리 때보다 더 빨라진다는 요즘 아이들의 음주 시작 나이와 제대로 된 술 마시는 법을 배울 기회가 줄어드는 법은 분명히 문제이다. 나 역시 아버지로부터 술을 배웠기에 최근까지 크나큰 실수를 일으키는 술버릇은 없었다. 이왕 배울 술이라면 제대로 어른으로부터 배워야만 할 것이다. 술을 모르고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지만, 술과 너무 친해져도 안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어버이들이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술에 대한 애정이 과해지면 지금의 나처럼 혼자서 술 자체로도 만족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기도 하지만 별로 바락 직한 일은 아니니 권하지는 않는다. 다만, 술에 대한 선입견 - 너무 안 좋다거나 조금이면 괜찮다는 그런 모든 생각들 - 을 모두 버리고 다만 꼭 필요한 자리에서 꼭 필요한 만큼만 마시는 주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이 술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리라. 그러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술 취한 모습만은 보이지 말자. 경험으로 터득한 바이다. 술을 먹고도 가정에서 사랑받는 아빠가 되는 것! 삶의 목표로 도전할만한 일이 아닐까?! ^^*
 
 
2009. 9. 8. 밤, <선덕여왕> 덕분에 일찍 끝낸 술자리라니…. 쩝….
 
들풀처럼
*2009-2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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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선생님도 깜짝 놀란 집요한 과학 교과서 2 - 찬란한 고대 과학, 집요한 과학씨의 과학만점 프로젝트 02 집요한 과학씨의 과학만점 프로젝트 2
고윤곤 글.그림, 현종오 감수 / 웅진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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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학 선생님도 깜짝 놀란'  [집요한 과학 교과서]라는 긴 제목이 그대로 어울리는 책이다. 만화책이라고 평가절하할 분도 있겠으나 이 책은 일반적인 학습만화랑은 분명히 차이가 난다.  이야기의 전개에서 만화의 그림체와 대사까지 잘 고르고 가려뽑은 명품 학습만화라 할 수 있겠다. (1편을 읽고 쓴 서평 첫머리에서)
 
 1권에서 놀란 가슴은 2권에 접어들며 웃으며 즐길 만큼 여유로워진다. " 2. 찬란한 고대 과학"을 읽으며 드는 첫 번째 생각은 앞으로 이 책은 반드시 계속 만나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얻은 지혜'와 '시간의 탄생', '건축에 관한 발전 이야기', '숫자의 발견'과 '근대 의학'에 이르기까지…. 넘쳐나는 과학 이야기를 그저 따라가며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잠수함도 물고기의 부레와 원리가 똑같아." ~ '인간들의 발명품은 자연에 있는 걸 잘 흉내 내어 써먹는 거군.'  (50)
 
 비록 만화를 그대로 옮겨 보여줄 수는 없지만, 곳곳에 이와 같은 상식적이면서도 조그만 재미를 주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런데 신나게 읽어가다 눈에 콕 들어오는 구절이 있다.
 
 한글이나 아라비아 문자 등도 뛰어난 소리글자야.  (71)
 
 아니, '한글이나 ~ 등도', 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우리 한글의 우수성은 유네스코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바인데 객관성을 강조한다고 우리 한글을 다른 소리글자랑 똑같이 취급하다니, 조금 실망스런 구절이었다. 이상하다 생각하며 진도를 따라가는데…역시 75쪽에 "집요하게 살펴보는 생활 속 과학원리"에  <우리 문자 한글> 에 대한 별도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면 그렇지, 이 책의 특징이 무엇인가, '집요하게' 아니던가.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집요하게' 알아보도록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 오히려 이 책의 매력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맛은 현재 상황에 어울리는 대사들이 어우러져 어른이 읽어도 확실하게 재밌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흙집에서 철근 콘크리트 건출물까지!' (108~109) 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중에 불쑥 한쪽 귀퉁이에 '대출 이자 면제', '전세금 올려'라는 그림과 함께 '흙 파면 집이 생기던 옛날이 더 살기 좋았을 수도 있어!'라며 고민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런 장면이 책의 맛을 더해준다. 하여 이 책은 온 가족이 두고 즐겨도 좋은 그런 멋진 과학 책이 된다. 마땅히 다음 편을 기다린다.
 
