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익명의 악의가 교차하는 순간,

온 세상이 순식간에 뒤집힌다 ”

일본 추리 소설의 백미는 역시 서술 반전이다! 독자들이 깜짝 ( X100 ) 놀랄 만한 폭발적인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 소설인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나름 추리 좀 한다고 잘난 척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이야기의 방향을 전혀 짐작 못 했다. 하지만 표지를 잘 보시길. 마그리트의 명화 [연인들]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표지의 그림이 이야기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주고 있다.

천을 덮어쓴 채 키스를 하는 연인. 원작에서는 연인들이 키스만 하는데, 표지 그림 속 연인들은 손으로 서로의 목을 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신비로운 마그리트의 원작과는 달리, 표지 그림에서는 왠지 모를 분노와 절망이 느껴지고, 싸늘하기까지 하다.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우리는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너도 나도 부르짖는 사랑의 깊이와 너비는 얼마나 될까? 닭살 돋을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슬프고 소름 끼쳤던 이야기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카에데는 도오출판사에서 잘나가는 잡지 [히로인]을 만드는 팀을 이끌고 있다.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이 잡지는 주부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지만, 가정주부를 폄하하는 듯한 광고 문구 때문에 카에데에게 온갖 악플과 메일 그리고 전화를 통한 공격이 이어진다. 판매 부수가 떨어질 것을 걱정한 카에데의 상사는 급기야 그녀에게 잠시만 휴식을 취해달라고 권유하는데, 그 말은 바로 팀에서 나가달라는 소리다. 본인이 피땀 흘려 일군 잡지를 그만두기에는 너무 허망하지만 이 정도에 실망하고 쓰러질 카에데가 아니다.

그러던 중, 카에데는 프리랜서 기자인 사키모리라는 사람으로부터 책 출간 프로젝트를 제안받게 된다. 그 즈음에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도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 의상을 만드는 게 유행이 되었는데, 그 유행을 이끄는 파워 블로거인 "소라 파파"를 중심으로 책을 만들어보자는 게 그의 제안이다. 그가 블로그에 올린 내용과 그에 대한 인터뷰만 있다면 좋은 책을 발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일에 있어서는 빈틈이 없는 카에데는 "소라 파파" 와 게시물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 그의 블로그에 접속한다. 그런데 게시물들을 보고 뭔가 위화감을 느낀 카에데. " 소라 파파"라는 이 블로거가 딸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 의상 제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 게시물 아래에 이런 댓글을 남긴다.

comment : 당신은 아이를 정말 사랑하나요?

사람에 따라서는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댓글이긴 하지만, 아내가 식물인간이 된 채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외롭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졸린 눈을 비벼가며 의상을 제작하는 "소라 파파" 입장에서는 댓글 하나에 통제 불가능한 분노를 느끼게 되고, 그때부터 "소라 파파"는 미친 듯이 온라인을 뒤져서 댓글러의 흔적을 조금씩 찾게 된다.

한편, "소라 파파"와 블로그 상에서 몇 번 설전을 벌인 이후, 카에데는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 자신을 뒤쫓는 검은 그림자를 느끼게 된다. SNS 친구였던 딸기 밤비라는 닉네임이 갑자기 스토커처럼 행세하고, 누군가가 쓰레기통 안에 있는 음식에 독약을 뿌려서 근처 까마귀들이 사체로 발견된다. 우편함에 있었던 각종 우편물들이 누군가에 의해 도난되고 결국엔 카에데가 인터넷상에 적어놓은 비밀 일기가 온 천하에 공개되면서 그녀의 사생활에 대한 악플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어릴 적 입은 상처로 인해서 사람들을 잘 믿지 못하는 카에데. 그녀는 겉으로 씩씩하고 당당해 보이지만 사람에 대한 지독한 두려움을 안은 채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 사건부터 그녀에게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검은 어둠이 마음속에 생기고 말았다. "소라 파파"인 다나시마는 밝았던 아내가 베란다에서 떨어져서 식물인간이 된 이후로, 직장 생활과 육아에 지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딸인 미소라에게 의상을 만들어주는 것은 딸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취미일 수도 있다.

처음부터 책은 무척 재미있었다. 카에데가 회사에서 겪게 되는 갑작스러운 실패와 아이가 없는 그녀가 직장 동료에게서 느끼는 가벼운 질투심. 그리고 아이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한 무심한 남편 사토루에 대한 실망... 등등은 여성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한 부분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드러나는 큰 그림!!!! 진실을 알게 되면서 깜짝 놀랄 독자들의 얼굴 표정이 기대가 된다.

