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블러드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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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를 좋아하는 그대여,

여기엔 당신이 좋아할 것이 무조건 하나는 있다!

아니, 어쩌면 다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작가가 과연 누구일까? 궁금했고 이 책의 서사적 완벽함과 생생한 묘사 앞에선 소름이 돋았다. 작가 임태운씨는 정말 굉장한 스토리 텔러이다.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인구의 대부분이 좀비로 변하고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도 서로 죽고 죽임을 당하는 비참하고도 역겨운 상황을 놀랍도록 설득력있게 그려내었다.

주인공 천이도가 어릴 적 사냥을 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며 쓰레기통에 숨어있는 장면 그리고 나흘째 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다 그녀의 죽음을 발견하는 이도가 세상에 홀로 맞서게 되는 장면 등은 이런 장르를 즐기는 자들의 고약한 습성을 도발한다.. ( 혈혈단신 꼬맹이가 살인 기계들의 리더로 자리잡기까지의 난관과 극복 등 )

그렇다면 이 소설은 단순히 좀비가 출몰하고 좀비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때려부수는 그저 그런 스릴러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의 소개글에도 나와 있듯 이 책은 좀비 아포칼립스 X 스페이스오페라 장르인데

오히려 좀비가 등장하는 부분보다 우주적 상상력 구현이 더 많이 보여지는 책이다. 공상과학물, 특히 아포칼립스물이나 디스토피아물 ( 둘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 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본다. 읽는 독자들의 뇌가 폭발할 지경으로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책이니..

지구에 광견병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비가 되고 살아남은 나머지 사람들은 대방벽을 세워 좀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첫 번째 방주인 게르솜이라는 우주선을 개발하여 온갖 동식물의 유전자 샘플과 신체적 정신적 조건이 완벽한 인간을 태우고 카난이라는 행성을 향해 날아간다... 지구에서 이루지 못한 지상 낙원 건설의 꿈을 꾸며...

한편, 비열한 인간들에 의해서 지구와 우주 궤도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가 폭발이 되면서 두번째 방주의 꿈은 무산이 되는 듯 하였으나 백혈인간, 즉 몸 속에 나노봇을 삽입하여 일종의 안드로이드가 된 사람들의 활약으로

겨우겨우 두번째 방주인 엘리에셀이 만들어지고 백혈인간들은 순혈인간들을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엘리에셀의 탑승권을 얻게 되는데, 그 중에 이 책의 주인공인 천이도가 있다.

하지만 냉동캡슐 속에서 동면한 채 있어야할 백혈인간 천이도, 카디야 그리고 보테로가 누군가에 의해서 깨어난다. 그리고 그들은 엘리에셀의 일등항해사인 사만다를 통해, 이미 카난 행성에 도착했어야할 방주 게르솜이

우주 공간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들은 즉시 게르솜으로 파견이 되고 마치 거대한 반지가 겹겹이 놓여있는 것처럼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진 게르솜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은 게르솜의 처참하고도

경악할 만한 광경에 그만 놀라고 만다. 그들은 도대체 게르솜에서 무엇을 본 것이고 게르솜이 우주 공간에서

표류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너무나 많은 떡밥이 있고 너무나 많은 코드를 담고 있어서 일일이 다 풀어내기엔 너무나 어려운 [ 화이트 블러드 ] 이야기의 재미를 간추려보자면, 일단 백혈인간들의 입체적이고 생생한 액션씬이라고 보겠다. 각종 무기를 흔들며 신나게 좀비들 ( 동물도 있음 ) 을 도륙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왠만한 영화 속 액션씬 저리가라다.

두번째는 게르솜 탑승자들을 분열케하여, 결국 행성 카난을 가지 못하고 우주 공간을 표류하게 만든 그 이유..

그 이유가 뭔지 알았을 때 느꼈던 놀라움..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 아니었어... 세번째는 게르솜이라는 거대한 우주 방주를 그려낸 작가의 상상력 ( 어마어마한 규모 ) 과 소설의 주인공들인 백혈인간 천이도, 카디야 그리고 보테로와 그들을 이끌면서 게르솜 표류의 이유를 밝혀내려는 엘리에셀의 인공지능인 마리가 가진 각자만의 독특한 개성들 덕분에 흥미로웠다.

공상과학물 중에서 아포칼립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장르가 전달하는 파괴와 황폐함에서 묻어나는 쓸쓸함

그리고 남아있는 자들의 숨막히는 고립감이나 치열한 생존싸움에서 느껴지는 어둠의 미학 등을 즐길 것이라 본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매우 추천할 만하다. 모든 게 다 들어있다. 일종의 SF 종합 선물 셋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주로 오기 위해서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했던 백혈인간들,, 그들은 과연 게르솜을 구원하고 엘리에셀과 함꼐 행성 카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정말 정말 재미있는 SF 물 [ 화이트 블러드 ]

*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은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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