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지 말고 써라 - 왜, 책을 읽으라고는 하면서 쓰라고는 하지 않을까
백작가(이승용) 지음 / 치읓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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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권의 책을 읽은 독자보다,

한 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라 "


정말 좋은 책을 써서 누군가에게 깊이있는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행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평소에 해 왔었는데

이 책 [ 책, 읽지 말고 써라 ] 를 읽고 나니, 그게 옳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전까지 나는 누군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보따리를 몸 속에 가지고 있거나

그런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만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저자 백작가님이 글쓰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했을때

적잖이 당황했다. 작가는 태어나는게 아니었어?

그런데, 책을 읽다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 경우도 막연하게 글쓰는 사람의 꿈을 꾸지 않았나 싶다.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내 일기를 몰래 훔쳐보신 후 저녁을 먹는 중 내 글을 칭찬하셨을 때나 ( 그나저나 부모님께서 자식들의 일기를 훔쳐보는 이유가 뭘까요? )

학창시절 과에서 개최한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의 영광 ( 참가자는 고작 5명 ㅋㅋㅋㅋ )을 받았을때 ' 나에게도 작가의 DNA 가 있지는 않을까? ' ( 있을리 만무하겠지만 ) 라고 은근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도 이 책 [ 책, 읽지 말고 써라 ] 를 읽으니 은근 용기가 생기려고 한다. 혹은, 작가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는 있겠다고.





나도 모르게 붙들고 있던 과거를 놔주는 작업,

그것이 바로 책 쓰기의 시작입니다


이 책 속에는 책을 잘 쓰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작가 자신이 책을 쓰게 된 경험담도 들려주고 있는데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글을 머리로 쓰지 말고 가슴으로 써라 라는 말이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어려웠던 가정 형편과 부모님 이야기를 진정성있고 솔직하게 들려준다. 사업을 하시다가 부도를 내서 감옥 생활을 하시게 된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더 어려워진 가정 살림을 도맡느라 더 힘들어진 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그런 부모님께 힘이 되드리기는 커녕 오히려 더 큰 불만을 품었던 작가 자신의 이야기까지.. 저자가 수감되어 계시던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글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 나도 부모님께 미처 보내지 못한 편지가 떠올랐다고나 할까?

스토리텔링을 언급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어쩌면 독자들을 앞에 앉혀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고 할까?

예전에 학원에서 초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쳤을 때,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이 지겨워하면

나는 접히는 자동차 이야기를 해주거나 헬리콥터가 달린 자동차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 정말 창작 동화였다 ㅋㅋㅋㅋ )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냈었다. 자동차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 온다는 이야기에서는 불만이 폭주하곤 했다.

선생님은 거짓말쟁이라고 .. 그러나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그 뒤로도

나는 한동안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아이들은 거짓말이라며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난리를 쳤지만, 그동안만은 정말 열심히 경청을 했었다.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첫번째,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 진행하지 말 것

두번째, 같은 소재라도 관점을 달리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탄생한다

세번째,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앞에 있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라

글쓰기를 다루는 책들은 세상에 너무나 많은데 다들 색깔이 비슷비슷한 반면 ( 주로 기술을 다룸 ) 이 책은 조금 색깔이 다르다. 글쓰기 기술을 다루기 보다는 책을, 혹은 글쓰기를 대하는 작가의 마음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한다. 저자 백작가는 베스트셀러를 써서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조언한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벌어들이는게 아니라 나눔을 하는 행위라고 하면서. 그리고 덧붙인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 즉 " 내 마음을 글로 드러내는 것, 진정한 자기 고백 " 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두 가지 마음이 생긴다. 어쩌면 글을 한번 써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그래도 작가가 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 멋진 글을 읽고 나면 두 가지 느낌이 생기듯이 말이다. 너무 멋진 글이라며 탐복하는 마음과 나는 다시 태어나도 저런 글은 쓰지 못하겠지? 하는 좌절. 하지만 그래도 백작가님은 책의 처음부터 말미까지 진정성과 진솔함으로 무장한 채 독자들이 가진 마음의 벽을 무너뜨린다. 어쩌면 나도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며, 희미하지만 즐거운 희망의 나래를 펼쳐보게 만든다.


