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렌드
미셸 프란시스 지음, 이진 옮김 / 크로스로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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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난 내 아들을 사랑한다. 중요한 건 그것 뿐이다 "

부유한 상류층 계급에 성공적인 커리어를 유지하고 있는 로라. 그러나 몇 년째 내연녀와 불륜을 지속하고 있는 남편 하워드와의 결혼 생활은 외롭고 고독하기만 하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보이는 상류층 부인이나 속은 썩어 문드러질 지경. 그러나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일까? 살뜰히 챙겨주는 아들 대니얼 덕분에 모자 관계는 매우 친밀하다. 대니얼은 소위 말하는 엄. 친. 아... ( 의대 / 잘생김 / 예의바름 ) 그런 그에게 집착하는 엄마 로라. 사실 아들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또 따로 있기는 하지만.

반면 아름답고 명석하지만 가난한 싱글맘 가정에서 자란 체리는 현재의 자리 ( 부동산 에이전트 ) 에 올라오기까지 악전고투하며 살아왔다. 대학을 마칠 여력이 없어서 고등학교만 졸업한 그녀는, 자기보다 못한 대학 졸업자들이 치고 올라가는 것을 구경만 해왔다. 이제 더 이상은 뒤쳐질 수 없다고 생각한 체리는, 이를 악물고 부동산 에이전트로 성공할 야망을 품고 있었는데,,,,그때 ,, 독립을 위해서 집을 구하러 온 대니얼을 만나게 되고 체리에게 한눈에 반한 그가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대학에서 잠시 집에 쉬러 온 대니얼이 며칠 째 외박을 거듭하더니 ( 로라는 대니얼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을 것이라 짐작함 )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저녁 식사 자리 ( 영국 상류층에선 정찬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 체리라는 독특한 이름의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다고 한다. 로라는 사실 대니얼이 태어나기 전, 로즈라는 이름의 어린 딸을 갑작스럽게 잃었기에 체리와 잘 지내보려는 마음까지 먹고 그녀에게 대환영의 제스츄어를 보내려고 하나.. 이상하게도 벽을 치는 듯한 체리. 어딘지 모르게 불길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정체는 뭘까?






" 완벽한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두 여자

세 사람을 파국으로 몰고 간 치명적인 거짓말 "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외동아들에 대한 엄마의 소유욕은 참 .. 어쩔 수 없구나.. 라고 혀를 찼다가도.. 어린 딸을 허망하게 잃은 로라가 아들에게 느꼈을 큰 애정과 집착이 이해가 되는 한편,

돈 많은 남자 하나 물어서 팔자를 피려고 하는 여자들은 세계 곳곳에 있구나 라고 또 한번 혀를 찼다가, 명석한 체리가 그렇게 비뚤어진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환경에 그녀가 불쌍하기도 하고.. ㅉㅉㅉ.. 책을 읽다가 혼자서 몇 번이나 쯧쯧 거렸다.

체리에게 알쏭달쏭한 느낌을 가지게된 로라는, 마침 여름 휴가를 맞게 되어 대니얼과 체리와 함께 프랑스에 있는 별장으로 떠난다. ( 아버지는 내연녀랑 꽁냥하러 런던에 남고... 참으로 콩가루 집안 - 이런게 막장 드라마적 요소 )

로라는 이번 기회야말로 체리와 잘 지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여기고 머리 속에 다양한 계획을 그린다. 그러나 마치 자신을 따돌리고 대니얼을 독차지하려는 체리의 태도에 실망한 그녀. 우연히 대니얼과 체리가 머무는 방에 들어갔다가 체리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는데.....

미셸 프란시스의 데뷔작 [ 걸 프렌드 ]....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긴 하나 사실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드라마적 요소가 더 많은 것 같다. 스토리 라인이 완벽하다기 보다는 ( 어떤 식으로 스토리가 흐를지 약간 예상이 가능함 ) 캐릭터 설정이 잘 이루졌다는 생각이 든다. 한 완벽한 남성을 둘러싼 두 여성 ( 똑똑하고 남을 조종하는 기질이 있는 ) 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갈등 그리고 충돌이 매우 볼만하다. 마치 사나운 암코양이가 발톱을 세우고 언제 할퀼지 빈틈을 노리며 서로에게 으르렁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처음에는 다소 느리게 시작한 책은, 어느 순간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뒤틀린 마음 ( 아마 소시오패스인 듯 )

의 소유자인 체리는 로라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교묘한 술책을 서서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하고 아들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광기에 물들어 버린 로라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야 마는데...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여... 완벽한 아들을 빼앗아 가려는 못된 여자 친구를 조심하라..

