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허근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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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결혼을 한 후에는 현실에 짓눌려서 해외여행을 거의 못했지만, 싱글일 때는 일본, 홍콩, 대만 등등 아시아 국가들을 참 많이도 돌아다녔었다. 일본은 후쿠오카와 오키나와 지역을 갔었는데, 특히 오키나와는 자연이 너무 아름답고 사람들이 아주 친절해서 다시 꼭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지역이다. 두드림미디어의 책 [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주요 관광지에 대한 소개로 이루어져 있다. 오키나와, 홋카이도, 교토 등등 아마도 죽기 전에는 꼭 가봐야 하는 일본 관광지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쓴 저자 허근희 씨는 국내 대형 여행사에서 일본 관광 전문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손님의 얼굴에서 웃음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하시니, 이 분의 가이드를 받으며 여행하신 분들은 아마 행복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책은 전문 여행 서적이라기보다는 여행지에 대한 전문가의 지식을 약간 담은 에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각 여행지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식당, 명물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저자 본인의 경험과 느낌에 대한 이야기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이 읽기 더 편하고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소개하는 지역들 중에서 내가 진짜 가고 싶은 곳은 홋카이도고 ( 라벤더 밭에서 향기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 ) 두 번째로 가고 싶은 곳이 오키나와이다. ( 다시 꼭 가보고 싶은 마음 ) 예전에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멤버들이 여행 간 곳이 아마도 홋카이도였을 것이고 ( 기억이 정확하진 않은데 ) 거기 바다에서 떠다니는 유빙을 보면서 경치가 엄청나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는 2장 홋카이도 : 보랏빛 라벤더 낭만의 도시 편에 이 지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소개된다. "아사히카와가 라벤더의 보랏빛 물결로 넘실대는 때는 바로 7~8월이다. 홋카이도는 여름과 겨울 두 번 이상은 와야 하는 곳이다. 보랏빛이 넘실대는 8월은 더위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한다." (74쪽)

홋카이도 다음으로 가고 싶은 곳은 바로 오키나와. 예전에 했던 여행이 정말 즐거웠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돌고래 쇼에 반대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내가 여행했던 몇 년 전 이 책에서 소개되는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열리는 돌고래 쇼를 보면서 진짜 기가 막힐 정도로 멋진 쇼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쳤다가 갑자기 그치는 비바람 이야기와 박물관에서 봤던 류큐 왕국의 흔적에 대한 글이 책에 나와 있어서 반가웠다. 그리고 여행 당시 오키나와에서 봉산탈춤에 등장하는 사자탈 춤 비스무리한 걸 봤을 때, 혹시 우리나라 역사와 어떤 관련성이 있나? 궁금했는데, 이 책에도 고려 삼별초의 실종과 류큐 왕국의 탄생을 연결 짓는 이야기가 있어서 재미있었다.

이 책 [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일본 여행 전문 통역사이자 가이드인 허근희씨가 일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즐거웠던 일 그리고 애환들을 담아낸 에세이인데, 여행지에 대한 깨알 같은 정보들이 많아서 이 책 하나만 들고 일본 여행을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열심히 일을 하다가 아이를 유산했다는 대목에서는 같은 여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단체관광에서는 가이드의 역할이 여행의 질을 결정짓는 필수적 요소이기에 더욱더 애를 쓰다 보니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꼭 가봐야 하는 필수 관광지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들이 담겨 있고 거기에 저자의 경험이 더해진다. 올해 혹은 가까운 시일에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 [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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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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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예술의 역할과 가치를 생각하며

