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 서경덕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서경덕과 분야별 전문가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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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켜왔는가?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그 잊지 못할 이야기

서경덕 교수님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려온 분으로 유명하다. 역사 지킴이로써 대단히 의욕적인 활동을 해오고 계시고 혹시나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려는 시도를 하면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맞서 싸워오신 분이다. 이 책은 그 서경덕 저자와 다른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인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킨다는 것은, 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총 10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독도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10부 한류에서 끝을 맺는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 가사에도 등장하는, 당연한 주장을 계속 짓밟는 일본 정부. 이 책에는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는 사실 – 독도가 왜 우리나라 땅인지를 증명하는 역사적 자료 – 이 풍부하게 제시된다. “은주시청합기” 나 “태정관 지령” 과 같은 일본 역사 자료에서도 분명히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데 왜 이들은 자꾸 권리를 주장할까?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여 동해에서 군사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일본의 의도가 있다고 한다.

독도 문제도 문제지만 3부 강제 동원과 4부 위안부 문제는 실제로 일본에 끌려가서 고통을 당해야 했던 분들이 있기에 더욱더 가슴 아픈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와 우익 등은 ‘자기 발로 걸어갔는데 무슨 강제’냐고 주장하지만 2002년 일본 변호사협회에서 ‘강제란 육체적 정신적 강제를 포함한다’라고 공식적으로 강제 동원을 인정했다. 166쪽에는 일본군이 어떻게 위안부를 동원했는지의 방법이 등장한다. 일본국은 자국 내에서도 사기나 인신매매를 이용하여 위안부를 동원했고 식민지 조선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군이 직접 납치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풍부한 사진과 도표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정보를 글로 읽기만 할 뿐 아니라 독자들은 시각 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 164쪽에는 위안소에서 줄을 선 일본군 병사의 사진이, 171쪽에는 위안부들의 산책 구역을 보여주는 그림도 실려 있다. 한국인들이 읽으면 엄청난 분노를 일으킨 이야기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매우 차분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서술로 구성이 되어 있기에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역사는 과거이자 미래란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정체성은 발전하거나 정체될 수 있고 때로는 상당히 흔들리기도 한다. 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 영영 왜곡된 상태로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것이다. 일본과 관련된 역사적 진실 외에도 이 책에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김치, 한복, 한글에 대한 문화 공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우리 자리에서 충분히 우리 것을 지켜내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 듯하다. 거창한 투쟁보다는 일상 속에서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 이 책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에서 말하는 우리의 의무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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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 - 성장 한계를 돌파할 결정적 열쇠 포스트 수출 강국 신성장 해법 1
박광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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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미국과의 관세 협정 문제 때문에 나라가 들썩였다. 다행히 계약이 우리에게 그다지 불리하지 않은 쪽으로 끝난 듯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요즘처럼 경제 뉴스가 밤잠을 설치게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경제 문제는 나라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서민들마저 불면증에 걸리게 하는 것. 이런 와중에 읽게 된 이 책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는 친절한 안내서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이 책은 한국 경제를 뼛속 깊이 분석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 등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삼성전자 부사장과 국가 균형 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저자 박광기 씨의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책인 듯하다.

이 책은 우선 한국 경제가 안고 싶은 문제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의 성장 전략은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그만큼의 심각한 부작용도 남겼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경제체제인데 이제는 통상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 - 저성장, 양극화, 청년 실업, 지방 소멸 -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는 것. 그러한 내부 개혁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 국가 포지셔닝 전략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하는데, 말하자면 국제 정세를 잘 읽어내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된다는 말씀인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part로 구성이 되어 있고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부터 그것의 해법 그리고 실행 전략까지 아주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우선 part 1의 제목은 "수출만이 살길이다"라는 믿음은 여전히 유효한가?이다. 여기서는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함과 동시에 수출 주도 모델의 한계와 한국 산업 구조의 왜곡된 현상 등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적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part 2는 "포스트 수출 강국, 신성장 3대 비전"이라는 제목인데, 수출 중심 국가에서 국제 협력 국가로, 글로벌 집적효과를 통한 내수 활성화 그리고 고 탄소 제조 산업에서 지식 서비스 기반으로의 변화를 꾀하자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마지막 part 3는 "실효적 정책 수단의 글로벌 뉴딜, 신통상 3대 플랫폼 + 내수경제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실행 전략이 제시된다. 우선 아웃바운드 전략으로 제시된 것은 국제 산업단지, 해외 경제특구화 등의 모델이고, 인바운드 전략으로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통상 연계형 내수정책이 제시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포인트를 말하자면 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중간층, 서민층의 산업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과 기업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국가 자체가 하나의 산업 포트폴리오로 움직여야 한다는 발상이었다. 그뿐 아니라 여러 해외 프로젝트와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제안도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고용 창출이나 성장률 면에서 기여도가 낮은 첨단 산업에만 집중해 오면서 일자리 미스매칭, 양극화 심화, 성장률 추락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풀지 못한 채 방치해왔다는 비판은 뼈저리게 다가온다. 저자 박광기 씨는 이와 같은 왜곡된 산업 구조를 정책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린 전형적인 실패로 진단하면서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균형이 흔들린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개발 협력 플랫폼 국가와 글로벌 산업 수도로의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수출 대국이 아니고 우리가 만든 질서, 우리가 주도할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말씀. 경제 뉴스를 보기는 하지만 경제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일반 독자와 한국의 미래 경제 모델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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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사라 피어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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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은 현재진행형,