글쓰기에 대한 좋은 정보 뿐 아니라 감동보따리도 한아름 안겨주는 좋은 책

[ 책, 읽지 말고 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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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사냥꾼 - 1년에 티끌 모아 천만 원
오일리스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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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잡지사 편집장은 왜 푼돈 사냥꾼이 됐을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우리말도 있듯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모으다보면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 오일리스킨 " 님의 경험담이다. 그녀는 설문, 좌담회, 출석 체크 등으로 번 소정의 금액을 꾸준하게 모아서 5만원 권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한다. 그녀가 그 돈을 모으기까지 걸린 시간은? 장장 6개월!! 하지만 그녀는 이야기한다. 6개월 동안 그녀가 이 돈을 모으기 위해서 한 일은 고작 광클릭질?!!!!

인터넷을 통한 설문조사로 몇 포인트 ( 포인트는 곧 원으로 환산됨 ), 좌담회 참석으로 몇 만원, 그리고 쇼핑몰을 들락거리며 출석체크로 번 포인트를 꾸준하게 쌓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렇게 푼돈을 사냥하러 다니는 하이에나가 되었을까?


저자 오일리 스킨은 원래 화려한 직업이라는 패션 잡지 편집장이었다. 그러나 2014년 덜컥 퇴사를 한 이후에 날마다 찾아오는 월급이라는 것이 사라진 현실을 체감한다. 달걀 1개, 사과 한 알에도 벌벌 떨어야했고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나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에 관리비 숫자가 바뀌는 것을 상상하며 그 무서움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그녀는 마치 동전 줍기하는 심정으로 ( 많은 동전을 줍고 싶어하며 ) 평소에는 들여다보지 않던 인터넷 광고나 게시물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쇼핑몰 앱등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용돈 사냥을 시작하는데,,, 결과는 꽤 쏠쏠했다!!



이 책에서 저자 오일리 스킨님이 경험했던 푼돈 사냥법은 실로 다양했다. 리서치 회사의 패널이 되는 것부터 농사일 그리고 바쁜 워킹맘을 위한 맘시터나 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을 비우는 사람들을 위해서 반려동물을 케어하는 일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알바자리가 많아서 사실 깜짝 놀랐다. 물론 발품을 팔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재미도 있고 돈도 벌 수 있고 운동도 되는 그런 일들을 여기에 소개해본다.

첫번째로, 클릭으로 동전 줍기 라는 제목으로, 저자는 설문과 리서치 패널로 벌 수 있는 수입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다양한 리서치 회사들이 있고 거기에 패널로 등록을 해놓으면 정기적으로 설문지가 이메일함에 도착해있다는 것.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는 종류가 대부분이고 시간이나 난이도에 따라 주어지는 포인트는 다르다고 한다. 조금씩 포인트를 모아서 상품권이나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데 주의할 점은 성의없이 대답할 경우 일정 기간 설문에 응할 수 없는 패널티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두번째로, 몸쓰는 일에는 화장품 임상실험에 참여하는 것과 농촌에서 품을 파는 것 등이었다. 임상 실험이라고 해서 통증이나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아프다고 해봐야 머리카락 뽑기 정도이고 2주간 3회 참여하여 9만원 정도를 벌었다니 참으로 쏠쏠한 알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 정말 안전하다고 합니다 )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서 외국 노동력이 줄어든 이때, 농촌에서는 노동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허리를 못 펼 정도로 육체 노동을 심하게 해야 하지만 일당이 8만원~9만원 정도라고 하니 시골을 좋아하고 육체노동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한번 시도해봐도 좋을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에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직장에서 벌던 돈에, 그 돈으로 소비했던 습관이 있는데 과연 동전벌이에 우리가 만족할 수 있을까? 개인마다 대답을 다양하겠지만 나는 할 수 있다!! 라고 본다.