전 세계의 예술가와 다양한 작품을 만난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술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냥 끌리는 그림들은 있다. 특히 르네 마그리트와 달리와 같은 화가들이 그린 초현실적인 그림을 보면 이 세상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황홀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학창 시절에 미술 시간에 배운 서양화에 대해서만 조금 알고 있을 뿐, 거의 내 머릿속은 예술에 관한한 백지에 가까운데, 그래서인지 이번에 읽게 된 [예술의 역사]는 완전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제목 그대로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져 온 예술의 전체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 [예술의 역사]. 과거 동굴의 벽화에 남겨진 사냥감의 그림에서부터 현대의 지하철역에 자유분방하게 남겨진 그라피티까지 다루고 있는 책이라 거의 백과사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샬럿 멀린스라는 분으로 영국의 미술평론가이자 작가 그리고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분이다. BBC TV의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뿐 아니라 [아트 리뷰] 등 다양한 예술 전문 잡지의 편집자로도 일했다고 한다. 예술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없으면 아마도 이런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 본다 이 책은 "인간은 왜 예술 행위를 하게 되었을까?", "10만 년 전에 그려진 동굴 벽화는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예술은 왜 중요할까?" 와 같은 여러 다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동물 사냥에 성공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동굴 벽화에 그림을 그렸고 신을 더욱더 숭상하기 위해서 조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대의 인류는 예술과 분리될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은 무려 40장이라는 어마어마한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내가 관심이 갔던 장은 사후 세계와 종교에 관한 예술을 다룬 Chapter 5 : 사후 세계로의 여정과 Chapter 6 : 예술이 종교를 품다는 부분이었다. 죽음은 여전히 인류가 극복하지 못하는 미스터리이고, 이것은 과학적으로 뒤떨어진 과거에는 더욱더 두드러졌을 것이다. 로마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출산 중에 사망했기에 무덤 조각으로 추모되었다거나 메소 아메리카나 남미에서 장례식에 쓸 겉싸개나 천에 수를 놓아서 죽은 이를 기렸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기독교가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새로운 교회가 예술가들을 고용하여 거대한 벽과 천장을 성서의 장면으로 덮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유적지가 많은 주요 관광지의 교회나 사원에서 우리는 웅장한 종교화나 조각상들을 접하곤 한다.

인류의 초기 시절 예술가들이 주로 죽음이나 종교 등을 다루는 그림을 그리고 조각상을 만들었다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예술가들은 사회에 진출하고 정치 분야 등에도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다. Chapter 32 :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에서는 특히 그런 부분이 두드러지게 등장한다. 1900년대 초반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무려 1600만 명이라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 이때 다다이즘이라는 예술 사조가 탄생했고, 다다 예술가들은 전쟁을 혐오하고 부조리를 찬양하는 예술작품을 많이 탄생시켰다. Chapter 37 : 우리는 또 다른 영웅이 필요하지 않다에서는 예술에 반영된 페미니즘 이야기가 등장한다. 1967년에 페이스 링골드는 [미국인 연작 #20:죽다]를 그렸는데, 백인 남성이 총을 쏘고 흑인 남성은 칼을 휘두르는 가운데 여성들이 아기를 안고 피를 흘리며 도망가는 장면이 연출된다. 피카소 작품 [게르니카]와 크기와 구도가 비슷해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 [예술의 역사]는 한마디로 예술에 대한 백과사전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예술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나 전문가 과정에 들어선 독자들이 읽어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에 띄엄띄엄 배웠던 지식들이 이 책 [예술의 역사]를 통해서 구슬을 꿰듯, 혹은 퍼즐을 맞추듯,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사 시대에 동물 사냥을 기원하던 마음으로 우리 조상들이 동굴 벽화에 그림을 그렸고, 누군가의 사후 세계가 외롭지 않도록 이집트에서 조각품을 빚었듯이 예술작품은 삶이라는 현실과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대로 오면 올수록 사회 활동가들이 예술을 통해서 목소리를 높이는데 열중한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인종차별, 기후변화, 빈부격차 등등 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예술로 녹아드는 장면도 소개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들려주었던 좋은 책 [예술의 역사]

" 예술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갈까? (.. 중략..) 그에게 '예술'이란 보는 이들의 궁극적인 작동으로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의 예술은 우리가 모두 다른 배경에서 함께 모이고,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누가 그러한 미래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바로 당신이지 않을까? " (376쪽)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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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 설계사
조유나 외 지음 / 등(도서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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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우리는 인생 설계사]는 보험 설계사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지만 가끔 이런 책들이 소설보다 더 재미있을 때가 있다. 누군가의 삶은 소설보다도 더 드라마틱 하고 그들은 불굴의 의지로 힘든 삶을 이겨내고 멋지게 살아간다. 사실 나도 보험이나 보험 영업이라는 분야에 대해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친언니가 보험 설계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영업을 해도 고객들로부터 거절을 당하는 모습을 보니 언니가 참 안쓰러웠다.