다음 희생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눈사태로 고립된 호텔, 복수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 성립된다

스위스 알프스의 설산, 폭설로 고립된 고급 호텔, 그리고 하나둘 사라지는 사람들... 소설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은 시리도록 흰 눈과 꽝꽝 얼어붙은 풍경이 주는 차가운 긴장감과 음산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주인공 엘린이 느끼는 내면의 공포가 독자들도 싸늘하게 만드는 심리 스릴러이자 갇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다루는 밀실 미스터리가 완벽하게 조합된 소설이다.

엘런은 영국에서 경찰로 일해왔지만 현재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어서 휴직 중이다. 남동생 아이작의 약혼을 축하하기 위해서 이곳 스위스까지 날아왔지만 그들 사이에는 뭔가 찝찝한 과거의 한 사건이 도사리고 있다. 호텔은 눈보라로 완전히 고립된 상황.... 그런데 아이작의 약혼녀인 로라가 갑작스럽게 실종이 되면서 엘린이 다시 수사관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애거사 크리스티와 히치콕을 떠올리게 만드는 면이 있다. 갇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실제 사건과 주인공 엘린이 겪는 내면의 혼란은 독자들에게 어질어질한 서스펜스를 안겨준다. 주요 이야기는 로라의 실종이지만 사실 엘린과 아이작 사이에는 해결하지 못한 과거가 한 가지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막내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고 동생 아이작은 뭔가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는 듯 행동한다.

인물뿐만 아니라 이 소설에서는 과거에 정신병원이었던 건물, 즉 호텔로 리모델링된 이 건물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과거 환자들의 고통이 스며든 흰 벽과 여전히 남아있는 의학 장비들... 엘린은 계속 누군가가 지켜보는 것을 느끼는데 혹시 건물 그 자체에 어려있는 광기를 느낀 것은 아닐지.. 영화 <샤이닝>에서처럼 인간을 미치게 해서 살인을 일으키는 광증을 건물이 유발하는 듯. 그러다 하나 둘 발견되는 시체들... 공간이 품고 있던 공포가 실체로 드러난다.

새로 지어진 호텔 안에 숨겨진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소설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은 끔찍하고 잔인한 비밀을 숨긴 건물과 여전히 과거를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는 경찰이라는 표현이 참 모순되게 들리긴 하지만, 해결되지 못한 과거의 상처를 가진 그녀가 등판하는 이유는 바로 건물이 숨긴 “과거의 상처”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그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은 아닌지...

눈보라 속에 갇힌 폐쇄된 호텔과 죽은 채 발견되는 사람들.... 그리고 비밀을 품고 있는 등장인물들과 미쳐가는 주인공... 과연 엘린은 심리적 취약함을 극복하고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굉장한 서스펜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소설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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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심리학 - 복잡한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마음의 법칙
장근영 지음 / 빅피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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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불안하고 우울하다면

남을 배려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소진되고 있다면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자꾸만 미루고 싶다면