세상의 모든 여자친구들이여.. 남자 친구와 자신 사이에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 미래의 시어머니를 조심하라..


이 책은 마치 이렇게 모든 여자들에게 경고하려는 듯 하다.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듬뿍 안겨준 책 [ 걸프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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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녀의 거짓말 - 구드 학교 살인 사건
J.T. 엘리슨 지음, 민지현 옮김 / 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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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룸메이트가 전학 오고 소녀들이 죽기 시작했다 "

워싱턴 D.C 의 촌구석인 마치버그의 한 언덕에 괴물처럼 서 있는 구드 여자 기숙학교는 100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명문학교이다.  이곳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하버드 등 아이비 리그 대학들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당연히 정재계를 주무르는 엘리트 계층의 자녀들이 모이는 곳이다.  한마디로 아주 폐쇄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입학 규정도 까다롭고 학기 중간에 전학도 불가능한 이곳에 미국도 아닌, 영국에서 한 여학생이 1학년도 아닌, 2학년으로 전학을 온다. ( 매우 이례적임 )   한마디로 특례 입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얼마나 대단한 집안의 자녀이기에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아이들 사이에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다.  여왕의 손녀라느니,,, 유명 정치인의 자제라느니 등등..

180센티미터라는 큰 키에 깡마른 그녀의 이름은 애쉬 칼라일.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외모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매력이 있는 그녀.   학생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인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전학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튀었기 때문일까?  그녀는 여왕벌처럼 무리를 이끌고 다니는 존재, 베카 커티스로부터 온갖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러다 그녀와 조금 친해질 무렵에는, 베카의 무리에 섞인 죄 (?) 로 같은 학년인 기숙사 친구들의 질투와 시기를 받게 되는데.......

강한 듯 약하게 보이는 애쉬...  그녀는 적으로 온통 둘러싸인 가운데 누구에게 의존해야 할까?

 

J.T. 엘리슨 작가의 장편 스릴러 [ 착한 소녀의 거짓말 ] 은 어둡고 불길하며 동시에 매혹적인 스릴러 소설이다. 이 소설의 시작은 구드 학교 대문에 걸린 한 학생의 시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시신을 둘러싼 학생들의 입에선 " 애쉬, 애쉬, 애쉬 " 라는 말이 조용히 흘러나오고 다음 장면은 이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도 이 앞부분이 독자들에게 큰 혼란과 충격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소설의 끝부분까지 독자의 관심을 붙들어 놓을 정도로......

이 [ 착한 소녀의 거짓말 ] 의 저자는 매우 영리한 작전을 세운 것 같다. 독자들이 충분히 경험했을 만한 ( 십대들의 비밀과 거짓말, 질투와 시기 그리고 왕따 등등 ) 의 찐 현실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 같은 초현실을 한꺼번에 배치해놨기 때문이다. 도시와는 동떨어진 시골 마을에, 그것도 언덕 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오래된 학교... 낡은 철문으로 둘러싸인 오래된 건물과 자살과 살인으로 가득찬 무시무시한 과거가 있는 이 학교는 건물 마디마디마다 죽은 아이들의 피와 비밀이 숨어서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지켜보는 것만 같다.

애쉬 칼라일은 어떤 학생일까? 아마도 평범하지는 않는 듯 보였다. 어린 동생 조니가 물에 빠져 죽었을 때 그녀가 거기에 있었고 부모가 한날 한시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 때도 그녀가 거기에 있었다. 그녀는 과연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는 것일까? 이상하게도 애쉬가 전학온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어 나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이유로.... 매우 비밀스러운 애쉬... 그녀는 누구인가?

 

처음에 책을 읽을 땐 전재가 다소 늘어지지 않는가? 생각했다. 애쉬가 자신에게 적대적인 기숙사 친구들에게 적응하는 과정이나 학교 내 비밀 클럽에 간택되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 너무 세세하고 자세한데,, 이게 소설의 주요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학장과 매력적인 연하남의 비밀스런 만남.. ( 10년전 살인자의 아들 ) 과 애쉬가 여왕벌 베카에게 느끼는 이중적인 감정 ( 사랑과 증오 ) 등등등...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다소 벗어난 듯한 너무 디테일한 전개가 초반을 다소 따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끝까지 읽어야할 가치가 충분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사실 중간에 학생 살인 사건에 동원된 형사들의 활약으로 살인범이 누군지 충분히 파악해내는 똑똑한 독자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긴 하지만 나의 경우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의 전개로 가던 추리의 방향을 다시 되돌려야만 했다. 읽는 동안 미국 드라마 [ 어메리칸 호러 스토리 ]가 떠오를 만큼 매혹적인 고딕 스릴러 소설 [ 착한 소녀의 거짓말 ]에 푹 빠져보길 추천한다.

