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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본능 - AI 시대, 우리가 낙서를 멈추지 않는 이유
정연덕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6년 2월
평점 :
"모든 것이 복제되는 시대,
끝내 살아남는 가치는
당신의 이름입니다"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법대 교수인 저자의 시선이
합쳐지면서 이 책은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한다.
단순히 창작을 논하기보다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다시 고민해야 할 부분들을 짚어주는 쪽에 가깝다.
창작의 본질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를 맞닥뜨린 창작의
미래를 그려본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책의 주제는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좁혀볼 수 있겠다.
첫 번째는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창작을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행위로 보지 않는다.
대신 창작이란 이미 존재하는 것 위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변주하는
과정이라 말하는 저자. 여기서 뉴턴의 명언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 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결국 창작은 모방에서 출발하지만 그걸 어떻게 자기
방식으로 바꾸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다만 이 부분에서
저자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단순한 표절과 창작은 다르다는 것이다.
표절은 타인의 결과물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지만, 레퍼런스나 오마주,
리메이크는 그 위에 창작자의 해석과 숨결이 더해진 결과물이라는 점.
두 번째는 '소중한 창작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저작권 혹은 지적 재산권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가 법학자라서 그런지 이 부분이
책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핵심은 창작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저작권이 있어야 앞으로도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저작권이 너무 강해지면
새로운 창작을 막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기존의 창작자(거인)와 새로운 창작자(난쟁이) 사이의 갈등.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결국 핵심 문제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소설,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적 재산권을 둘러싼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몰랐던 이야기들 ( 천경자 작가, MC몽, 해리 포터 등등)
이 많이 나와서 재미있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자신의 목소리가 과연 있는가?의 문제라는 것.
마지막은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회, 즉 A.I.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창작자와 소비자 그리고 플랫폼 등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창작물은 더 빠르게, 더 넓게 퍼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된다. 저자는 이런 환경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단순히 창작물을 삭제하거나 소송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 반면, 법은 언제나 한 발자국
느리게 움직인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들어서야 A.I. 창작물에 대한 기준을 잡기 위해
부랴부랴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결국 인간과 A.I.가
함께 협업하며 창작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쨌든 A.I.는 창작활동에 있어서 도구일 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창작물에서 의미를 만들어내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인간이 창작의 주체임이 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창작이라고 하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만 생각했지
저작권이나 지적 재산권 등의 문제까지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창작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너무나 중요하고
반드시 한번은 짚어봐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예상과는 조금 달랐지만 창작과
저작권에 대한 매우 깊이 있고 전문적인 내용을 가진
책이다. 앞으로 창작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이쪽으로 종사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창작 본능>
.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