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 ‘정상’ 권력을 부수는 글쓰기에 대하여
이라영 지음 / 문예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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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권력을 부수는 글쓰기에 대하여 ”

평생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살아온, 그리고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빌어서 살아와야했던 이 나라 여성들을 생각해본다. 미투운동 이후에 우리의 젠더 영역은 지각변동을 겪었긴 하나, 내면의 새가 깨어나서 큰소리로 지저귀기에는 아직 우리는 갈 길이 많이 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별 생각 없이 살아가다가도 문득문득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성차별의 단면들,,, 우리는 아직 멀었다. 갈 길이 무척 멀었다고 생각한다. 평등한 인간을 성으로 나누어 범주화하고 높고 낮음의 계층을 만드는 사람들, 여성은 스스로 생각할 머리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 인간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권력이 있고 없고를 따지는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 [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

저자 이라영씨는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이 에세이를 쓰면서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책속에서 풀어놓고 있다. 시대도 다르고 인종도 다른 그녀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진실은 역시 공명하기 떄문인 걸까? 세월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 나 " 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잡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였지만

" 나 " 는 여성인 것이 자랑스럽고 그렇기에 여성이기 깨문에 받는 불평등이나 차별을 더 이상 받고 싶지 않다. 그리고 여성이기에 맞춰야할 획일성도 이제는 거부한다. 내가 느끼는 것을 이라영 저자가 책 속에 풀어내어 주어서 얼마나 기쁘고 통쾌한지.

이 책에는 많은 저자들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야기는 바로 저자 조라 닐 허스턴 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작품 [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 편을 통해서 흑인 남성이 자신들의 문학에서 잘 다루지않는 젠더 권력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녀가 흑인 여성으로써 느낀 감정과 흑인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 그들의 눈을 신을 보고 있었다 ] 의 초반에 잘 담겨 있다고 한다.

" 백인 남자는 자기 짐을 내려놓고는 흑인 남자더러 그걸 들라고 하지. 어쩔 수 없으니까 흑인 남자는 짐을 집어 들긴 하지만 그걸 짊어지고 나르지는 않아. 그냥 자기 여자 식구들한테 짐을 넘긴단다. 내가 아는 한 흑인 여자들이 이 세상의 노새란다 ."

책 속의 주인공 재니의 할머니가 백인 주인에게 노예로서 노동을 착취당했다면, 주인공 재니는 각각 3번의 결혼을 통해서 남편의 지배라는 가부장적 제도에 의한 착취를 경험하게 된다. 각 남편들은 " 여자들은 대신 생각해줄 사람이 필요해 " 라거나 " 여자의 자리는 가정이라고 하는 등 " 지금 생각하면 간이 부어도 한참 부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리고 세번째 남편 티 케이크는 질투 때문에 그녀의 목숨을 빼앗으려 한다. 총을 든 남편에 대한 정당방위로 그를 쏘아죽인 재니는 법정에 서게 되고 백인 여성들이 그녀의 무죄를 주장하는 반면, 살인죄를 주장하며 무섭게 몰아붙이는 사람들은 바로 흑인 남성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운명을 좌우하는 배심원들은 백인인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이외에도 " 나는 밤마다 나이트클럽에서 졸도 직전까지 놀았다 " 라며 잘 노는 여자의 전형성을 보여준 젤다 피츠제랄드의 모습도 인상깊었다. 어느 문화든 잘 노는 여성의 이미지는 타락한 여성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고 먹잇감을 노리고 유흥업소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남성들의 노리개로 전락하기도 한다 . 젤다가 살던 시절도 이와 비슷하여 대놓고 놀러다니던 젤다는 사치스럽고 남성 편력이 심한 여자로 취급받고 남편인 스콧 피츠제럴드를 정신병으로 몰아넣었다는 억울한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역사란 누구의 관점에서 쓰여졌냐에 따라서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는 것 같다. 사실을 알아보니, 스콧은 젤다의 글에 대해서 혹평하고 그녀가 글쓰는 것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니,,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남자였던 것!! 심지어 젤다의 일기를 표절하기도 했다는 이야기에 혀를 끌끌 차게 되었다.