" 조심해!

다음에는

네 차례일지도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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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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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를 위한 살인, 그 뒤에 감춰진 또 하나의 진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장 처연하고 강렬한 미스터리 "

탄탄한 스토리와 엄청난 반전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초기작인

[ 회랑정 살인사건 ]

역시 그의 작품답게 흡입력과 가독성이 장난아닌 작품이라,

책을 드는 순간 휘리릭 넘어가는 책장.

독특하게도 이 책, 첫 장에 등장인물의 소개와 함께 회랑정 지도가 제시되고 있다.

제목 [ 회랑정 살인사건 ] 이 풍기는 분위기 때문에

혹시나 밀실 추리물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여기에는 밀실 요소 보다는

막대한 유산을 둘러싼 개인들의 욕망이 이글거리고 그들간의 암투가 그려진다.

1년전 ' 회랑정 ' 이라는 료칸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인을 잃은 기리유 에리코.

그녀는 막대한 유산을 남긴 다카아키 회장의 친척들 가운데

범인이 있을 거라 추측하고 복수를 꿈꾼다.

기리유 에리코는 회장과 관계가 있는 혼마 기쿠요라는 일흔 살의 노파로 변장하여

1년만에 다시 회랑정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다카아키 회장의 유언장의 내용을 듣기 위해서

친척들이 모인다는 이야기를 듣고복수를 하러 나선 길.

 

복수의 첫걸음으로 노파로 변장한 에리코는 친척들과의 저녁식사 후에

모두가 자살한 것으로 알고 있는 에리코가

자신에게 편지를 보냈고 동봉된 봉투를 회장의 유언장이 공개되기 전에

읽어 달라는 글을 남겼다고 전한다.

“아마 부인께서도 그 자리에 참석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부탁드리는 겁니다.

그 자리에 이 봉투를 꼭 갖고 가셔서, 유언장을 공개하기 전

모두 앞에서 개봉한 뒤 이 편지를 읽어주세요.”

에리코의 덫에 걸려든 범인.... 봉투를 가져가려한 범인을 알아내고

목을 졸라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에리코.

하지만 그는 이미 칼에 찔려서 죽음을 맞이한 상태이다.

그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회장의 조카딸인 유카.

대체 누가 무엇 때문에 유카를 죽였을까?

그녀가 남긴 다잉 메세지를 단서로 진범을 밝히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에리코.

"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유카를 살해한 범인 또한

그 유서를 훔치기 위해 벼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유카가 먼저 훔치는 것을 목격하고 당황해서

유카를 죽인 뒤 유서를 빼앗은 것은 아닐까"

 

범인은 죽인 또 다른 인물은 누구일까? 그 사람은 내부인일까 아니면 외부인일까?

에리코는 노파의 모습으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범인을 찾아내고

자신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유산상속을 둘러싼 재벌가의 탐욕과 암투, 외모 지상주의, 동반자살 그리고

단지 연인을 위한 복수를 위해 노파로 분장하여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는 젊은 여성의 모습.....

복수를 위한 살인,,,, 허무한 살인,,, 이라는 면에서

약간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추리 소설의 거장 답게,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치밀한 각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등등

역시 발군의 작가의 작품답다는 생각이 든다.

회랑정 안에서 벌어지는 복수극.. 모두에게 추천한다.

“그건 그렇고 유언장 내용 때문에 골치가 아프군.”

그는 침대에 누운 채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리 둘러봐도 디덥지 못한 사람들뿐이라 어떻게 분배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이럴 때 아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있으면 좋을 턴데…….

그렇다고 이제 와서 재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내 점수를 보았다. 예상대로 평가는 비참했다.

하지만 나를 더욱 절망시킨 것은 ‘그 선배’가 매긴 점수였다.

성격은 5점 만점에 3점, 외모는 1점이었다. 기리유 에리코, 외모 1점.”

“ 갑자기 그때의 공포와 절망감이 되살아났다.

어쩌면 그대에 불길에 휩싸여 아무것도 모른 채 죽는 게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고통은 죽음보다 괴롭다.

지로, 나의 지로. 그 목소리, 그 미소 그리고 그 젊은 육체.

두 번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내 평생 한 번뿐이라고 해도 좋을 연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하게 끝을 맺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렀다.

