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마흔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 - 소노 아야코
맞아. 맞아. 끄덕끄덕하며, 밑줄도 막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다. 이건 좀. 하는 부분도 있지만 꼭 내 생각을 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
"불행이라는 얻기 힘든 사유재산을 결코 사회에도 운명에도 세무서에도 돌려주지 않았다. 나는 그것들을 철저하게 비축해서 비료로 사용했다. 이러한 파격이 중년이후의 나의 자세이다. "
멋지십니다. 여사님. ^^
53. 저녁의 구애 - 편혜영
불편하다. 기괴하고 기분나쁜 이야기를 싫어하지 않는데도, 이 작가의 책을 더 읽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54. 차일드 44 - 톰 롭 스미스
수년전 사서 몇 페이지 읽다가 도로 꽂아놓았던 책인데, 재미있다는 찬사를 여러곳에서 들었음에도 왠지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인데, 흑흑 ㅠ_ㅠ 너무나 재미있구나!!!! 이 작가, 1979년생에다 이게 장편소설 데뷔작이다. 너무하잖아. ㅠ_ㅠ 막 헐떡거리며(뭔가 변태같다. -_-;) 읽어나가다가 두번 통곡;; 라이사의 눈이 번쩍 뜨이는 미모로움에 대해서는 여러번 씌어있는데, 레오에 대한 드문 언급에 두근두근 +_+;;
"윗입술이 기형인 아론은 왜 이 사진이 신문에 실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 한가운데 있는 승리의 미소를 띈 러시아 군인은 대단한 미남이었다. " (p. 413)
대단한 미남이란다. 대단한 미남!!!! +_+
우엉. 이 책은 스릴넘치는 추리소설이기도 하지만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랑을 몰랐던 두 사람이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올해 읽은 최고의 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너무 좋아서 직원에게 선물도 했다. 이 작가의 다음 책이 무척 기대된다. ^^
55.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김봉석
와. 신간소개를 읽었을 때는 그야말로 반신반의(죄송;;)했었는데, 너무 재미있구나. 이런 책, 좋다. >.<
여기 나온, 내가 읽지 못한 책들을 다 찾아 읽고 싶다. 화르륵;;;
56. 비를 바라는 기도 - 데니스 루헤인
패트릭 켄지, 앤지 제나로 시리즈.
얘들이 언제 결혼했다가 다시 헤어졌단 말인가. -_-;;;;;
데니스 루헤인의 이야기는.. 마음이 아프다. 농담하는 와중에도, 슬픔이 느껴진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반전을 남용하지 않고 폼을 잡지도 않는, 데니스 루헤인만의 아픔을 품은 글이다. 역시 멋지다. ㅠ_ㅠ
57. 제인 에어 상. 하 - 샬럿 브론테
고전이 왜 고전인지 알겠다. 너무 재미있구나. ㅠ_ㅠ 초중고생이었을 때, 수없이 읽었는데도 역시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새롭다. 나도 모르게 막 눈물이 ㅠ_ㅠ;;;;;;;;;;;
아이때 읽었을 때부터 내가 제일 좋아했던 대목은, 제인이 그림이 많은 책 한 권을 빼들고 창문턱에 올라가서 커튼을 쳐놓고 몸을 숨긴 채 책을 읽는 대목이었다. 그 짧게 묘사된 부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리드 외숙모와, 고약한 사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제인과 책만이 존재하는 그 순간은 내가 절실히 원했던 것이기도 했다.
58. 워치맨 - 로버트 크레이스
이 책 역시 일년 이상 책꽂이에(집도 아니고 직장 ;;)방치되어있다가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을 읽고 꺼내들었다.
머, 멋지다. 조 파이크. ㅜ_ㅜ 잘 때도 벗지 않는 안경, 절대 웃지 않는 표정. 검지손가락 두개로 푸쉬업을 한다는 괴력의 소유자. 확실히 터프하지만, 잭 리처의 터프함과는 확실히 다른. 시리즈 좀 나와줬으면 좋겠다. ㅠ_ㅠ
59. 교수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가 너무 좋아서, 샬럿 브론테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서 선택. 습작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남자주인공 화자. 흥미롭다. 특정 인종과 종교, 그리고 노처녀-_-에 대한, 혐오와도 같은 반감이 느껴져서 후덜덜. 그리고 은근한 동성애적 묘사나 (해설을 읽고 확실히 느낀 거지만;) 사도마조히즘적인 분위기가 당혹스럽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이 경멸하는 족속인 완고하고 형식적인 노처녀들을 보라. " (p. 285)
그녀와 같은 시대에 살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다. 큰일날 뻔 했다. -_-;;;;;;;;;;;;;
60. 남자의 자리 - 아니 에르노
한 여자. 에 이어, 이번에는 아버지.
열린 책들 답지 않은 넓디 넓은 행간에 글씨도 크고 ;;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거나 하지는 못했다. 나는 나쁜 딸. ㅠ_ㅠ
9월은 9권. 좋은 책들, 재미있는 책들을 많이 읽었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