흥미진진한 전개! 다시 읽어보면 여기저기 숨어있는 복선! ( 한 번 더 읽어보니 쏙쏙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에 "빵" 하고 터지는 어마어마한 반전... 여러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특히 서술 반전에 강한 일본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인물 세계사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류가 영웅으로 칭송하고 위인으로 존경하던

인물들의 음흉하고 어리석고 위험천만한 속살을 들추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사 책은 대개 주인공의 위대하고 훌륭한 업적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달리 말하자면 보기 좋게 꾸며진 모습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때로는 기이하고 괴팍하며 어리석기까지 한 행동을 한다. 어쩌면 그게 더욱더 진실에 가까울 수도 있다. 이 책 [엽기 인물 세계사]는 그런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 역사 속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짧지만 흥미진진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읽다 보니, 이 책은 역사 책이라기보다는 역사를 통해 본 인류의 범죄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물들의 엽기적이거나 변태스러운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대개의 이야기들은 저자의 철저한 역사 고증을 통해서 드러난 진실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마치 역사 속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던 것처럼 술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인물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런 행동의 결과는 무엇이었는지 등등을 설득력 있고 흥미롭게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에는 제목과 관련된 인물들의 짤막하지만 임팩트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1. 우리가 미처 몰랐던 ' 두 얼굴의 위인 ' 이야기

2. 위대한 군주도 피해 가지 못한 위험하고 치명적인 성욕

3. 평범함 속에 감춰진 비범함으로 세계사를 뒤흔든 기묘한 인물 이야기

4. 인간에게 가장 잔혹했던 인간들 이야기

5. '성'과 '사랑'을 도구로 부와 권력을 쟁취하려 분투한 사람들 이야기

6.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악마'의 본성이 깨어나다

각 장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우선 1장에 등장하는 과학자 마리 퀴리는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한 천재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라듐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독하고 교활한 인물이었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위대한 발명을 이끌어낸 위인이 감추고 있던 추악한 비밀을 알아낸 느낌이었다.

2장에는 죽은 아내를 그리워해 21년간 '타지마할'을 지은 샤 자한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아내를 영원히 사랑하려는 로맨틱하고 애틋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있었으나, 사실은 극과 극으로 치닫는 심리를 가진 인물이었다. 죽은 아내에게 집착하여 그녀를 닮은 딸과 근친상간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들들을 심하게 차별하는 바람에 (첫째만 예뻐함) 분노한 둘째가 형님을 참수하는 끔찍한 일도 발생했다. 그의 노후는 처참했다고 하는데, 한때 무굴제국을 호령했던 그의 이면에 어린 어둠과 우울함이 엿보였다.

이외에도 "최악의 독재자 히틀러", " 악마 성직자 라스푸틴" 그리고 "잔혹한 살인마 잭 더 리퍼" 와 같은, 인간의 이상 심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듯한 소름 돋는 이야기들도 뒤에 나온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인간의 마음속엔 비밀스러운 지하실 같은 곳이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둡고 폭력적인 본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둬두는 지하실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계기나 사건으로 인해 그 지하실 문을 열었고, 그 결과로 인해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엽기적이고 잔혹한 인간 역사가 펼쳐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충격과 놀라움 그 자체였지만,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보기 편하고 흥미진진했던 책 [엽기 인물 세계사]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짜 산모 수첩
야기 에미 지음, 윤지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여자의 역할을 벗어나기 위해

역설적으로 임신을 선택한 여자

하지만 현실은 아이를 낳아도 낳지 않아도 지옥이었다!”

능력이 있건 없건 여자의 역할은 따로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답답한 일본 사회에 도전장을 내민 한 당찬 여성의 투쟁기인 [가짜 산모 수첩]. 대놓고 여자를 차별하는 분위기에 지지 않겠다는 발칙하고 대담한 주인공의 가짜 임신 여정기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주제인데다가, 언제 들킬지도 모를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이어져서인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책에 몰입되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주인공인 여직원 시바타의 회사 생활을 피곤하기 짝이 없다. 복사기에 카트리지가 떨어지면 그걸 채우러 뛰어가야 하고 쓰레기통이 꽉 차면 비우는 것도 시바타의 몫이다. 사무실에 누가 있건 없건 전화는 시바타가 받아야 하고 회사에 손님이 오면 커피를 접대해야 하는 등등 잡다한 일은 모두 시바타에게 돌아간다. 잡스러운 일들은 여직원이 맡아야 한다는 룰이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누구에게 항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던 어느날, 회의를 마치고 나온 사원들 중 한 명이 커피잔에 담배꽁초를 가득 채운 뒤 치우지 않는다. 그걸 치워야 하는 사람은 누구? 부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눈길이 향한 곳은 사무실 유일한 여직원인 시바타이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그럴 순 없다. 분노의 뚜껑이 열리고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시바타는 담배꽁초로 가득 찬 커피잔을 치우라는 상사의 종용에 자신은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처지라고 말한다. 바로 " 임신했기 때문에"