직장에서 과도한 노동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가며, 직장 상사의 눈치를 봐가며

월급이라는 마약만 기다리며 살아가는 직장인들은 크게 공감할 것이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나의 경우도 피말리는 환경에서 일하다가 병을 얻어서 퇴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조금 벌고 조금 쓰더라도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스트레스 없는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일리 스킨 저자의 " 용돈 사냥 " 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어쨌건 1인 기업에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이 소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돈을 막는 방법도 배웠고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서 깨알같은 돈을 모으는 방법도 배웠다.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었기에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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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블러드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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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를 좋아하는 그대여,

여기엔 당신이 좋아할 것이 무조건 하나는 있다!

아니, 어쩌면 다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작가가 과연 누구일까? 궁금했고 이 책의 서사적 완벽함과 생생한 묘사 앞에선 소름이 돋았다. 작가 임태운씨는 정말 굉장한 스토리 텔러이다.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인구의 대부분이 좀비로 변하고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도 서로 죽고 죽임을 당하는 비참하고도 역겨운 상황을 놀랍도록 설득력있게 그려내었다.

주인공 천이도가 어릴 적 사냥을 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며 쓰레기통에 숨어있는 장면 그리고 나흘째 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다 그녀의 죽음을 발견하는 이도가 세상에 홀로 맞서게 되는 장면 등은 이런 장르를 즐기는 자들의 고약한 습성을 도발한다.. ( 혈혈단신 꼬맹이가 살인 기계들의 리더로 자리잡기까지의 난관과 극복 등 )

그렇다면 이 소설은 단순히 좀비가 출몰하고 좀비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때려부수는 그저 그런 스릴러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의 소개글에도 나와 있듯 이 책은 좀비 아포칼립스 X 스페이스오페라 장르인데

오히려 좀비가 등장하는 부분보다 우주적 상상력 구현이 더 많이 보여지는 책이다. 공상과학물, 특히 아포칼립스물이나 디스토피아물 ( 둘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 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본다. 읽는 독자들의 뇌가 폭발할 지경으로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책이니..

지구에 광견병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비가 되고 살아남은 나머지 사람들은 대방벽을 세워 좀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첫 번째 방주인 게르솜이라는 우주선을 개발하여 온갖 동식물의 유전자 샘플과 신체적 정신적 조건이 완벽한 인간을 태우고 카난이라는 행성을 향해 날아간다... 지구에서 이루지 못한 지상 낙원 건설의 꿈을 꾸며...

한편, 비열한 인간들에 의해서 지구와 우주 궤도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가 폭발이 되면서 두번째 방주의 꿈은 무산이 되는 듯 하였으나 백혈인간, 즉 몸 속에 나노봇을 삽입하여 일종의 안드로이드가 된 사람들의 활약으로

겨우겨우 두번째 방주인 엘리에셀이 만들어지고 백혈인간들은 순혈인간들을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엘리에셀의 탑승권을 얻게 되는데, 그 중에 이 책의 주인공인 천이도가 있다.

하지만 냉동캡슐 속에서 동면한 채 있어야할 백혈인간 천이도, 카디야 그리고 보테로가 누군가에 의해서 깨어난다. 그리고 그들은 엘리에셀의 일등항해사인 사만다를 통해, 이미 카난 행성에 도착했어야할 방주 게르솜이

우주 공간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들은 즉시 게르솜으로 파견이 되고 마치 거대한 반지가 겹겹이 놓여있는 것처럼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진 게르솜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은 게르솜의 처참하고도

경악할 만한 광경에 그만 놀라고 만다. 그들은 도대체 게르솜에서 무엇을 본 것이고 게르솜이 우주 공간에서

표류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너무나 많은 떡밥이 있고 너무나 많은 코드를 담고 있어서 일일이 다 풀어내기엔 너무나 어려운 [ 화이트 블러드 ] 이야기의 재미를 간추려보자면, 일단 백혈인간들의 입체적이고 생생한 액션씬이라고 보겠다. 각종 무기를 흔들며 신나게 좀비들 ( 동물도 있음 ) 을 도륙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왠만한 영화 속 액션씬 저리가라다.