그런데 이 책 [우리는 인생 설계사]를 읽어보니 그런 상황에서도 언니가 일을 재미있게 해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설계사분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하고 있고 이 직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편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보험 설계사들과 실제의 그들은 좀 다른 사람이었다. 우선 그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사교적인 사람들" 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나는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50이 넘도록 누구를 가르쳐 본 적은 더더구나 없다. " (43쪽) " 나는 어려서부터 부끄러움을 많이 타며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를 사귀는 게 쉽지 않았다. " (56쪽)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이 책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설계사분들이 "날 때부터 내성적인 사람들"이 많았다는 게 충격이었다! 역시 인간은 사회적으로 적응이 빠른 존재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것 말고도 이 책에 나오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거의 모든 분들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선택하였다는 것이다. "미리 걱정하지 않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 긍정적으로 바꾸기 시작하니 모든 게 달리 보이기 시작하고 스트레스도 덜했다. " (25쪽) "내가 잘하는 게 뭘까? 나만의 장점을 찾아보았다. 긍정 마인드! 성실! 그래! 나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 (61쪽) 일부러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영업을 하는 분들이라 성공의 대열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싶었다.

이외에도 여기에 등장하는 설계사분들의 특징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과 목표 설정을 뚜렷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귀한 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며 이분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매우 기분이 좋다. " (46쪽) " 지금은 팀원들이 모이면 이렇게 말한다. 보험설계사 한 명의 가치가 얼마나 큰 지 알아?" (80쪽) "내가 스스로 정한 목표에 대해 타협하지 않았다. 목표를 정했으면 꼭 성취했다." (97쪽) 어떤 일이든 팀워크가 중요하긴 하지만 거절을 견뎌가며 해내야 하는 일이기에 더욱더 서로서로 힘을 주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매달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사실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승낙보다 거절이 더 많은 직업이라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직업을 택한 분들이기에 하루하루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지 짐작이 된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즐기지 못하면 오래갈 수 없다. 분명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보험 영업직으로 뛰어드는 게 아닐까? 이 책에 나오는 분들도 처음에는 사교 기술이 부족해서, 목표 의식이 뚜렷하지 않아서, 거절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일을 힘들어하지만 점점 기술을 갖춰가며 고소득을 올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험 영업이라는 게 재미도 있고 큰 보람을 안겨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험과 보험 설계사에 대한 편견을 깨트려준 책 [우리는 인생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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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걷는 소녀 - 2023 대산창작기금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15
백혜영 지음 / 밝은미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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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 꿈인데?"

10대 시절은 한창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할 나이이다. 친구와의 우정, 학업 성적 그리고 이성과의 연애감정 등등... 이 모든 것들이 큰 영향력을 미친다. 거기에다 사춘기와 갱년기의 갈등, 즉 부모님과의 갈등이 더해진다면 청소년들은 힘겨운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소설 [꿈을 걷는 소녀]는 바로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친했던 친구들이 자신을 어색하게 대하기 시작하고, 언젠가부터 엄마와는 거리를 두고 살아가게 되는 새별. 그러던 어느날 새별이는 마치 자신의 도플갱어가 등장하는 듯한 이상한 꿈을 꾸게 되는데...

오늘도 이상한 꿈을 꾸느라 늦잠을 잔 새별. 등교길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라를 생각하며 서두른다. 새별이는 가던 길에 유치원 때부터 친한 마용진을 만나게 된다. 그날도 용진이는 마치 마요네즈를 바른 듯한 느끼한 목소리로 자전거에 태워준다고 하지만 새별은 거절한다. 그런데 그날따라 유독 아라의 얼굴이 어두워보이고, 자신이 늦어서 그럴거라고 짐작한 새별은 아라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와 꼭 닮은 여학생이 버스에 서 있는 꿈... 그런데 이상하게도 꿈의 배경이 너무 옛날 영화 장면 같다.

아라와 수다를 떨면서 학교에 도착한 새별은 연휘라는 이름의 전학생이 왔다는 걸 알게 된다. 잘생긴 연휘가 새별 옆에 앉게 되자 순간 여학생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된 새별. 그런데 연휘는 조금 독특한 아이였다. 지구가 인류에겐 감옥이라느니... 외계인이 자신에게 와서 진실을 들려줬다느니.. 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연휘. '혹시 또라이인가?' 라고 새별은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새별이는 단짝 친구 아라가 등장하는 꿈을 꾸게 되는데, 꿈 속에서 아라가 마요네즈 마용진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다??!!

