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여러 주제들에 대하여

페미니즘 리포트 - 탈코르셋부터 소수자 차별 금지까지, 기자 4인이 추적한 우리사회 변화의 현장들
김아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이란 거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우리가 느끼고 살아온 것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고 공감을 얻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갑자기 혐오와 연결이 되었는지 가끔 얼떨떨하다. 물론 여자들 입장에서 화가 날 법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여자들 한정) 가끔 화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되레 화를 내는 것은 남성들이 많다는게 안타까울뿐...

이 책에선 우선 서로 화를 내기 전에 모두가 함께 나누어 이야기해야 할 화두가 여러 가지 던져져 있었다.

페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탈코르셋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왜 항상 여자들은 예뻐야 하고 꾸밈 노동을 강요받는가? 남성들에게 말하지 않는 것들을 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강요당하고 당연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담겨 있었다. 안 하면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지만, 사실 사회적 분위기가 서슴없이 여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바가 있다는 걸 이야기하며, 여자들 스스로 동여매고 있던 것을  탈코르셋이라고 명칭 하게 되었고, 그들 스스로 그것을 인식하고 벗어버리려고 노력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용모단정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여성에게는 화장을 당연시하는 일, 여자는 분홍색, 남자는 파란색으로 색을 정해서 어릴 적부터 성의 역할을 나누는 일, 외형이 아닌 기능성에 맞춰서 변화하는 여성 속옷들, 젠더리스 유니폼의 등장, 교복 속의 코르셋, 일본의 쿠투 운동까지 살펴보면서 일상생활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 코르셋을 동여매고 있던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줬던 것 같다.

이외에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 여성 노동자들의 유리천장과 같은 현실들, 소수자들의 인권과 차별 금지법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세히 다루고 있어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의 주된 이슈와 같은 주제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르다라기보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그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내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