물론 시바타는 임신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은 불공정한 환경을 참을 수 없다. 이때부터 그녀의 가짜 임산부 여정이 시작된다. 잡무와 본인 업무로 인해서 항상 야근을 해야 했던 시바타는 회사의 배려로 칼퇴근을 하고 본격적으로 임산부 역할에 돌입한다. 그러면서 임산부 요가나 에어로빅 교실에 다니면서, 다른 임산부들의 진짜 현실을 알아버린다. 힘들어 낳는 것도 여자의 몫, 낳아놓으니 밤잠 못자고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것도 여자의 몫이었다. 띠지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를 가지지 않아도, 아이를 가져도, 세상은 여자에게 일종의 " 지옥문 "을 열어주었던 것.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 표지엔 무표정한 얼굴로 허공을 주시하는 한 산모가 보인다. 담담해 보이는 눈길이긴 하나, 매우 야무지게 보이기도 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공정의 아이콘인 회사와 동료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그녀의 단호한 결심이 눈빛에 묻어있기 때문일까? 이 글의 저자 야기 에미는 이 책으로 제 3회 다자이 오사무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사실은 이 책이 대중성 뿐만 아니라 작품성 동시에 놓치지 않고 점을 보여주는 듯 하다.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시바타의 가짜 임산부 여정기인 [가짜 산모 수첩].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었고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남자들이 더 읽었으면 하는 책이라서 신랑에게 먼저 추천해보고 싶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최대한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 소망은 중요하지 않아."
아이가 들은 말이었다
거기서부터 먼 훗날 오늘의 살인이 시작되었다

명상 치료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환자가 살인자이건 범죄자이건 적재 적소에서 갈등을 해결해 줬으니. 첫번째 소설이었던 [명상 살인]에서 마피아 보스의 변호사였던 비요른은 다양한 명상 원칙을 이용하여 살인과 폭력과 같은 어두운 삶의 문제들을 다소 코믹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제 그는 살인과 폭력으로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고 평화롭게 삶을 살긴 원한다. 그러나 2편에서는 분노로 가득 찬 그의 " 내면 아이 " 가 깨어나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싶어하니, 이를 어찌하리.

주인공 비요른과 그의 오른팔 부하 사샤는 1편 [명상 살인]에서 함께 살인을 저질렀다. 그러나 명상 치료의 도움을 받아, 둘 다 더 이상 살인을 저지르지 않기로 결심한다. 마피아 보스 드라간을 죽이긴 했으나 다른 보스 보리스는 지하실에 가두고 보살피고 있다. 그가 원하는 평화로운 삶이 잘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런데? 알프스 산장에서의 하루가 다시 비요른을 과거의 악몽으로 이끌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폭력적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후, 알프스 산장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비요른. 최근 별거 중인 아내 카타리나와 극적 화해라는 소망도 품고 있었다. 그런데 그놈의 카이저슈마른과 알름두들러 ( 팬케이크와 탄산음료 ) 가 뭐길래..
주문을 제대로 받지 않고 태도도 건방진 종업원 닐스에게 그만 분노 폭발해버린 비요른. 악의적인 장난을 쳐서 그만 종업원 닐스가 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 간접 살인 )

일종의 " 멘붕 " 혹은 " 정신적 위기 " 상태에 빠져버린 비요른은 한때 도움을 받았던 명상 치료사인 요쉬카 브라이트너를 다시 찾아가게 된다. 거기서 그는 미처 알지 못했던 " 내면 아이 " 에 대한 이야기를 치료사로부터 듣게 된다. 비요른이 일으켰던 모든 분노와 폭발은 사실, 이성적이고 상식적이지만 다정하지 않았던 그의 부모님이, 한번도 비요른의 소망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심각한 "멍"을 안은 채 그대로 어른이 되어버린 그의 "내면 아이"가 일으킨 것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후 비요른은 매일 그의 "내면 아이"를 돌보라는 충고를 듣게 되는데....

