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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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부터 뭔가 익숙했다.
알고 보니 테마소설집 시티 픽션에서 읽었던 작가님의 글이었다. 

익숙했던 서영동, 치열한 삶의 이야기가 봄날 아빠의 글을 시작으로 다시 이야기되고 있었다.

계속 오르기만 하는 집값, 서울의 모든 곳이 올라가는 추세인데, 우리 집(서영동)만 오르지 않는다면 억울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집이 없는 입장에서는 계속 오르기만 하는 집값에 대해서 점점 말을 아끼게 된다. 작년에 처음 본 서영동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실들이었다. 그래서 더 무겁고 어렵고 직접적이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읽었다.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익명인 봄날 아빠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의 개인적 소망들을 직접적으로 건의하는 봄날 아빠의 주장은 자신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면 누구든 부인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자기주장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았다.

'다큐멘터리 감독 안보미'와 '교양 있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의 주인공인 보미와 아영은 우리 MZ 시대를 대변하는 인물들이었다.
시대의 운을 잘 이용하여 자산을 불린 아버지 덕에 부족할 것 없이 자란 보미는 보금자리인 집까지 아빠에게 제공받아 결혼한 인물로 그려졌는데, 아직은 자신의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든든한 아버지 덕에 노력을 계속할 수 있는 인물로 그려졌다. 하지만 아버지가 왜 이렇게 서영 역 3번 출구에 혈안이 되는지,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를 진행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댈수록 카메라 밖 상황들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어했다.
그런 모습에서 보미란 인물은 어찌 보면 철이 없었고 다르게 보면 가장 속물적이지 않은 인물로 그려졌다.

아영은 돈 때문에 일찍이 집식구들과 연을 끊고 보잘것없는 월세에 언제 재개발될지 모르는 다세대주택 원룸에 사는 인물이었다.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가장 열심히 살고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열심히 사는 것과 보상은 별개의 문제였다. 발버둥 쳐도 구렁텅이는 끝까지 구렁텅이라는 것이 느껴졌고 어두운 MZ 세대들의 고민과 현실이 그려져 굉장히 가슴 아팠던 이야기였다.

작가님의 글들을 읽을 때마다 익숙함을 느끼곤 한다.
이유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가슴 시릴 정도로 현실적이기 때문인데, 픽션이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누군가는 진짜 이렇게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어떤 관점으로 소설 속 누구를 욕하고 돌을 던질 수 있을지 굉장히 어렵고 헷갈린다. 내가 소설 속 어떤 인물의 입장이 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이야기들이 이번에도 굉장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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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22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내용일까 궁금했는데...
이 책 담아가요~~

러블리땡 2022-01-24 05:27   좋아요 2 | URL
ㅎㅎㅎ 집 값 얘기인데요 씁쓸해져요 ㅎㅎ ㅠ_ㅠ 잣대를 누구에게 대느냐에따라 입장이 달라져서 참 여러 생각 갖게 하더라구요 추천드려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