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유령 스텔라 1 - 피올라 구출 대소동 보자기 유령 스텔라 1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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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에 널부러져 있는, 흔드는 대로 펄럭이는 보자기가 유령이라니, 역시 아이들 동화답군, 대단한 상상력이야, 그래, 보자기를 유령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비 오고 깜깜한 밤에 휘날리는 커튼을 보고 섬찟하는 마음이나 그게 그거 아니겠어, 생각하며 주인공 '보자기 유령 스텔라'를 따라가본다.

어,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며, 스텔라의 행적을 따라가며 만나는 이야기들이 은근슬쩍 삶의 지혜들을 들려주는 잠언투의 말들이다. 흠,,,부모들이 좋아하겠군, 그런데 나는 또 왜 이런 책을 읽으며 흐뭇해지는걸까? 아무리 지은이가 들려주는 삶에 대한 성찰들이 맘에 든다 할지라도 뭐, 이런 이야기야 늘 들어오던 얘기 아니던가?

유령들은 항상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만 한다. 특히, 엄마가 없는 유령이라면 더더욱. (19)

'유령'이란 말만 빼고 다시 읽어보아도 당연한 이야기이자, 구구절절 맍는 말씀이다. 특히 사람이라면, 부모가 계시지 않는다면, 더더욱 모든 일에 만반의 준비를 하여야 할 것 아닌가?

'스텔라, 만약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비에 몸이 젖는 것도 참아야 한단다.' (37)

어린 스텔라가 기억하는 엄마의 목소리로 듣는 이런 이야기들은 그대로 우리네 삶의 지혜이다. 참아내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어디 있으랴. 그러고보니 이 책의 속표지에 적혀있는 '삶의 진실을 찾아 떠나는' 이라는 문구가 이해가 된다. 어린이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들을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며, 아이들이 자라나며 배우고 익혀야 할 삶의 진실들, 그 지혜의 말씀들을 이처럼 재미나게 만나게 해놓았으니 북유럽의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 모두 사랑받고 있는 것이리라.

얼떨결에 가방이 되어 사라진 친구 피올라를 찾아나선 스텔라에게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 - 아, 유령도 이렇게 배우는구나! - 으로부터 배우는 이 말씀, "굴하지 않는 정신, 강인한 의지, 그리고 기적에 대한 믿음."은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던가? 그리하여 우리는 스텔라의 여행을 통하여 삶의 열가지 진실 중 하나를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든 것 사이에는 시간이 있'(171)으니 '후회하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지'(175),' 결국에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179)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시간은 가지 않'고 '오는 것'(180)임을 깨닫는다. 그러는 사이에 얼렁뚱땅, 피올라를 구출해 온 스텔라와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진다.

유령 이름들에 '천방지축' 스텔라,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 '깍쟁이' 피올라, '심술쟁이' 에녹스 ... 처럼 개별 유령의 성격과 모습을 묘사한 설명형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다가왔지만 책을 읽는동안 서서히 그 유령들의 캐릭터가 더 쉽게 다가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작은 소품같은 이야기지만 적지않은 삶의 지혜들이 담겨 있는 이야기, 앞으로 나머지 아홉가지 진실도 만나보아야겠다.

….. 사람들은 자신의 원래 모습을 간직하기 마련이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가 아니라,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숨을 거둔 이후까지 아주 오랫동안. (199)

그래서 우리는 하루하루의 삶을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더 뜨겁게 살아가야만 하는가 보다. 살아서도 혹은 죽어서도, 유령이 되어서도 나는 나일 테니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만 하는 것이리라. 우리는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하'(197)겠지만 그래도 스텔라의 말처럼 '기적은 매일 일어나'는 것이리라. '온 세상에'(197).

집중해서 침착하게 행동하면 돼! 중요한 건 바로 그거야. 난 피올라를 구해 내고 말 거야!" (98)


2009. 6.22. 새벽, 비 그치면 무지개도 뜨겠지요~

들풀처럼

*2009-14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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