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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로망스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7월
평점 :
사랑은 결코 쉽지 않다. 사랑의 고통을 노래하는 문학이나 노래가 정말 많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장밋빛 로맨스를 꿈꾸며 사는 법. 이 책 <문래동 로망스>의 주인공인, 순수하지만 다소 어리숙한 대학원생 김철도 그러했다. 사실 현실에서의 연애는 많이 못 해 본 주인공. 그저 드라마로만 연애를 배운 탓에 조금 서툴다. 그러나 그의 이상형은 아주 확실하다. 웃을 때 얼굴에 팔자 주름이 생기는 여자.... 다소 엉뚱한 이상형이긴 하지만 과연 그는 원하는 사람을 만나 뜨거운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대전이 고향인 김철은 금속 재료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간다. 현재는 수도대학교 대학원에서 금속 재료를 연구하는 철. 그가 연구하는 전문 분야는 바로 "스테인리스 스틸" 즉 강철인데,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여 현재 지도 교수 아래에 있는 학생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미래가 없다고 느꼈는지 지도 교수가 갑자기 사임을 하게 되고 김철은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마침 그 자리를 대신할 조교수가 오게 되는데,,, 그런데 문래동 철공소에서 만났던 바로 그녀?
<문래동 로망스>는 지적이고 순수하지만 "모쏠" 그 자체인 주인공 김철의 좌충우돌 연애기를 다룬다. 평소에 연애 드라마를 즐겨보던 철은 희한하게도 자신의 인생에서도 예측불가한 드라마를 만나게 된다. 갑자기 고장 나버린 용해로,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 달려간 철공소에서 만난 그녀 은아연, 지도 교수님이 말도 없이 사임, 그런데 철공소 주인댁 따님이 교수님으로 부임?? 그런데 부임하자마자 둘 사이에 생겨난 묘한 기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설정이지만 나는 오랜만에 느껴지는 치사량 (?)에 가까운 달콤함 덕분에 정말 즐거웠다. 밖에서 읽었다가 내 심장 두근거림을 다른 사람이 들을까 봐 도저히 읽을 수 없겠다는 느낌!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이 정말 많이 변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남자다움 뿜뿜하는 남주가 한없이 여린 여주를 리드하면서 감싸주는 내용을 가진 로코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김철은 웬만한 여자보다도 눈물이 많고 여주인공 은아연은 굉장히 냉정하면서도 뜨거운 여자. 이 커플을 보면서 요즘 유행하는 테토녀, 에겐남 시리즈가 문득 떠올랐다. 남자를 터프하게 리드하는 여자와 다소곳하게 따라가는 여성스러운 남자... 그야말로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이 아닌가? <문래동 로망스>는 한마디로 K-드라마를 실시간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오랜만에 로맨틱한 이야기를 읽어서인지, 좀 손이 오그라들 듯 같은 장면이 많았지만 중간중간 코믹하고 엉뚱한 설정도 많아서 재미있었던 책 <문래동 로망스> 어딘가 공대 출신이 쓴 듯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느낌?? 왜냐하면 작가는 이 소설의 키워드가 바로 "Fe+Zn" 즉, "철"과 "아연"의 합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 일반 독자들은 "엥?" 하겠지만 공대생들에게는 아마도 이 두 원소의 결합이 완전히 로맨틱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철이 액체가 되는 순간 기체가 되는 아연은 합금이 거의 불가능한 원소... 과연 두 주인공, 철과 아연은 완전한 결합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오해와 갈등 그리고 여러 좌충우돌과 밀당 등등 로맨틱 드라마의 재미 요소를 가득 가지고 있는 책 <문래동 로망스>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