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지 말고 써라 - 왜, 책을 읽으라고는 하면서 쓰라고는 하지 않을까
백작가(이승용) 지음 / 치읓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천 권의 책을 읽은 독자보다,

한 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라 "


정말 좋은 책을 써서 누군가에게 깊이있는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행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평소에 해 왔었는데

이 책 [ 책, 읽지 말고 써라 ] 를 읽고 나니, 그게 옳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전까지 나는 누군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보따리를 몸 속에 가지고 있거나

그런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만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저자 백작가님이 글쓰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했을때

적잖이 당황했다. 작가는 태어나는게 아니었어?

그런데, 책을 읽다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 경우도 막연하게 글쓰는 사람의 꿈을 꾸지 않았나 싶다.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내 일기를 몰래 훔쳐보신 후 저녁을 먹는 중 내 글을 칭찬하셨을 때나 ( 그나저나 부모님께서 자식들의 일기를 훔쳐보는 이유가 뭘까요? )

학창시절 과에서 개최한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의 영광 ( 참가자는 고작 5명 ㅋㅋㅋㅋ )을 받았을때 ' 나에게도 작가의 DNA 가 있지는 않을까? ' ( 있을리 만무하겠지만 ) 라고 은근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도 이 책 [ 책, 읽지 말고 써라 ] 를 읽으니 은근 용기가 생기려고 한다. 혹은, 작가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는 있겠다고.





나도 모르게 붙들고 있던 과거를 놔주는 작업,

그것이 바로 책 쓰기의 시작입니다


이 책 속에는 책을 잘 쓰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작가 자신이 책을 쓰게 된 경험담도 들려주고 있는데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글을 머리로 쓰지 말고 가슴으로 써라 라는 말이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어려웠던 가정 형편과 부모님 이야기를 진정성있고 솔직하게 들려준다. 사업을 하시다가 부도를 내서 감옥 생활을 하시게 된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더 어려워진 가정 살림을 도맡느라 더 힘들어진 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그런 부모님께 힘이 되드리기는 커녕 오히려 더 큰 불만을 품었던 작가 자신의 이야기까지.. 저자가 수감되어 계시던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글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 나도 부모님께 미처 보내지 못한 편지가 떠올랐다고나 할까?

스토리텔링을 언급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어쩌면 독자들을 앞에 앉혀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고 할까?

예전에 학원에서 초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쳤을 때,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이 지겨워하면

나는 접히는 자동차 이야기를 해주거나 헬리콥터가 달린 자동차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 정말 창작 동화였다 ㅋㅋㅋㅋ )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냈었다. 자동차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 온다는 이야기에서는 불만이 폭주하곤 했다.

선생님은 거짓말쟁이라고 .. 그러나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그 뒤로도

나는 한동안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아이들은 거짓말이라며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난리를 쳤지만, 그동안만은 정말 열심히 경청을 했었다.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첫번째,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 진행하지 말 것

두번째, 같은 소재라도 관점을 달리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탄생한다

세번째,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앞에 있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라

글쓰기를 다루는 책들은 세상에 너무나 많은데 다들 색깔이 비슷비슷한 반면 ( 주로 기술을 다룸 ) 이 책은 조금 색깔이 다르다. 글쓰기 기술을 다루기 보다는 책을, 혹은 글쓰기를 대하는 작가의 마음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한다. 저자 백작가는 베스트셀러를 써서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조언한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벌어들이는게 아니라 나눔을 하는 행위라고 하면서. 그리고 덧붙인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 즉 " 내 마음을 글로 드러내는 것, 진정한 자기 고백 " 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두 가지 마음이 생긴다. 어쩌면 글을 한번 써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그래도 작가가 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 멋진 글을 읽고 나면 두 가지 느낌이 생기듯이 말이다. 너무 멋진 글이라며 탐복하는 마음과 나는 다시 태어나도 저런 글은 쓰지 못하겠지? 하는 좌절. 하지만 그래도 백작가님은 책의 처음부터 말미까지 진정성과 진솔함으로 무장한 채 독자들이 가진 마음의 벽을 무너뜨린다. 어쩌면 나도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며, 희미하지만 즐거운 희망의 나래를 펼쳐보게 만든다.


글쓰기에 대한 좋은 정보 뿐 아니라 감동보따리도 한아름 안겨주는 좋은 책

[ 책, 읽지 말고 써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