투명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이 살아온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을 위해서 글을 써온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 이렇게 훌륭한 작가인데도 알려진 것이 많이 없는 여성 작가들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이 만나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젠더 감수성에 대한 교육이나 페미니즘 이론이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 왜 언론은 페미니즘을 기본 사회 시스템을 뒤집으려하는 테러 집단 쯤으로 묘사하는지 모르겠다.

단지 여성의 몸으로 여성의 말을 하겠다는데 말이다. 너무 탐나는 책을 읽고 서평까지 쓰게 되어서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라영 저자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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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목대비 - 그는 연모했고 그녀는 증오했다 광해와 인목대비의 이야기…
이재원 지음 / 살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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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모했고 그녀는 증오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소설가의 상상력을 더한 퓨젼 역사소설 [ 인목대비 ] 를 읽게 되었습니다. 궁이라는 다소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실록에만 부분적으로 실려있을 뿐 후손인 우리들은 이렇게 누군가의 상상력에 의지하여 우리 조상의 치열했던 삶을 들여다볼 수 밖에 없게 되었네요.


평생 한 여인을 사랑하였지만 그녀로부터 미움과 증오를 되돌려받은 비운의 남자 광해!

비록 품에 품을 순 없을지라도 그녀를 치열한 당쟁 속에서 지켜내고자 갈등하고 번민하는 남자의 이면을 반전이라는 트릭을 써서 잘 풀어낸 소설인 것 같아요. 이제 그의 이야기를 들여볼까요?

복사꽃 만개한 한양의 필운동 나들이에서 휘정 ( 나중에 인목대비가 됨 ) 을 처음 본 광해는 그녀에게 치명적인 끌림을 느끼고는 어머니 공빈 김씨가 물려준 한쌍으로 된 금실 나비수 향낭 중 하나를 전달하며 그녀가 입궁 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에 대한 그의 불타는 마음을 보여숩니다다. 하지만 그에게만 가슴 뛰는 연정이었을 뿐, 휘정에게는 어렴풋한 그림자로밖에 각인되지 않은 젊은 선비의 모습.


이렇게 그들의 인연의 끈은 끝끝내 이런 식으로 비껴나갑니다.


절대로 궁으로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무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광해의 부왕인 선조의 계비로 간택된 휘정. 동시에 자신보다 아홉 살이나 어린 그녀를 새어머니로 맞이하게 되면서 세자인 광해의 마음은 복잡한 심정이 된다.


4년 만에 인목대비로부터 적자인 영창대군이 출생하지만 이내 선조가 승하하게 되면서

아들 사이에는 왕위 계승에 대한 갈등이 발생하고 이들은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하지만 인목대비는 세자였던 광해에게 보위를 승계토록 한다는 언문 교지를 내리며

그가 자신의 아들인 영창대군을 보호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부디성군이 되어주시오.”

“너를(영창대군)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이 어미가 너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정녕 이것뿐이란 말이냐?”

역사는 승리한 자의 입장에서 쓰여지는 것이라 우리는 광해군에 대한 사실을 어쩌면 0.0000001 프로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할 수도 있어요.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걱정하고 혁신을 시도한 성군이었다는 시각과 가족들을 죽이면서까지 왕위를 지켜내려고 했던 잔혹한 인물이라는 여러가지 다른 시각으로 비춰지는 왕이지요.

그러나 그에 대한 후손들의 평가가 어떠했건간에 피비린내나는 혈투와 암투가 벌어지는 궁이라는 곳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지켜내려던 시대의 로맨티스트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인목대비는 과연 광해와 당파로부터 영창대군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광해는 형제 간의 갈등과 붕당 간의 당쟁 싸움에서 얼마나 소신을 가지고

자신이 꿈꾸는 국정을 이끌어가는 성군이 될 수 있을까요?

광해와 인목대비의 이야기뿐 아니라 조선 중 후기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소설입니다.

참으로 질기고 지독한 인연이었다.

한 번도 내색한 적 없었다. 한 번도 아는 척한 적도 없었다.

필운동에 복사꽃 핀 봄날, 향낭으로 마음을 전해주던 붉은 노을 속 젊은 선비가 광해 당신이었느냐 물어본 적도 없었다.

