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만 알면 되는 세계사 - 고대부터 현대까지 20개 사건으로 읽는 인류의 역사
김봉중 지음 / 빅피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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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는 늘 거기서 시작한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워낙 잘 가르쳐 주셔서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일종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이용하여 입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역사 이야기를 풀어내주셨던 선생님. 그 시간만 되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었다. 세계사는 국사보다 좀 더 다이내믹했다 ( 대규모의 전쟁과 종교 갈등 등등 ) 나는 고대 문명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매력에 푹 빠졌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현생이 바빠지면서 어느새 역사와 멀어진 지금, 오늘 내가 읽은 책 <이 정도만 알면 되는 세계사>는 그때 열광했던 세계사 공부를 떠올리게 한다.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그 유명한 프로 <벌거벗은 세계사> 이 책을 쓴 김봉중 저자는 잘 알려진 연예인들에게 친절하게 세계사를 설명해 주시는 강사분들 중 한 명이다. 역사는 자칫하면 어렵고 지루한 것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이 책 <이 정도만 알면 되는 세계사>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한 20개 사건을 골라서 실어 놨다. 그리고 매우 흥미진진하게 인류의 주요 역사를 읊어준다. 저자에 따르면 꼭 알아야 할 세계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방대한 세계사를 이렇게 가볍고 정리된 내용으로 보여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일단 예전에는 긍정적으로만 평가했던 '세계화'라는 것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고대 알렉산드로스 대왕부터 시작된 세계화. 그는 비록 동서 문화의 융합을 이루어내고 새로운 문화적 지평을 열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순 있다. 그러나 그가 이룬 광대한 정복과 문화 확산의 이면에는 무수한 폭력과 파괴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항해 시대 역시 물론 새로운 항로와 발견의 역사였던 것은 맞으나 그 이면에 있었던 식민지 착취와 노예 노동 그리고 불평등한 교육 구조가 바로 지금의 빈부격차로 이어졌을 거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은 세상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거대한 사건들을 되짚어준다. 루터의 종교 개혁으로 인해서 유럽을 한동안 지배하고 있었던 중세의 세계관이 뒤흔들리고 개인의 이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근대적 가치가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미국과 프랑스 혁명은 전 세계가 혁명으로 치달을 수 있도록 자극하고 정당화하는 상징적 모델이 되었다. 베스트팔렌 조약을 통해서 국가와 국경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만들어졌으며 파괴적이었던 2차 세계대전은 인류에게 교훈을 남겼다. 지금의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큰 희생 위에 놓여있는지라는 교훈.

저자의 말에 따르면 세계사는 그저 과거 이야기로만 머무르고 있지 않다. 지금의 세계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과거 우리 조상들이 했던 선택들이 무수히 쌓여서 비로소 만들어진 결과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리고 신냉전 문제가 등장하는데, 이는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이다. 과거와 현재는 동떨어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바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시대정신, 즉 서로 맞물린 고리처럼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축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저 표면적인 사건만 볼 일이 아니라 반복되는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교훈을 읽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주는 좋은 책 <이 정도만 알면 되는 세계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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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 언제나 꺼내 먹을 수 있는 따뜻한 영화 한 그릇
오토나쿨.박지완 지음 / 유선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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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요리를 사랑하는 두 여자가

한 편의 영화에서 출발해

한 그릇의 요리로 완성한 기록


영화는 뇌를 자극하고 요리는 위를 만족시킨다. 사랑하는 사람과 갓 만든 따끈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취향에 꼭 맞는 영화를 보는 경험. 조금 과장하자면 그 순간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그런 천국 같은 컨셉을 가진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를 만났다. 영화에서 출발해 요리에서 끝나는 이 책은 오토나쿨 작가와 박지완 영화감독, 이 두 저자의 서로 다른 개성이 만나서 빚어진 작품이다.


아직 혼자 살고 개성이 강한 오토나쿨 작가의 글에선 특히 일본 영화와 음식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소개하는 요리는 뭔가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이다. 반면에 그녀의 내면은 마치 용광로 같았다. 무엇보다도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뜨거운 에너지가 느껴진다. 특히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라는 영화와 콩나물 냉국 에피소드에서 소위 ‘나쁜 여자’ 혹은 ‘쌍년’ 이 주인공인 영화를 즐긴다는 그녀의 고백은 매우 솔직해서 매력적이었다.


이미 결혼 몇 년 차, 남편과 편안하게 방귀를 튼 채 ‘진짜 가족’으로 살아가는 내게, 그녀의 문장은 잊고 지냈던 연애 시절의 설렘과 불안,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아무리 점잔 떨고 폼 잡아도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라는 그녀의 문장에서는 아주 솔직한 인간의 감정을 추구하는 그녀의 개성이 드러난다.


반면 박지완 감독의 글은 안정적이고 따뜻하다. 우선 영화 <노팅힐>을 소개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월남쌈 레시피 너무 마음에 들었다. 소년미 넘치는 배우 휴 그랜트가 연기한 윌리엄 태커가 삶을 즐겁게 누릴 수 있는 것은 결국 함께 삶을 나눈 친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삶은 역시 나누는 맛이다. 그리고 연애란 결국 나와 상대의 감정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 공감한다.


