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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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K-컬처를 대표하는 우리의 무속 신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케데헌의 주인공들은 노래와 춤으로 악귀들을 무찌르지만

여기 <소녀 퇴마사>의 주인공 채령은 강력한 영적 능력으로

사람들의 몸을 장악하는 이신귀를 물리친다!


일제 식민지 치하의 혼란스러운 조선 사회

엄마는 몸을 보호해 준다는 삼색 실로 된 팔찌와

손바닥에 붉은 새 문양을 남기고는 갑작스레 채령의 곁을 떠난다. 천애 고아가 되어버린 채령, 그러나 다행히도 엄마 희주의 쌍둥이 자매인 희란이 채령을 찾아온다.


집안에 영적 능력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인지

희란은 타로 카드와 고양이를 이용하여 운명을 점치는 점술가이다. 특히 고양이와 자유자재로 소통하는 신비로운 여성인 희란. 채령은 이모가 운영하는 천변풍경이라는 카페에서 머무는 동안, 어느 순간부터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들을 보기 시작하는데....


책 <소녀 퇴마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당시 억압당하고 힘들었던 우리 민족들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일본인 뿐만 아니라 일본의 편에 서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귀 같은 인간들은, 실제로 "이신귀" 즉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악한 마음을 품게 하는 악령에게 조종되고 있었던 것!


예전에 즐겨봤던 미국 드라마 <뱀파이어 해결사>에서

뱀파이어를 때려잡던 소녀가 생각나고, 얼마 전에 봤던 영화 <파묘>의 주인공 무당 화림의 강력한 대살굿이 막 떠오르는 책이랄까.... 특히 악귀에 씐 어른들과의 대결에서는 머리끝이 쭈뼛 서는 공포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액션이 장난 아니다!!


어느새 친해진 거리의 아이들인 단아와 맹코로부터

그리고 외국인 신부인 다미앵으로부터 "래호"라는 아이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 채령. 거리의 아이들과 수색을

하던 채령은 래호의 흔적을 찾고 따라가게 되지만

채령의 발길이 닿은 곳에는 귀기 서린 목소리에 엄청난 악취를

풍기는 아이들의 대장, 짝발이 으르렁대며 기다리고 있는데....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아이들의 실종과 납치 사건...

채령의 눈에 보이는, 우글거리는 이신귀들과

그녀가 가는 곳마다 그녀의 뒤를 쫓고 있는

"차갑고 섬뜩한 존재"... 과연 채령은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서 악귀의 손아귀에서 고통받는 아이들과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까?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지만 강력한 영적 능력을 가진 채령

조금씩 자신의 소명을 깨닫게 되는 그녀의 활약이 기대되는 소설

<소녀 퇴마사>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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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폭발
이유소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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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내 세계에 구멍이 생겼다

아주, 아주, 아주 시커먼 구멍이었다

"여기만 아니면 돼..." 우리는 힘든 현실을 견뎌내다가 문득

어딘가로 날아가고 싶은, 환상의 세계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고전 문학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모험>까지

주인공이 이세계를 탐험하며 성장하는 책들이,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유소 작가의 책 <호흡과 폭발>도 어떻게 보면 현실을 닮긴 했지만

이상하고 기묘한 사건이 빵빵 터지는 이세계를 경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그녀가 모험하게 되는 세계는 우리의 현실과는 다른 차원에 있는 또 다른 공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어쩌면 주인공의 "내면 의식"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를 잠깐 살펴보자면, 주인공 유소는 병원에 갔다가 치료가 불가능한

혈관 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말하자면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녀의 상태.... 다소 절망 + 허무가 섞인 기분에 시달리고 있던 그녀는

중학교 동창 고유상의 뜬금없는 연락을 받게 된다.

고유상의 연락을 받고 도착한 그의 집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가구도, 신발로, 뭣도 없는 휑한 방안에는 고유상과 새까만 구멍 하나뿐.