한눈에 사랑을 가져간 열아홉 살 꽃같던 처자가 인목 아니, 휘정 당신이었노라는 고백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질기고 기나긴 마음의 끈이자 비밀의 숲이었고, 결코 맞받아칠 수 없었던 수평선과 지평선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

가슴으로 울던 짝사랑 같은 연정이었고 애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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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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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남편의 복수를 위해 얼굴을 고치고 살인자의 아내가 되었다 ”

“ 나는 지옥에 있는 걸까, 천국에 있는 걸까

사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듯이 여자는 약하지만 마음에 복수라는 칼을 품은 여자는 그 누구보다 무서워질 수 있다. ( 영화 킬빌에 나오는 우마 서먼처럼,,, 피가 낭자하지만 정말 볼만한 영화임 )

이 책에도 폭주하는 복수 기차에 올라탄 여인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히데오의 아내 에리이다. 의사인 히데오와 꽁냥꽁냥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듯한 그녀는 사실 히데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거짓으로 사랑을 연기하고 히데오와의 결혼에 골인한 사키코라는 인물이다. 에리, 아니 사키코라는 이 여자는 계속 현 남편을 어떻게 죽여야 속이 시원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도대체 그녀의 사연은 무엇이고 히데오의 죄는 무엇인가?

그가 욕조에 들어가 있을 떄 드라이기를 물에 빠뜨릴까?

음식에 독을 탈까?

자고 있는 동안에 칼로 찔러 죽일까?


어릴 적에 엄마를 잃고 이후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보낸 외로운 사키코.

그녀는 고모집에 얹혀 살지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 중학생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들게 삶을 살아간다. 그런 그녀 앞에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소년 다다토키가 나타나고 그들은 서로 운명이라 믿으며 그렇게 사랑으로 맺어진다. 결혼을 한 후 한 제약회사에 취직했던 다다토키는, 그러나, 어느 빌라에서 추락사한채 발견되고

다다토키가 죽은 현장에서 히데오라는 이름의 남자가 발견된다.


알고 보니, 다다토키는 회사 사정이 안 좋아져서 이미 6개월 전에 퇴사를 한 상태였고

그가 머무르던 빌라에서는 그가 그동안 남들에게 사기를 져질러왔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다다토키가 사기를 저지르다니,, 믿을 순 없었지만 투자 정보가 실려있는 여러 유인물과

퇴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월급을 가지고 왔던 예전의 다다토키의 모습에서

사키코는 그가 사실은 여러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서 집으로 돈을 가져왔음을 알게 되었고

결국 다다토키에게 사기를 당한 여러 사람들 중 액수가 가장 높았던 구보카와치 히데오가

분을 못참고 다다토키를 베란다에서 밀어버린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하늘이 무심하게도 히데오가 다다토키를 죽였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다다토키가 자살한 것으로 수사는 종결되고 만다.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키코는 더 이상 삶의 희망을 잃고 에리라는 여성과 함께 밀폐된 텐트에서 연탄불을 피워 자살을 시도하지만 텐트 위에 나뭇가지가 떨어지면서 구멍이 생기는 바람에 살아남는다. 이때 그녀는 생각의 전환을 시도한다.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증거가 없어서 범인을 잡진 못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범인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고 말겠다고.

그녀는 에리의 신분증과 소지품을 손에 넣고 주먹을 꼭 쥔다. 반드시 살아남아 끝까지 복수한다고 생각하며.


네 인생을 대신 살아도 될까? 기회를 얻고 싶어.

그 남자의 죄를 폭로하고 싶어.

우리나라에서는 [ 성모 ] 라는 작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저자 아키요시 리카코.