그런데 이 작가의 이면에 반전 있는 취향이 숨어 있었다. <리플리>와 <나를 찾아줘>같은 스릴러 영화를 소개할 때 나는 반가움을 느꼈다. 나도 추미스 광인이라.. 바람둥이 남편을 향한 여주인공의 광기와 집착이 서린 영화 <나를 찾아줘>를 이야기하면서 좋은 결혼 생활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글은 조금 아이러니했다. 그러나 “좋은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서로를 위해 끊임없이 애써야 한다"라는 다정한 결론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취향 독특한 싱글 여성의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물씬 풍겨나는 오토나쿨 작가의 글들과 여성 감독으로 현장에서 잔뼈가 굵어졌고 결혼을 한 박지완 작가의 “숙성된 안정감” 사이를 오가다 보니 어느새 책 한 권이 끝나있다. 읽는 내내 내가 몰랐던 영화들을 알게 되어 좋았고 음식의 맛을 상상하는 기쁨이 있었다. 두 저자의 색깔은 뚜렷하게 다르지만 결국 영화와 요리라는 공통분모가 되어 독자들을 만났다. 너무 좋았던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이번 주말엔 책에 나온 “월남쌈”에 “콩나물 냉국”을 곁들어 먹으며 좋은 영화 한 편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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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본능 - AI 시대, 우리가 낙서를 멈추지 않는 이유
정연덕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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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복제되는 시대,

끝내 살아남는 가치는

당신의 이름입니다"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법대 교수인 저자의 시선이 

합쳐지면서 이 책은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한다. 

단순히 창작을 논하기보다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다시 고민해야 할 부분들을 짚어주는 쪽에 가깝다. 

창작의 본질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를 맞닥뜨린 창작의 

미래를 그려본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책의 주제는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좁혀볼 수 있겠다.


첫 번째는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창작을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행위로 보지 않는다. 

대신 창작이란 이미 존재하는 것 위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변주하는 

과정이라 말하는 저자. 여기서 뉴턴의 명언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 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결국 창작은 모방에서 출발하지만 그걸 어떻게 자기 

방식으로 바꾸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다만 이 부분에서 

저자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단순한 표절과 창작은 다르다는 것이다. 

표절은 타인의 결과물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지만, 레퍼런스나 오마주, 

리메이크는 그 위에 창작자의 해석과 숨결이 더해진 결과물이라는 점.


두 번째는 '소중한 창작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저작권 혹은 지적 재산권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가 법학자라서 그런지 이 부분이 

책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핵심은 창작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저작권이 있어야 앞으로도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저작권이 너무 강해지면 

새로운 창작을 막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기존의 창작자(거인)와 새로운 창작자(난쟁이) 사이의 갈등.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결국 핵심 문제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소설,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적 재산권을 둘러싼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몰랐던 이야기들 ( 천경자 작가, MC몽, 해리 포터 등등)

이 많이 나와서 재미있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자신의 목소리가 과연 있는가?의 문제라는 것.


마지막은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회, 즉 A.I.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창작자와 소비자 그리고 플랫폼 등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창작물은 더 빠르게,  더 넓게 퍼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된다.  저자는 이런 환경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단순히 창작물을 삭제하거나 소송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 반면, 법은 언제나 한 발자국

느리게 움직인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들어서야 A.I. 창작물에 대한 기준을 잡기 위해

부랴부랴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결국 인간과 A.I.가

함께 협업하며 창작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쨌든 A.I.는 창작활동에 있어서 도구일 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창작물에서 의미를 만들어내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인간이 창작의 주체임이 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창작이라고 하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만 생각했지

저작권이나 지적 재산권 등의 문제까지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창작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너무나 중요하고

반드시 한번은 짚어봐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예상과는 조금 달랐지만 창작과 

저작권에 대한 매우 깊이 있고 전문적인 내용을 가진 

책이다. 앞으로 창작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이쪽으로 종사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창작 본능>

.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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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
기나 지렌 지음, 이상연 감수 / 그래비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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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인원은 27명,

누군가와 손을 잡지 않으면 죽는다.

졸업식 직전, 게임이 시작됐다!


그냥 보면 평화로워 보이는 사립여고의 한 교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치열한 눈치싸움과 신경전이 있다.

그리고 학기 초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누가 1군이고 누가 3군인지. 

어떤 무리라도 들어갈 수만 있다면 그나마 

안심이지만 은근한 따돌림 때문에 친구가 생기지 않으면

몇 년 동안 숨 막히는 일상을 보낼 수밖에 없다.


책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는 이 냉정한 분위기에

생존 게임이라는 살벌한 설정을 더한다. 영화 <배틀로얄>

만큼의 잔인함은 없을지라도 두 명씩 짝을 짓지 못하면

‘실격’ 처리되는 상황. 졸업식을 앞두고 있던 아이들 앞에 

선 담임 스즈타 선생님은 갑자기 폭탄 발언을 하는데....