고유상은 유소에게 더 이상 현실을 견딜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는

다짜고짜 구멍 안으로 사라지게 되고, 충격을 받은 유소는

고민을 하다가 피자 상자에 그 구멍을 담아서 집으로 오게 되는데....

소설 <호흡과 폭발>은 일종의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유상처럼 구멍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유소는

마치 우리가 꿈을 꿀 때 그런 것처럼

현실과 조금 비슷하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기묘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낯익지만 동시에 낯선 세계를 경험한다.

사망한 피해자 위에 그려놓은 흰 현장 보존선이 갑자기 일어나서

인간처럼 행동하고 말을 걸고, 천장 위에 생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간

유소는 한 여인과 사막을 헤매면서 그녀가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의 생활을 지켜보면서 손가락질하며 비판하는

관객들을 없애기 위해서 유소는 보이지 않는 스크린을 깨뜨리기 위해

장도리까지 들게 되는데.....

소설 <호흡과 폭발>을 읽는 동안 떠오른 초현실주의 그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시계> 마치 사막처럼 황량한 곳에

시계가 액체처럼 녹아 뚝뚝 떨어지는 그림.... 기계화, 산업화 등으로

바빠서 미치기 일보 직전인, 황폐화된 현대인의 마음속을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유소가 구멍 안의 이세계에서 만나는 존재들은 어쩌면

그녀가 평소에 다양한 지적 세상을 탐험하게 되면서 만났던

또 다른 그녀의 의식, 아이디어, 생각 혹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꼈던 불안감, 두려움 등이 아니었을까? 내가 꿈꿀 때 만나는

모든 이들이 사실은 내 무의식의 여러 조각들인 것처럼 말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 위한 구멍을 찾아헤맸던 유소, 과연 무사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구멍을 소개해 주었던 유상처럼 현실 부적응으로

몸살을 앓았던 유소는 이세계를 탐험하면서 과연 무엇을 느끼고 어떤 사람으로

변해있을 것인가? 현대인이라면, 특히 젊은 사람들이라면 느낄

불안과 결핍 그리고 두려움을 주제로 독특하고 기묘한 판타지 세상을

그려낸 소설 <호흡과 폭발>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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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종
이재찬 지음 / 9월의햇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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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내가 나에게로 출발했다

상당히 충격적인 소설 <살인종> 깊이를 파악할 수 없는

인간 내면의 어둠과 DNA에 새겨진 채 발현할 기회를 엿보는 인간의 야생성과 야만성을 이야기하는 듯! 성과 죽음이 난무하고 마치 피 냄새가 나는 듯한 환각을 일으키는 소설 <살인종>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강력계 형사과장 하종수는 경찰대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일 처리에 후배들에게까지 존경받는 인물.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에게 흑백 사진을 담은 서류 봉투가 배달되기 시작한다.

충격적이게도 사진 속에는 군대 시절 친했던 동기들이

양복을 입거나 정장을 갖춘 채로, 피로 물든 욕조 속에서 숨져있다.

일단은 자살로 처리되지만 만약에 이것이 살인 사건이라면

아마도 이 사건의 다음 타깃이 될 수도 있을 하종수는

윗선 몰래 신뢰하는 후배인 복형사에게 사건 수사를 지시한다.

이 소설은 본격 하드보일드 스릴러 장르라고 해도 좋을 듯.

마치 모래알이 씹히는 사막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건조하지만 간결한 문체로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잘 조성한다.

비밀로 가득 찬 누군가의 과거와 연이어 발생하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죽음...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팽팽한 긴장감이 재미를 더한다.

우편물이 발송된 지역인 경천까지 내려가서 탐문수사를

벌이는 복 형사. 이 와중에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만한

연결고리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CCTV 속에서 드러난 차 레토나를 타고 와서

서류 봉투를 우체통에 넣는 사람,, 군대 시절 학대를 당해 평생을 비관하다 죽은 남자...