두번째는 게르솜 탑승자들을 분열케하여, 결국 행성 카난을 가지 못하고 우주 공간을 표류하게 만든 그 이유..

그 이유가 뭔지 알았을 때 느꼈던 놀라움..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 아니었어... 세번째는 게르솜이라는 거대한 우주 방주를 그려낸 작가의 상상력 ( 어마어마한 규모 ) 과 소설의 주인공들인 백혈인간 천이도, 카디야 그리고 보테로와 그들을 이끌면서 게르솜 표류의 이유를 밝혀내려는 엘리에셀의 인공지능인 마리가 가진 각자만의 독특한 개성들 덕분에 흥미로웠다.

공상과학물 중에서 아포칼립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장르가 전달하는 파괴와 황폐함에서 묻어나는 쓸쓸함

그리고 남아있는 자들의 숨막히는 고립감이나 치열한 생존싸움에서 느껴지는 어둠의 미학 등을 즐길 것이라 본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매우 추천할 만하다. 모든 게 다 들어있다. 일종의 SF 종합 선물 셋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주로 오기 위해서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했던 백혈인간들,, 그들은 과연 게르솜을 구원하고 엘리에셀과 함꼐 행성 카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정말 정말 재미있는 SF 물 [ 화이트 블러드 ]

*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은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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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주인공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미나 뤼스타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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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선배가 위선을 떨고 있다는 뜻이야. 공공을 위해 기사를 쓰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거지.

조회 수만을 위한 낚시성 기사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어.

물론 나도 가십을 좇지만 가짜로 지어내지는 않아.

진짜 있었던 일만을 쓴다고. 마가 선배는 신뢰할 만한 편집장이 아니야, 절대로 .“

학교 신문사에서 칼럼을 맡고 있는 마리에 그리고 가십란을 맡고 있는 이딜. 마리에는 다소 소심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데 비하여 이딜은 직설적이고 할말은 하는 스타일이다. 그들이 일하는 신문사의 편집장인 마가 선배는 기사의 내용 보다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제목에 더 집착하는 인물이다. 마리에는 그녀에게 휘둘리는 편이지만 주관이 확실한 이딜은 마가 선배가 옳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러던 어느날, 마가 선배는 마리에에게 학교의 축구 선수이자 인기남인 ( 엄청 잘생김 묻은 남학생 ) 타리예리 선배의 인터뷰를 따올 것을 주문한다. 너무나 인기남인 타리예리 앞에서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마리에. 무뚝뚝하고 거칠다는 소문에 비해서 의외로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해낸 타리예리 덕분에 인터뷰를 성공했지만 문제는 바로 자극적인 제목을 원하는 편집장!! 그녀는 마리에가 따온 타리예리의 기사에 대한 자극적이고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붙일 것을 주문한다.

인터뷰 중 축구를 좋아하는 타리예리가 체육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는데 비해서 그가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바라는 부모님의 설득에 의해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야할지도 모른다는 푸념을 들은 것을 기억해낸 마리에는, ” 부모님 때문에 무너진 프로 축구 선수의 꿈 “ 라는 제목을 붙이고 환하게 웃던 타리예리의 사진을 빼고 대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두운 표정의 사진을 올린다.

사실 타리예리 선배가 그 기사를 보고 화를 낼 줄 알았던 마리에. 그러나 운 좋게도 기사는 전혀 다른 결과를 일으켰다. 그 기사를 본 타리예리 선배의 부모가 그의 체육 고등학교 진학을 허락한 것! 거기에다 학교의 인기남인 그가 마리에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그 전에 남사친인 에스펜을 몰래 좋아하다가 거의 차인 적이 있던지라 사랑 앞에서 망설였던 마리에는 친구 이딜의 도움으로 타리예리와 데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그들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지만... 아뿔싸!!