 
2009. 9. 7. 좋은 책 만나 행복한 밤입니다. ^^*
 
들풀처럼
*2009-21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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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유령 스텔라 1 - 피올라 구출 대소동 보자기 유령 스텔라 1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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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에 널부러져 있는, 흔드는 대로 펄럭이는 보자기가 유령이라니, 역시 아이들 동화답군, 대단한 상상력이야, 그래, 보자기를 유령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비 오고 깜깜한 밤에 휘날리는 커튼을 보고 섬찟하는 마음이나 그게 그거 아니겠어, 생각하며 주인공 '보자기 유령 스텔라'를 따라가본다.

어,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며, 스텔라의 행적을 따라가며 만나는 이야기들이 은근슬쩍 삶의 지혜들을 들려주는 잠언투의 말들이다. 흠,,,부모들이 좋아하겠군, 그런데 나는 또 왜 이런 책을 읽으며 흐뭇해지는걸까? 아무리 지은이가 들려주는 삶에 대한 성찰들이 맘에 든다 할지라도 뭐, 이런 이야기야 늘 들어오던 얘기 아니던가?

유령들은 항상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만 한다. 특히, 엄마가 없는 유령이라면 더더욱. (19)

'유령'이란 말만 빼고 다시 읽어보아도 당연한 이야기이자, 구구절절 맍는 말씀이다. 특히 사람이라면, 부모가 계시지 않는다면, 더더욱 모든 일에 만반의 준비를 하여야 할 것 아닌가?

'스텔라, 만약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비에 몸이 젖는 것도 참아야 한단다.' (37)

어린 스텔라가 기억하는 엄마의 목소리로 듣는 이런 이야기들은 그대로 우리네 삶의 지혜이다. 참아내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어디 있으랴. 그러고보니 이 책의 속표지에 적혀있는 '삶의 진실을 찾아 떠나는' 이라는 문구가 이해가 된다. 어린이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들을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며, 아이들이 자라나며 배우고 익혀야 할 삶의 진실들, 그 지혜의 말씀들을 이처럼 재미나게 만나게 해놓았으니 북유럽의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 모두 사랑받고 있는 것이리라.

얼떨결에 가방이 되어 사라진 친구 피올라를 찾아나선 스텔라에게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 - 아, 유령도 이렇게 배우는구나! - 으로부터 배우는 이 말씀, "굴하지 않는 정신, 강인한 의지, 그리고 기적에 대한 믿음."은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던가? 그리하여 우리는 스텔라의 여행을 통하여 삶의 열가지 진실 중 하나를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든 것 사이에는 시간이 있'(171)으니 '후회하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지'(175),' 결국에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179)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시간은 가지 않'고 '오는 것'(180)임을 깨닫는다. 그러는 사이에 얼렁뚱땅, 피올라를 구출해 온 스텔라와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진다.

유령 이름들에 '천방지축' 스텔라,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 '깍쟁이' 피올라, '심술쟁이' 에녹스 ... 처럼 개별 유령의 성격과 모습을 묘사한 설명형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다가왔지만 책을 읽는동안 서서히 그 유령들의 캐릭터가 더 쉽게 다가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작은 소품같은 이야기지만 적지않은 삶의 지혜들이 담겨 있는 이야기, 앞으로 나머지 아홉가지 진실도 만나보아야겠다.

….. 사람들은 자신의 원래 모습을 간직하기 마련이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가 아니라,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숨을 거둔 이후까지 아주 오랫동안. (199)

그래서 우리는 하루하루의 삶을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더 뜨겁게 살아가야만 하는가 보다. 살아서도 혹은 죽어서도, 유령이 되어서도 나는 나일 테니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만 하는 것이리라. 우리는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하'(197)겠지만 그래도 스텔라의 말처럼 '기적은 매일 일어나'는 것이리라. '온 세상에'(197).

집중해서 침착하게 행동하면 돼! 중요한 건 바로 그거야. 난 피올라를 구해 내고 말 거야!" (98)


2009. 6.22. 새벽, 비 그치면 무지개도 뜨겠지요~

들풀처럼

*2009-14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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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유령 스텔라 2 - 일곱 번째 별을 찾아서 보자기 유령 스텔라 2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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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라는 언제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유령이었고, 씩씩하며 욕심도 많았다. (59)
 
 천방지축 보자기 유령 스텔라의 두 번째 모험이 시작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자신의 실수로 친구 '터프한 틸리아'를 영국까지 보내버리고 뒤늦게 사람 친구인 '피네우스 뮈삭'과 함께 찾아 나선다. 1권과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서 스텔라는 친구 탈리아를 무사히 집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한다. 
 
