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 딸이 사라졌다
리사 주얼 지음, 원은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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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세월호 사건을 끄집어내자니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부모를 잃은 아이에겐 고아라는 단어가 있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일컫는 단어는

없다는 말,, 그때 어딘가에서 들었어서,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때 기억이 문득 난다. 그만큼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 그리고 형제 자매를 잃은

가족의 고통은 어디에도 비할바가 못될 것이다. 거대한 싱크홀 같은 그 상실감을 과연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

이 책은 리사 주얼이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이 분의 작품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읽게 될 것 같다. 마치 층층이 쌓여있는 케이크처럼 복잡하게 짜여있는 이야기 구성이 놀랍도록 흥미롭다. 이 이야기는 로렐이라는 한 여성의 삶을 추적하는데, 그녀에게는 엘리라는 딸이 있었고 그녀는 10년전 15세의 나이에 그야말로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이 책은 과거에서 현재로 번갈아 펼쳐지는 구성인데 엘리가 사라진 시점부터 현재까지가 번갈아서 등장한다. 뒤로 가면 갈수록 사건의 정황에 다가가게 되는 만큼 이런 글 스타일이 좀 중독성이 있는 듯 하다. 결론을 볼 때까지 진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 책이 좋았던 또 다른 점은, 등장 인물들이 모두 현실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엘리는 평범하지만 멋진 남자친구를 가진 사랑스런 딸이고 그들의 가족은 그녀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완벽했다. 모두들 엘리가 절대로 가출했다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책을 읽으며 로렐에게 엄청난 감정이입이 되었다. 만약에 내게 딸이 있다면? 실종된 아이를 두고 사건이 종결되는 걸 절대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 뿐만 아니라, 그녀가 왜, 어떻게, 어디로 사라지게 된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사실도 나를 미쳐버리게 만들 것 같기 때문이다.

엘리의 실종 이후 슬픔을 견디지 못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가족들은 엘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서로를 견디지 못한 것일까?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게 된 로렐 부부는 이혼을 겪게 된다.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고 살던 어느날, 로렐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매우 매력적이라 단번에 로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플로이드의 집에 놀러간 어느날, 로렐은 그의 딸 포피를 만나고는 그만 깜짝 놀라게 된다. 포피는 10년전 사라졌던 엘리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있었던 것!!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로렐의 마음은 혼란으로 가득차고 심장은 요동치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어둡고 슬프다. 진짜 끝부분에 가서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땐 내가 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스릴러의 경우 대부분은 플롯이 주는 긴장감과 반전 그리고 복선이라는 요소들 때문에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고 느끼는 편인데 스릴러의 등장인물 때문에 슬퍼서 울다니....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정말 슬프다. 등장인물 때문에 슬펐는데 특히 엘리의 사건을 종결 지을 수 없는 엘리의 고통이, 같은 여자로써, 그야말로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 그 때 내 딸이 사라졌다 ] 는 정말 .. 놀라운 소설이지만 부분 부분 약간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다. 추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스토리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반전이 등장하므로 기대하시라... 전체적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스토리 구성의 이야기이고 등장인물들이 매우 현실감이 있다. 리사 주얼이라는 작가가 내는 작품을 다시 또 읽게 될 것 같다. 스릴러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또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읽고 싶으시다면 오늘 이 책 속으로 한번 빠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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