그들의 사랑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마리에에게 사건이 터지게 된다. 누군가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어 악의적인 사진을 마가 편집장에게 보낸 것. 마리에는 진실을 밝히려고 마가 선배에게 애써서 설명해보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진이라면, 조회수를 올릴 수 있는 기사라면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말이다. 마리에에게 일어난 사건이란 무엇일까? 그녀는 이 위기를 무사히 해쳐나갈 수 있을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가 되버렸다. 사실관계 확인도 안하고 무조건 기사를 믿어버리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제일 문제는 조회수에만 목매면서 되도록 자극적이고 센세이셔널한 기사를 내보내는 몇몇 악독한 언론사들이 아닐까? 그런 언론사들 때문에 피해 받는 입장은 얼마나 억울할까? 이 책은 청소년들의 핑크빛 로맨스를 다루기도 하지만 언론이 지켜야할 도덕과 윤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하는 듯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이런 책을 우리 청소년들이 읽고 올바른 언론과 기자의 태도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토론하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끝이 해피엔딩이어서 더 좋았던 작품 [ 소문의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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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딸이 사라졌다
리사 주얼 지음, 원은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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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세월호 사건을 끄집어내자니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부모를 잃은 아이에겐 고아라는 단어가 있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일컫는 단어는

없다는 말,, 그때 어딘가에서 들었어서,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때 기억이 문득 난다. 그만큼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 그리고 형제 자매를 잃은

가족의 고통은 어디에도 비할바가 못될 것이다. 거대한 싱크홀 같은 그 상실감을 과연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

이 책은 리사 주얼이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이 분의 작품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읽게 될 것 같다. 마치 층층이 쌓여있는 케이크처럼 복잡하게 짜여있는 이야기 구성이 놀랍도록 흥미롭다. 이 이야기는 로렐이라는 한 여성의 삶을 추적하는데, 그녀에게는 엘리라는 딸이 있었고 그녀는 10년전 15세의 나이에 그야말로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이 책은 과거에서 현재로 번갈아 펼쳐지는 구성인데 엘리가 사라진 시점부터 현재까지가 번갈아서 등장한다. 뒤로 가면 갈수록 사건의 정황에 다가가게 되는 만큼 이런 글 스타일이 좀 중독성이 있는 듯 하다. 결론을 볼 때까지 진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 책이 좋았던 또 다른 점은, 등장 인물들이 모두 현실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엘리는 평범하지만 멋진 남자친구를 가진 사랑스런 딸이고 그들의 가족은 그녀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완벽했다. 모두들 엘리가 절대로 가출했다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책을 읽으며 로렐에게 엄청난 감정이입이 되었다. 만약에 내게 딸이 있다면? 실종된 아이를 두고 사건이 종결되는 걸 절대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 뿐만 아니라, 그녀가 왜, 어떻게, 어디로 사라지게 된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사실도 나를 미쳐버리게 만들 것 같기 때문이다.

엘리의 실종 이후 슬픔을 견디지 못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가족들은 엘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서로를 견디지 못한 것일까?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게 된 로렐 부부는 이혼을 겪게 된다.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고 살던 어느날, 로렐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매우 매력적이라 단번에 로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플로이드의 집에 놀러간 어느날, 로렐은 그의 딸 포피를 만나고는 그만 깜짝 놀라게 된다. 포피는 10년전 사라졌던 엘리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있었던 것!!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로렐의 마음은 혼란으로 가득차고 심장은 요동치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어둡고 슬프다. 진짜 끝부분에 가서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땐 내가 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스릴러의 경우 대부분은 플롯이 주는 긴장감과 반전 그리고 복선이라는 요소들 때문에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고 느끼는 편인데 스릴러의 등장인물 때문에 슬퍼서 울다니....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정말 슬프다. 등장인물 때문에 슬펐는데 특히 엘리의 사건을 종결 지을 수 없는 엘리의 고통이, 같은 여자로써, 그야말로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 그 때 내 딸이 사라졌다 ] 는 정말 .. 놀라운 소설이지만 부분 부분 약간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다. 추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스토리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반전이 등장하므로 기대하시라... 전체적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스토리 구성의 이야기이고 등장인물들이 매우 현실감이 있다. 리사 주얼이라는 작가가 내는 작품을 다시 또 읽게 될 것 같다. 스릴러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또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읽고 싶으시다면 오늘 이 책 속으로 한번 빠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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