 지난번엔 삶에 관한 첫 번째 진실을 배웠는데 이번에 배우는 진실은 무엇일까? 틸리아를 찾아 떠난 스텔라는 일곱 번째 별까지 다녀오면서 또 다른 깨달음을 얻게되는데….
 
 천방지축 스텔라는 힘껏 몸을 당겨 앞으로 나가면서, 자신이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떨고 있는 작은 존재,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불가능은 없었다. 우주에는 불가능한 것이 있을 수 없다. (131)
 
 영원의 우주 속에 속한 작디작은 존재이지만 살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 존재의 가치는 더없이 높아지는 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존재는 또 다른 생명 혹은 존재와 연결되며 이 시간 속을 살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상상 속에만 존재할 보자기 유령 스텔라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모험담에서 제대로 된 성장동화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이러한 부분 때문이리라.
 
 두 번째 진실은 삶에 관한 거예요. 저는 우주의 별 안개 속을 날고 있을 때, 이미 두 번째 진실이 무엇인지 짐작했어요.  저는 그 곳에서 새로 태어나는 별을 보았고, 먼지만큼 작은 어린 별들도 보았어요. 그건 지구에서 보면 그저 빗방울처럼 보이죠. (235)
 
 작지만 새롭게 태어나고 자라고, 죽고 생성과 소멸의 반복, 그 모든 것이 삶이라는 것, 우리 삶이란 그런 순환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 아이들이 깨치기에는 약간은 버거운 문제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어차피 삶은 살아내고 살아가는 것이니 아이들도 스텔라처럼 모험과 여행을 통하여 스스로 깨칠 수 있으리라. '그래, 우리의 삶은 여행 그 자체' (190) 라는 걸.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그 앞과 뒤에도 무수히 많은 사실이 존재함을 깨닫는 것, 일곱 번째 별을 여행하며 아마도 스텔라는 이러한 순환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으리라. 광활하고 막막한 우주 속에서 태어나서 사라지는 별들을 보며 우리네 삶도, 아니, 유령들의 삶도 그처럼 돌고 돌아가는 것임을, 그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것임을 스텔라는 알게 되었으리라. 물론 덕분에 우리도 조금 수월하게 알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진실을.
 
 두 번째 진실, 어린 유령들은 갓 태어난 사람들의 아기를 감싸서 보호해 주며, 어른 유령들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보호한다. (239)
 
 이처럼 책의 주제 부분을 이야기하다 보면 동화책이 무슨 철학책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본은 이 책은, 동화책 자체로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보자기 유령이 다른 친구 유령과 헤어지고 그 헤어진 친구를 찾아가는 길에 사람 친구의 도움을 얻고 또 다른 옛 어른유령! 들의 가르침을 받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것, 그 점이 이 책을 '북유럽 아동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라고 평가하는 것이리라. 그나저나 아직 여덟 편이나 남아 있으니 언제까지 또 기다리나..... 쩝....
 
 
2009. 9. 6. 저녁, 해가지며 유령들이 드나듭니다. ^^*
 
들풀처럼
*2009-211-09-08
 
 
*책에서 옮겨 둡니다.
 왜냐하면 너는 너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야, 천방지축 스텔라, 그런 태도로 도전하다 보면 성공할 확률도 크지. (109)
 
 삶이란 건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살아 내느냐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거야. (145)
 
 걱정이라는 감정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거야. 천방지축 스텔라. (188)
 
 너도 알다시피 걱정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거나 마찬가지란다. 그러니 오히려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겠니? (188)
 
 인간들은 인간성을 지키면서 살아야 해.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최대로 활용하여 살아야 좋은 삶을 살 수 있지. 나는 과거에 많은 사람들의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했단다. 하지만 죽고 나면 잊히게 마련이야. 이해할 수 있니? (192)
 
 제가 여기저기서 실수를 하면서도 무사할 수 있었던 건 항상 생각을 집중하고 마음을 가다듬도록 노력했기 때문이에요. (242)
 
 거리는 고요했다. 스텔라는 별을 올려다보았다. 사람들은 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수많은 별들은 이미 빛을 내기를 멈추었다.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그 별빛을 몇 년이고 더 볼 수 있다. 이처럼 바로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닌 것이다.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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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8 18: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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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2 15: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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