지로와의 추억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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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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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지금까지 쓴 희곡작품 중에서 2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등장인물에는 아나톨 피숑 : 피고인, 카롤린: 피고인 측 변호사, 베르트랑: 검사, 가브리엘: 재판장 등등이 있어요. 『심판』은 폐암 수술 중 사망한 아나톨 피숑이 천국에 도착해 천상법정에서 다음 여정을 위한 심판을 받는 내용입니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영화 <신과 함께>를 떠올렸어요.

재판장인 가브리엘, 피고인의 수호천사였던 변호인 카롤린, 그리고 검사 베르트랑이 그의 지나온 생을 조목조목 평가해 그의 환생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 삶이란 건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게 아닐까요. 입구와 출구. 그 사이를 우리가 채우는 거죠.”

우리는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두 개의 지위를 가지게 됩니다. 태어나면서 받게되는 귀속 지위, 그리고 살아가면서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성취 지위가 바로 그것입니다.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DNA 나 가정형편 등등은 바꿀 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현실과 이상의 격차를 메꾸는 것은 우리가 해야할 의무이자 권리가 아닐까요? 갑작스럽게 천국에 가게된 아나톨 피숑은 자신이 바꿀 수 있는 현실을 등한시했다는 것에 대해서 죄의 경중을 가리게 됩니다.


“베르트랑 피숑 씨에게 지난 삶의 소회를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죠.

인용하겠습니다.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아내에게 충실했고, 좋은 가장, 좋은 가톨릭 신자, 좋은 직업인.>

자, 지금부터 항목별로 짚어 보겠습니다.”

검사인 베르트랑은 아나톨 피숑이 자신의 삶에 대해 완벽했다는 소회를 밝힌 것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대 변론을 하면서 그렇게 않음에 대해서 하나하나 들추어 낸다. 변호사 카롤린은 이에 대한 차근차근 변호를 해갑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재능을 망각했는가?>, <피고인이 위대한 러브 스토리를 그르쳤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의식적인 행동이었는가?>, <그는 아이들을 잘 교육시켰는가?>, <그가 옳은 배우자를 찾았는가?>, <그는 좋은 판사였는가?>, <피고인은 다시 태어나야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만큼 충분히 영적인 삶을 살았는가?> 의 천국에서 정해 져 있는 기준들에 대해서 가브리엘이 그렇다, 아니다로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과연 피고인 아나톨 피숑은 7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서 천상에 남을까요? 아니면 다시 “삶의 형”을 살게 될 까요?

이 작품은 그냥 소설과는 달리 전형적인 희곡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희곡 장르의 특성인 현장감으로 인해서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역할이 이 작품을 통해서 생생하게 전달되어 돕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피고인 아나톨이 죽기 전 직업이 바로 판사였습니다. 검사 베르트랑과 변호사 카롤린은 전생에 부부였지만, 이혼을 한 탓인지 천상의 법정에서도 서로를 원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죠. 주고받는 티카타카가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재판장인 가브리엘은 영혼의 환생 여부를 판단하여 지상의 태아와 짝을 지어주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어딘가 어설프기도 합니다.


가브리엘 응…… 응…… 알아…… 알지……. 곧 도착해. 걱정하지 마. 다이빙대 위에 있어.

(아나톨에게) 어서 가요. 밑에서 당신 어머니 될 사람이 조바심을 치는 모양이에요.

가브리엘 신생아가 영혼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게 될 거예요. 상부에서는 우리한테 야단을 하겠죠.

가브리엘 삶을 요리로 치자면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센트, 자유의지 50퍼센트가 재료로 들어가는 거예요.

가브리엘 말하지만 자유 의지 50퍼센트를 가지고 다른 요소들을 새롭게 분배할 수 있다는 거죠.

베르트랑 피숑 씨, 당신은 배우자를 잘못 택했고, 직업을잘못 택했고, 삶을 잘못 택했어요!

존재의 완벽한 시나리오를 포기했어요……… 순응주의에 빠져서!

그저 남들과 똑같이 살려고만 했죠.

당신에게 특별한 운명이주어졌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주어진 특별한 운명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영혼을 따르지 않고 너무 삶이라는 현실에 안주해 온 건 아닌지 두렵기 조차 하다.

나름 괜찮은 인생을 살았던 아나톨 피숑이 이렇게 천국 재판소에서 호되게 당하는 것을 보니...

삶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것이 아닐까? 를 고민하게 해준 작품 [ 심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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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셋의 힘 2 : 어둠의 강 전사들 3부 셋의 힘 2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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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기르는 집사로써 문득문득 그들의 야생성과 공격성을 느낀다.