그리고 인간의 것이 아닌 짐승의 눈빛을 가진 남자...

강력한 개성의 캐릭터들과 탄탄한 스토리라인 덕분에 완전 재밌는 소설 <살인종>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존재가 뿜어내는 야수성 그리고 살기에 대한 묘사가

설득력이 있다. 뭐든지 파괴하고 싶어하고 죽이고 싶어하고 "무"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악한 본성"을 잘 그려내는 듯.

여러 명의 범인 후보자와 복잡하게 꼬인 퍼즐 같은 이야기!

후반부까지 범인은 밝혀지지 않고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사이의

추격전이 볼만한대, 문제는 과연 누가 쫓고 있고 누가 쫓기고 있단 말인가?

망각이라는 신의 선물에 기대었건만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있었던 것. 과거에 저질렀던 죄에 대한 기억이 깨어나는 순간,

죄인 앞에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고 피해자들은 복수의 화신이 되게 되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사실인 것.

과연 연쇄 살인의 범인은 누구이고 왜 살인을 저지를까?

과거의 한 사건에 대한 처절한 복수가 키워드이긴 하나

문명화되었으나 언제든 야수가 될 수 있는 인간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한 소설 <살인종>

"문명은 야만적 본능에 대한 저항이다. 저항하는 걸

그만두는 것은 곧 존재하는 걸 그만두는 것과 같다.

나는 구원받은 것이 아니었다."

뛰어난 필력에 끝까지 범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정교한 플롯까지... 굉장히 탁월한 범죄 스릴러 소설 <살인종>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작품성 있는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불호가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완전 꿀잼이었던 소설 <살인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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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얼굴
이현종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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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바꾸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가?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가 잃어버린 삶은 온전히 되돌아올 수 있는가?

아니면 더 끔찍하고 잔인한 악몽의 시작일 뿐인가?

마치 한편의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고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 <숨겨진 얼굴> 마냥 선하다고 믿고 있던 가족의 범죄적 일탈... 그 이중성을 폭로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취약한 부분을 악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의 탐욕과 추악함을 고발하는 소설이다. 그런데 여기에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넣은 저자는 개인의 "도덕적 판단" 혹은 "자유 의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어쨌든 시간 여행이라는 요소가 더해지고 다소 열린 결말로 이어지면서 속편의 기대감을 심어주는 <숨겨진 얼굴> 속으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 준혁은 부모님이 누군가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경찰로부터 듣게 된다. 평생 "희망 재단"을 운영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도박이나 마약 중독자들의 치료를 위해 힘썼던 부모님. 왜 그런 선한 사람들이 죽어야 했던 말인가? 혼란을 느꼈던 준혁은 부모님이 남긴 막대한 유산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마음속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부동산 이외에도 현금만 60억이 넘는 유산.... 평생 남을 도왔던 부모님이 어떻게 이런 돈을 모을 수 있었단 말인가?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로부터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되는 준혁. 과학자인 장 박사는 준혁에게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서 그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양자 얽힘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지금까지 비밀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과거로 회귀했었다고 말하는 장 박사. 그러나 의심을 떨칠 수 없었던 준혁은 장 박사와 예전에 연구를 함께 했었지만 지금은 헤어진 백주영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무턱대고 여행을 했다가는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게 되는데..... 과연 준혁의 선택은 무엇일까?