요즘은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 일에 치이고 인간관계에 시달리는 사람들, 문득 떠올려보면 마음이 편했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장근영 작가의 이 책 <위로하는 심리학>은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쉴 자리를 내어준다. 인간의 감정을 다루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이론은 좀 더 쉽게 풀어내는 심리학 책이다. 따라서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일이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거나 나쁜 일이 생기지도 않았는데 우울할 때가 있다. 이런 감정들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책은 심리학자 25인의 핵심 이론을 끌어와서 일상적인 고민 속에서 쉽게 풀어낸다. 프로이트, 융, 아들러와 빅터 프랭클 등 독자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전문가들의 이름이지만 이 책에서는 철저히 개념보다는 “독자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은 읽기 쉬운 편이지만 가볍지 않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서 “인간은 비합리적인 존재다”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심리학이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인간의 복잡한 사고와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하다. 각 장에는 전문가들의 이론이 제시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방어 기제들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된다. 나의 경우 특히 심리학자 “융”과 “아들러”의 이론에 끌리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이들의 이론이 나와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었다.

23쪽 <융의 콤플렉스 : 나는 왜 저 사람이 싫을까?>를 통해서 콤플렉스라는 것이 무조건 부정적인 요소이기보다는 나를 나답게 만드는 특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00쪽 <아들러의 열등감 이론 : 부족하고 나약하기에 오히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를 통해서는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 노력이 성장의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남과 비교하며 소심하게 웅크렸던 마음이 비로소 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책 <위로하는 심리학>은 심리학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마음의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 하려 들지는 않는다. 그렇다기보다는 내 마음의 진짜 모습이 어떤지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말하자면 삶에 정답은 없지만 내가 나 자신을 스스로 이해하다 보면 그것이 강력한 무기와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반복되는 고민이나 우울한 마음에서 탈출하고 싶은 독자들과 심리학을 처음 접하기에 부담 없이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 < 위로하는 심리학>

“실패가 항상 실수는 아니다.

그것은 단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일 수도 있다.

진짜 실수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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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지키는 나라 - 싸우고 증명하며 기록한 112일간의 탄핵심판 이야기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국회 소추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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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가 아닌 단죄를,

해결이 아닌 시작임을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우리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었다. 비록 고난이 있었고 숨죽인 나날들이 있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갔고 현재는 민주주의가 회복되어가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통령의 탄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렇게 관심있게 재판을 지켜본 것은 처음이고 국회쪽 변호사들의 마지막 변론을 이렇게 감동적으로 듣기도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 모두에게 있어서 12월 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의 모든 사건들은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울려 퍼진 이 한마디는 단순한 판결문 구절이라고 볼 수 없다. 112일간 이어진 치열한 법정 공방과 시민들의 투쟁이 이루어낸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굵은 땀방울과 뜨거운 눈물이 빚어낸 승리를 담은 책이 바로 이 <국민이 지키는 나라>이다. 이 책은 국회 소추위원과 17인의 법률 대리인들이 어떻게 싸웠는지를 기록한 책이다. 그들의 소회와 최종 변론들을 담고 있는데, 한마디로 헌법이 민주주의를 지킨 과정을 기록한 기록서이자 선언서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17인의 법률 대리인들 중에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이름은 김진한 변호사와 장순욱 변호사이다. 그러나 나는 모든 이들의 최종 변론을 다 들었고 그 변론들은 엄청난 울림을 줬다. 대리인단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 이광범 변호사 등을 필두로 구성되었고, 이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6시마다 빠짐없이 회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단순한 사건 설명을 넘어서, 개개인의 고민과 분노, 책임감과 연대감이 밀도 있게 담긴 책. 헌법을 수호해야 할 자가 오히려 헌법을 유린한 상황에서 어떻게 단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우리나라는 거대한 위기에 처해졌다. 국민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절망을 느끼면서도 광장에 나가 싸우며 위기에 대처했다. 이 책 <국민이 지키는 나라>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어떻게 관철되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냥 “내란을 막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경우 법조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그것을 막아내려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사실 나는 내란은 여전히 지속중이라고 본다. 검찰과 사법부의 카르텔에 대한 감시는 계속되어야 한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장순욱 변호사의 이 멘트는 그야말로 답답함을 뚫어주는 향기로운 바람 같았다. 누군가의 변론을 듣고 울어보기는 생전 처음이다. 정청래 의원은 “탄핵은 끝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바로 “국민이 지켜낸 나라” 라는 부분이 아닐까? 탄핵을 이끌고 헌법의 언어를 제자리로 되돌리면서 법치와 민주주의를 외친 법조인들의 뜨거운 여정이 담긴 책 <국민이 지키는 나라>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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