흥분하면 커지는 동공과 위협을 당한다 싶으면 발톱을 드러내고 공격하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쏜살같이 어둠과 구석을 찾아 도망치는 빠르기까지...

실내에서 키우기에는 너무나 닌자 (?) 같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 [ 전사들 ] 만나게 되었다.

이 [ 셋의 힘 ] 시리즈 앞에는 예언의 시작 / 새로운 예언 시리즈가 있고

각각 6권의 책이 있었다.

내가 이 책에서 만난 그 수많은 (?) 고양이들 외에도

조상들이 우글우글 거린다는 말??!! 오마이갓...

그러나 이 책 [ 어둠의 강 ] 을 재미있게 읽은 만큼

나머지 책들도 흥미로울 것이라 예상한다.


부족을 이루고 전사가 되고 치료사가 되어 종족을 지키는 용맹한 고양이들 이야기.

이 책에서 고양이들은 4개의 부족으로 나뉜다.

천둥족, 그림자족, 바람족 그리고 강족.

각 부족의 고양이들은 나름의 강점과 약점을 가지는데 강점만 풀어보자면,

우선 강족은 헤엄을 잘 치고 바람족은 위장을 잘하고 날렵하다.

그림자 족은 비열하다 ( 이것도 강점이라면 강점!! )

천둥족은.... 가장 힘이 쎄고 전사답다!!!


이책의 중심을 차지하는 부족은 천둥족이고

주인공은 브렘클로와 스쿼럴플라이트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언포,

홀리포 그리고 제이포이다.

별족 ( 조상령 ) 이 각각의 발에 재능을 부여했다는 이 고양이들은

그 예언처럼 각자 특별함을 지닌다.

라이언포는 신체적으로 강하고 에너지를 타고 났다.

홀리포는 높은 도덕성으로 전사 규약을 지켜내고

제이포는 눈이 멀었지만 다친이를 치료하고

다른 이의 꿈에 들어가거나 과거의 인물과 대화할 수 있다.

이번 [ 어둠의 강 ] 편에서는 각 부족에게 그리고 개인에게 걱정거리가 생긴다.

우선 라이언포가 전사라면 마땅히 지켜야할 규약을 어기게된다.

천둥족과 바람족을 잇는 동굴을 아지트로 삼아

그동안 좋아했던 바람족 헤더포와 밤마다 은밀한 만남을 가진다.

홀리포가 의심스럽게 생각하지만 철없는 라이언포는 그녀의 충고를 간섭으로 받아들인다.

홀리포는 삶의 터전을 잃고 각 부족이 회의장으로 삼은 섬으로까지

흘러들어온 강족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 부족이 강족 때문에 날카로워지고 어쩌면 전투가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걱정 떄문에 강족 영역까지 갔다가 오히려 포로처럼 붙들리고 마는 홀리포....

과연 그녀는 탈출할 수 있을까?

그런데 어둠의 세력이 라이언 포에게 접근한다.

이미 죽은 몸이지만 혼령의 형태로 라이언 포에게 찾아온 호크프로스트와 타이거 스타...

피에 굶주린 그들은 강한 신체와 에너지를 가진 라이언 포에게 전투 훈련을 시키는데...


한편, 제이포는 독특한 무늬가 새겨진 막대기를 줍게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막대기가 그에게 말을 건다?!

도대체 이건 무슨 일일까?


천둥족은 바람족과 전투 준비를 마쳤고

바람족은 강족 때문에 새끼 고양이 3마리가 실종되었다고 생각하여

강족을 공격하길 원한다.

하지만 새끼 고양이들은 천둥족과 바람족을 잇는 터널 속에서 발견되고,

그 터널 속에는 라이언포와 헤더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데...

이 책이 정말 좋았던 것은 고양이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우선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자신의 영역을 목숨을 걸고 지킨다는 점

( 우리집 어르신도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 )

자신의 몸단장은 무조건 깨끗하게 한다는 점

( 혓바닥으로 깨끗하게 더러움을 닦아내는 고양이들)

우리 고양이가 본능적으로 하는 일들이 책 속에서 하나하나 설명되어 있어서

그런 부분이 정말 재미있었다...


아직 시리즈 중 일부 밖에 읽지 않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플롯

종족 간의 살벌한 영역 다툼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

어린이인줄 알았는데 어려움과 고통 끝에 어느새 전사로 성장하는 고양이들의 모험!!

영어덜트 소설로는 손색없다고 생각하고 십대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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