주인공 미즈시마 미신은 중학교에 다닐 때,

반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심하게 당하던 친구를

돕다가 일진들의 표적이 된다. 도시락에 벌레나 이물질을

넣는 것은 기본이고 누군가는 “죽어버려” 같은 쪽지를

남긴다. 설상가상으로 엄마는 남자친구와 살기 위해

미신을 혼자 남겨두고 떠났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한 탓에 삐쩍 말라버린 미신을

두고 “유령짱”이라고 부르는 아이들... 실제로 그녀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체육 시간에는 늘 체육 교사와 

팀을 이뤘던 미신. 이제야 졸업을 하고 해방되나 싶었지만 

갑자기 시작된 “짝짓기 생존 게임” 이라니....


아이들은 생지옥과 아비규환,그 사이 어디쯤으로 

던져지게 되는데....


“두 사람씩 짝을 지어야 한다.

남는 사람은 그 즉시 탈락한다.

한 번 잡은 손은, 다시 잡을 수 없다"


친구는 선택지가 되고, 우정은 계산으로 매겨진다.

살아남기 위해 누구의 손을 잡을 것인가.

당신이 잡은 그 손은, 당신을 잡을 것인가.


게임은 시작되고 아이들의 두뇌는 풀가동 된다.

이 와중에 모두들 그동안 품어왔던 속마음을 드러내면서

미신을 철저히 따돌렸던 아이들의 민낯이 까발겨진다.

결국 진정한 우정처럼 보였던 것은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계산에 불과했던 것이다.


책에 나오는 표현 중 ”의식하지 못한 악의“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우리 반에 따돌림이 어디 있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그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빌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는 사실....


졸업식이 있을 10시까지 게임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모두가 실격 처리되는 상황.. 과연 이 이야기의 결말은?


책을 덮으며 스스로 묻게 된다. 학창 시절에 나는

과연 누군가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외면한 사람이었을까? 점점 차가워지는 세상에

생각할 거리를 건네는 의미있고 흥미진진한소설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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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 - 소셜 로봇의 시대에 우리는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브 헤롤드 지음, 김창규 옮김 / 현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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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내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을까?

아이의 교육을 로봇에게 맡겨도 괜찮을까?

어느새 로봇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삶에 성큼 들어왔다. 우선 공항을 돌아다니며 안내를 하는 로봇에서부터 식당에서 그릇을 치우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로봇까지. 로봇청소기나 인공지능은 이제는 집안에 있는 가구처럼 눈에 띄지도 않는다. 옛날에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 우리 삶을 위협하는 존재로 그려졌던 로봇이 이제는 일상이라니. 책 <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 삶과 연계되어 존재하는 로봇에 대한 담론이다.

우선 이 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속성인 “인격화”에 주목한다. 사람은 사물에 쉽게 감정을 부여하고 인격화한다는 것이다. 헤어진 연인 대신 인형으로 대리만족을 느꼈던 1900년대 오스카라는 화가의 사례부터, 현재 로봇에게 성별을 부여하는 현대인들의 사례까지, 인간은 기본적으로 소셜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인을 돌보고, 아이를 교육하며, 상담을 돕는 로봇까지, 이미 우리는 진행 중인 로봇과의 공존을 보고 있다.

이 책은 로봇과 인간, 그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특히 흥미로웠던 질문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로봇은 인간보다 똑똑해질까?” 와 “로봇이 인류를 멸망시킬까?” 등이었다. 저자는 딥 러닝 등의 학습과 인간과 비슷한 신경망 체계의 도입 등으로 패턴 인식과 계산 등에 능한 로봇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인간처럼 추론을 한다거나 감정 지능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저자. 인간처럼 다양한 지능을 하나로 결합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관점인 것 같다.

영화 ‘매트릭스’엔 너무 똑똑해진 인공지능이 지구환경에 해가 되는 인간들을 배터리로 사용하면서 전기를 충당하고 그 대신 인간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멋진 가상 세계를 선물로 준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렇듯 사람들은 로봇에 의해서 멸망하는 문명과 지구에 대한 상상을 즐긴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인공지능은 도구일 뿐. 오히려 가치관 면에서 불완전한 인간의 속성이 인공지능에게 전달될 상황만 조심하면 된다는 저자. 그녀는 인종차별주의자와 성차별주의자의 글을 학습해서 마치 소시오패스처럼 변해버린 챗봇 ‘테이’의 예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 책은 로봇에 대해서 우리가 궁금해할 만한 여러 주제를 폭넓게 다룬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문제들 – 외로워하는 사람들, 아이 돌볼 시간이 없는 바쁜 부모들 그리고 사랑할 대상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 –의 해결 방법으로 소셜 로봇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로봇은 기계이기에 한계가 있고 많은 것을 그들로부터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의 삶에 로봇이 더욱더 깊이 들어오게 된다면 좀 더 예산을 들이고 연구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한국은 특히 더 로봇 산업 분야가 발달하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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