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

병명은 가족 -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류희주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1월

정신과 의사에게서 듣는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가족들은 그들을 낫게 해주는 둥지가 되기도 하지만 촉발시키거나 악화시키기도 한다는것에 공감한다. 그래서 정신과에서는 환자가 처음 병원에 입원하면 가족력을 중요하게 파악하곤하는데, 실제 환자를 만나면서 그들 주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때문에 책을 읽기전부터 기대가 컸던것 같다.

우선 책에는 여러 질환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알콜의존, 거식증, 망상장애와 치매, 지적장애, 조현병, 공황장애 , 우울, 신체증상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알콜의존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의 히스토리는 흔히 알콜병동에 있는 환자들 이야기 같았고,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하나뿐인 딸도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만나 고생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었다. 알콜의존을 끊고 싶지만 끊지 못하고 반복하는 현실이라던지, 개방병동과 폐쇄병동을 오가는 일, 얼마 안돼는 수급비를 가족에게 주는 일 등 실제 보던 일들이 쓰여져 있어서 마음이 쓰였고, 시선이 신경쓰였던것 같다.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들에 대한 흔한 오해는 자극적인 뉴스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들도 삶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일뿐이고, 치료하기위해 병원에 오는 과정은 다른 질환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원시마다 듣게되는 가족력은 그때마다 뭔가 실마리를 잡거나 원인을 알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책이 뭔가 그런 느낌과 비슷했던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던것 같다. 가족은 둥지 일지 족쇄일지? 질환의 이해가 될 수 있는 그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싶어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