도대체 "돈" 이 뭐길래... 돈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버린 사람들이 이토록 많단 말인가? 이 책에는 조대식이나 진승일처럼 태어날 때부터 뼛속 깊이 범죄자이자 악한이었을 것 같은 사람들도 나오지만 마치 범죄의 늪에 서서히 발을 담가버린 듯한 준혁의 부모, 형사 병찬 그리고 차혁진 같은 인물도 등장한다. 우리는 사실 선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을 나누어 생각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해서 범죄자와 타협해버린 병찬을 보면서 어쩌면 불운한 케이스도 있지 않은가? 혹은 약한 지점을 찔리면 곧장 타협해버리는 게 인간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치밀하게 깔린 복선과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소설 <숨겨진 얼굴> 또한 놀라운 점은, 작가가 등장인물에 대해서 가차없다는 점이다. 예전에 인기 있었던 홍콩 누아르 영화처럼 많은 등장인물들이 잔혹하게 처단당한다. 전체 이야기에 "죽음"이라는 어두운 아우라가 드리워지는 소설이다. 준혁의 부모님이 감추고 있었던 재단의 "비밀"이란 과연 무엇이고, 준혁은 과거로의 회귀에 성공하여 부모님을 구할 수 있었을까? 마치 영화 "범죄 도시" 같은 액션과 스릴감이 있고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개인의 자유의지"와 "도덕적 선택" 이라는 철학적 메시지가 있는 다소 무거운 소설 <숨겨진 얼굴>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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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링 아저씨
타지리 지음, 강경민 옮김 / 언제나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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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성공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화려한 인생을 살길 꿈꾼다.

그러나 어느덧 어른이 되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수많았던 화려한 꿈들은 어느새 먼지가 되어 흩어지고 없다.

우리는 주인공이 되길 원하지만 사실 인생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소설 <소년과 링 아저씨>는 일본의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의

저자 타지리의 작품이다.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하는데, "프로레슬링"이라는 운동을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들이 느끼는 삶의 슬픔, 기쁨, 환희 그리고 실망 등을

아주 담담하지만 실감 나게 그려낸 작품이다.

프로 레슬러가 되고 싶은 까까머리 중학생 쇼고의 이야기는

안타까운 사연의 링 아저씨 곤다를 거쳐서 쇼고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이미 스타 프로 레슬러가 되었으나 평생 곤다에게 열등감을

품을 수밖에 없는 사사하라의 이야기까지로 이어진다.

프로 레슬러가 되고 싶지만 사실 용기가 부족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삶을 살고 있는 쇼고

그리고 뛰어난 프로 레슬러가 될 수 있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지금은 링 아저씨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곤다

아들 쇼고의 프로레슬링에 대한 사랑을 궁금해하다가

본격적으로 여자 프로레슬링에 관심을 가지고 헬스장 사업을 하게 되는 엄마 고토에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점점 변하는 아내를 의심하다가

여자 프로 레슬러 마모루에게 오타쿠 이상의 집착을 하게 되는 남편 다이치

이 책 <소년와 링 아저씨>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서로 다른 이유로 프로레슬링을 추구한다. 쇼고처럼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다는 이유로, 혹은 고토에처럼 우러러볼 수 있는

멋진 여자 프로 레슬러처럼 되고 싶다는 이유... 그리고 오타쿠들조차 진상으로

여기고 하찮게 보는 다이치처럼 오직 젊고 예쁜 여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욕심으로...

이 책은 그렇게 작고 사소하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이유로

프로레슬링을 사랑하는 쇼고와 주변인들... 그리고 비슷한 이유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살다 보면 운이 좋아서 아니면 엄청난 노력을 해서

본인의 꿈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프로 레슬러가 된 사사하라처럼 몰래 열등감을

품고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비록 인생이 던진 잔인한 돌멩이에 맞아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저 무대 주변을 맴도는 링 아저씨로 살아가지만

쇼고에게 용기를 주고 곁을 내어준 곤도가 더욱더 멋진 사람으로 보이는 건...

나라는 독자 한 명 만의 생각일까?

모두가 하늘의 별이 될 순 없다. 스타가 될 순 없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서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

행복한 쇼고와 곤도의 우정이 돋보이는 소설 <소년과 링 아버씨>

인생 .... 행복하면 그만 아닌가?

"... 무언가 이루지는 못했어도, 도전했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

"그건 저와 아저씨 둘 다 말인가요?"

"그래도.... 프로레슬링 덕분에 나도 너도 행복했잖냐."

-254쪽 -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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