어마어마한 반전이 큰 매력이었다는 [ 성모 ] 만큼이나 이 작품에도 그에 못지 않은 강렬한 반전이 있다. 불교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인연법이라는 법칙이 이 소설에서 묘하게 작용하고 있다. 사키코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흔히들 이야기하길 뭔가에 씌이면 " 맹목적 " 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냥 다다토키에 대한 복수에 씌이는 바람에 " 맹목적 " 으로 그쪽으로만 내달린 그녀 사키코. 책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드러나는 진실은 인간은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양면적이고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예측가능한 반전이 아니라서 더욱 더 재미있었던 작품 [ 작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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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TAROT 공식 한국판 - 타로카드 78장 & 한글 가이드북
줄리아 스마일리 지음, 메건 린 코트 그림, 송민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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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운명을 점치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다기에는 너무나 귀여운 모습의 타로 카드가 왔습니다. 그 이름은 캣 타로. 첨에 택배를 뜯어본 순간 이거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책이 없었기 때문이죠. 예전에 타로 카드를 좀 다뤄본 제 경험상 타로 카드는 항상 안내서와 함께 하기 때문에 카드 한 상자만 달랑 온 것 같아서 심히 당황했답니다. 그런데 상자 뚜껑을 열어보니 딱 상자 크기의 조그만 안내서가 뙇! 등장했어요. 심하게 작은 크기라서 설명이 잘 되어있을지 의심했는데 알찬 설명이 잘 적혀있었습니다.






우리 코난이도 관심을 가지더군요. 거대 고양이가 나타났다!!

어쨌든 메이저 카드부터 마이너 카드까지 꼼꼼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안심했답니다. 그래서 이제는 카드 하나하나를 구경해보기로 했지요. 우선 메이저 아르카나입니다. 예쁘고 아름답고 귀여운 고양이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0번 바보카드부터 21번 세계카드까지 정말 완성도 있게 그려진 카드들이에요. 정말 예뻐서 쓰기에는 아까운 정도라고나 할까요?








마이너 아르카나도 컵, 완드, 동전, 칼 등의 요소에 따라 잘 나뉘어져 있었고요.

사료 먹는 고양이, 놀이하는 고양이 이런 식으로 각 요소에 따라서 고양이의 행태로

잘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카드 구분하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물론 카드에 각 요소들의 표식이 있는 것은 당연하구요. 카드를 기념으로 가지고 싶을 만큼 예쁘고 매력있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재미로 점을 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코로나로 인해서 친구도 잘 못 만나고 항상 가까이에 있는 게 남편이다 보니까

남편을 주인공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점치는 3카드 배열법으로 그의 운명을 점치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더군요.... 그에게 발목잡혀있는 제 운명을 점치는 거나 마찬가지이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과거 카드로는 연인 카드가 나왔구요

( 지지고 볶았던 하찮은 연애 시절을 의미하는 것인가? )

현재 카드는 완드 9 가 나왔는데 편안하지만 고집세고 융통성 없다는 의미라는데

( 제 남편 성격이 그대로 나옴 ㅋㅋㅋ )

미래 카드는 비공개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정말 맞는 카드가 나와서 저희 둘다 헉!! 했다니까요.

혹시나 타로 카드와 타로 카드 리딩에 관심이 있는 모든 회원분들께 추천하는

카드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해요.

그림의 완성도가 그야말로 끝내주거든요.

지인에게 선물로 드려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일은 친구를 초대해서 리딩을 봐줘야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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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 사는 네 여자
미우라 시온 지음, 이소담 옮김 / 살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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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겐 외로움의 지옥 말고 함께 하는 맛과

따스함과 사건이 있다 ”

[ 그 집에 사는 네 여자 ] 의 표지에는 갓파, 벚꽃, 밥 그리고 괴한의 마스크가 차례로 그려져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각 그림들이 뜻하는 바를 알게된다. 특히 맨 왼쪽에 있는 개구리 같은 모습의 " 갓파 " 는 물 속에 산다고 전해 내려오는 일본의 요괴인데 그의 존재는 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하다.

얼굴을 보는 순간 쿡쿡 웃게 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니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배경은 백오십평 가까이 되는 낡은 목조주택인 마키타가이고 주인공은 거기에 살고 있는 4명의 여성이다. 자수를 전문적으로 놓고 가르치는 주인공 사치, 그리고 그녀의 우아한 엄마 쓰루요 그리고 사치와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나이를 비롯, 소름끼치는 유사성 ( 나이와 특징없는 외모? ) 때문에 친해진 친구 유키노 그리고 유키노의 직장 동료인 다에미가 함께 살고 있다.