[명상 살인 2]를 읽고 나니, 꼭 1편인 [명상 살인]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리스 탈출 사건과 그 뒤에 이어진 협박 메일 사건 등등...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상상 못했던 비요른의 대처가 폭소를 자아낸다. 이게 과연 끔찍한 살인을 다루는 장르 소설이 맞는지 의문이 생길 만큼 책은 독특한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다. 블랙유머라고 해야 할까? 얽히고 설키는 상황 속에서도 "내면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하는 비요른이 너무 웃긴다. 그러나,,, 방심하지 말길... 비요른의 "내면 아이"는 결코 착하지도 않고 순수하지도 않다. 그가 원하는 건 바로,,, 또다른 살인?

살인과 폭력 등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심각하지도, 우울하지도 않은 소설 [명상 살인 2]. 이 책은 대놓고 웃기지는 않지만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간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슬슬 웃게 된다. 마피아 조직과 변호사와 같은 심각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마치 시트콤같았던 책 [명상 살인2]


이 서평은 출판사의 협찬으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
정지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백지 앞에서 느끼는 공포와 막막함에 몸부림치다가도,

손을 키보드에 올려놓고, 첫 문장을 적어내고,

또 다음 문장을 적어내다 보면....”

사람을 책에 비유할 수 있다면, 이 책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고요한 겉모습 안에 단단한 심지를 가진 외유내강형의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의 문장 하나하나에서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오래 묵힌 된장 같기도 하고 가벼운 샌드위치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쉬운 안내서인 동시에 삶과 글쓰기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겸비하고 있다.

사실 누구든지 글쓰기 과제를 앞에 놓고 끙끙대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게나 쓸 글들도 과제나 숙제의 형식이 되어버리면 잘 쓰고자 하는 노력 때문에 오히려 더 망치게 된다. 이 글의 저자는 그런 점을 꿰뚫어보고 책에 이런 제목을 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머리를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고 머릿속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최대한 맥락에 맞게, 자유롭게 써보면 어떨까요? 하고 권유하는 저자.

“ 결국 글쓰기는 우리의 고유한 시선을 찾아나가며, 그 시선 안에 머무르는 일이다. 우리는 시선의 존재가 되기 위해 글을 쓴다.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 모든 것을 응시하고, 그 응시의 기록을 남기고자 글을 쓴다.”

“ 글쓰기는 ‘지연’에서 시작되어 ‘절제’에서 결실을 거둔다. (.....) 그 모든 것을 멈춘 채 바라보며 대상 이면, 인간 이면의 풍요로움을 발견해나가는 사람은 그 존재 자체로 이 세상에 이롭다.”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 나 "라는 사람이 바라본 사물과 풍경, 그리고 사람들은 특정 맥락 안에서 특별함을 띄게 된다고 한다. 똑같은 들꽃이라도 "누가"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작가의 의견을 읽다 보니 유명한 시구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어구가 생각났다. 결국 글쓰기란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란 게 저자의 결론인 듯하다.

“ 많은 경우 글쓰기의 꾸준함은 인정욕망에서 나오는 것 같다. 누군가로부터 인정과 관심, 사랑을 받고 싶을 때 의외로 글쓰기는 그에 이르는 제법 괜찮은 통로가 되어준다.”

"지지 받고 있다는 느낌이 확고하다면, 그래서 나의 글쓰기가 무의미한 시간 낭비가 아니며, 나의 고통 또한 바보 같은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주어질 때, 사람은 계속 글을 쓴다."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독서 친구에게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 "힘들어서 낑낑대면서도 왜 우리는 글을 쓸까?" 우리는 동시에 대답했던 것 같다. 우리의 글을 누군가 읽고 공감해 주거나 인정받을 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 내가 쓴 글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타인과의 연결고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오프라인 생활이 힘든 이 시점에 글을 통해 타인과 상호 소통할 수 있어서 감사한다.

정말 신선한 만남이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다. 이 작은 책 하나에 작가의 세계가 온전히 들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글쓰기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삶을 함께 음미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만큼, 책이 너무 좋았다. 저자 정지우 님이 매일 글을 쓰시는 분이라 이렇게 내공이 쌓이셨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 일상을 이야기하고 삶 속의 글을 노래하는 작가 정지우 님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