원래 유키노는 백합 빌라라는 이름도 옛날식인 정말 오래된 빌라에 살았지만 이웃에 살았던 할아버지가 욕조에서 돌아가시면서 일으킨 물홍수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빌라를 나오게 되었고, 오갈데 없던 유키노를 사치가 선뜻 받아준다. 그리고 게으르고 여자친구에게서 돈을 뜯어낼 궁리를 하던 전 남자친구와 이별 후 쭉 그에게서 스토킹을 당하던 다에미를 유키노가 마키타가로 데리고 오면서 4명의 여성이 함께 살게 된 것이다.







이 소설은 처음에는 4명의 여성들의 캐릭터와 그들의 소소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자수 전문 선생님인 사치는 집에서 수업을 열고 잘 외출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고독사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소심한 여성이고, 사치의 엄마 쓰루요는 TV 시청과 백화점 방문을 낙으로 살아가며 사치에 대해 별로 간섭하지 않는 자유로운 엄마이고, 사치의 친구 유키노는 생각과 행동이 재빠르고 과감한 독설가이며, 다에미는 구제불능 로맨티스트라 능력없고 불쌍해보이는 남자에게 끌리는 악취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소설에는 이 여성들 뿐 아니라 존재감이 대단한 캐릭터들이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우선 입주 고용인으로써 별채에 살면서 80평생 결혼도 안하고 사치와 쓰루요를 지켜주는 노인 야마다 이치로. 아버지의 얼굴을 모르는 사치는 그가 혹시 아버지가 아닐까? 의심해보지만 야마다씨에 대한 어머니의 관심은 거의 공기에 대한 관심이나 마찬가지이다.

" 야마다씨는 왜 결혼 안 했을까."

"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야다마 씨를 이 집에 들러붙은 지박령이나수호신이라고 생각해. 그냥 내버려두면 돼."

그 뿐 아니라 까마귀의 신과 같은 존재 젠푸쿠마루는 갑자기 소설에 등장하여 사치의 엄마 쓰루요와 아버지 간다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게 나름 재미가 쏠쏠한데, 치기어린 젊은 간다가 지적인 쓰루요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화염병을 던지는 장면을 보면 마치 흑백 로맨스 영화를 보는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일본 설화 속에나 등장할 듯한 까마귀의 신이 인간의 러브스토리를 읊어준다는 사실이 대단히 일본스럽다고 할까? 고풍스럽다고 할까? 하여간 재미있었다.




개미같이 소소한 유머거리를 던져주던 이 소설은 막판에 " 갓파 " 미이라를 등장시키면서 그야말로 박장대소의 유머를 선사한다. 아버지의 가출 이후 40년 동안 들여다보지 않았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방에 고이 모셔져있던 " 갓파 ". 일본 설화 속에 등장하는 그 미이라가 왜 그 방에 있었으며 굳이 유키노는 접근 금지의 아우라를 팍팍 풍기던 그 방을 왜 열어서 " 갓파 " 미이라를 끄집어내었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 소설의 빅 재미는 " 갓파 " 미이라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놓쳐선 안된다. 반드시 읽어봐야할 부분이다. 소설책 앞부분에선 잔잔하게 흘러가던 소설이 급전환을 하면서 큰 사건이 터지고 모든 비밀이 흘러나온다. 이 부분을 보면서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우리보다 일본이 더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 집에 사는 네 여자 ] 는 끈끈하지는 않지만 일종의 느슨한 연대감으로 뭉친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부모님처럼 결혼이나 미래를 걱정하지는 않지만 물난리가 났을 때 방을 빌려주고 스토킹을 당할 때 경찰서에 함께 가주는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고독사하지 않을까 걱정할 때 옆에 와서 맥주를 함께 나누며 시시덕거릴 수 있는 친구, 그리고 연애에 소심한 친구를 위해 전시회 티켓을 쿡 찔러주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다른 엄마처럼 챙겨주고 잔소리하진 않지만 딸의 존재를 보석처럼 여기는 어머니를 둔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에 말미에는 주인공 사치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또 한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따뜻하고 웃음이 넘쳐나는 이 책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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