한편, 미스터리에 관심이 많아서 "잘생긴 또라이"의 준말인 "잘또" 나 미스터리 덕후를 의미하는 "미덕"으로 불리게 된 연휘가 새별이가 꾸는 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과연 이후 새별이는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가?

소설 [꿈을 걷는 소녀]는 다른 이들의 꿈 속으로 들어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새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엄마의 꿈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단짝 친구들의 꿈 속으로도 들어가게 되는 새별. 그러면서 현재 겪고 있는 갈등을 조금씩 해결해낸다. 꽁꽁 감추고 있던 비밀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았던 오해가 조금씩 풀리면서 비로소 모두의 상처가 치유된다. 이렇게 이 책은 참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로가 품고 있는 서로에 대한 생각은 오해일 수도 있다는 것과 조금만 더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는 노력을 하자라는 의미인 것 같다. 책을 다 읽은 후, 작가님의 말을 읽었는데 ..... 그만 왈칵 눈물이 났다. 작가님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발생한 많은 참사로 가족들을 잃은 유가족들을 위해 [꿈을 걷는 소녀]를 썼다고 했다. 글의 마지막 즈음에 새별과 새별의 어머니가 위로받는 것처럼, 이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가끔 이상한 꿈을 꾼다. 꿈 속에서 많은 일을 겪기도 한다. 새별이가 필연적으로 친구와 엄마의 꿈을 꾼 것처럼 우리가 꾼 꿈들도 어떤 메시지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오늘부터 반드시 내가 꾼 꿈들을 기록해보리라 다짐해본다. 매우 신비롭기도 하고 따뜻한 결말 덕분에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준 책 [꿈을 걷는 소녀] 힐링을 받고 싶은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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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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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정수를 찾고,

사유의 확장을 돕는 철학자의 단어 산책

언어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철학이 깃들어있다. 따라서 언어를 공부하다 보면 그 나라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분위기를 조금 느낄 수 있다. 책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철학자인 저자 이진민씨가 특히 좋아하는 독일 단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마도 각 단어에 녹아들어 있는 독일 문화와 정서,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좀 낯설지만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이야기들을 소개해놓은 듯하다. 한국과 미국에서 바쁘게 살다가 지금은 독일 뮌헨 근교에 있는 시골에서 느긋한 삶을 누리고 있다는 이진민 저자. 그녀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에는 총 16개의 독일 단어들이 소개된다. 그중에는 ARBEIT, 즉 아르바이트와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들도 있지만, FEIERABEND 파이어아벤트나 SERVUS! 제르부스와 같은 낯선 단어들도 있다. ARBEIT (아르바이트)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바"라는 축약된 표현을 많이 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시간제 근무라는, 약간은 가벼운 의미로 쓰이는 반면, 실제 독일에서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근무를 뜻한다고 해서 놀랐다. 앞으로는 '아르바이트'라는 단어를 쓸 때, 원래 독일어에 담긴 노동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떠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서든 한국에서든 아르바이트, 즉 노동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슬퍼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한국에서의 아르바이트의 의미 건, 독일에서의 아르바이트의 의미 건 말이다."

독일 하면 생각나는 것? 바로 맥주와 소시지. 나는 젊은 시절부터 맥주보다는 독일에서 파는 소시지를 꼭 한번 먹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이 책에 옥토버페스트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옥토버페스트는 10월을 뜻하는 옥토버와 축제를 뜻하는 페스트가 합쳐져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Prost! (프호스트) 라는 독일 단어가 소개되는데, 이 말은 바로 "건배"란 뜻이다. 이 대목에서 흥미로웠던 내용은 바로 독일 사람들이 맥주를 즐겨 마실 수밖에 없었던 역사였다. 과거에는 세균에 오염되지 않은 식수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집집마다 맥주를 빚었다는 사실. 특히 맥주를 만들 때 끓이고 발효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비교적 마시기에 안전해서 의사들이 많이 권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이들에게 맥주는 건강 음료였던 것이다. 내 아이의 건강을 위해 사랑으로 맥주를 준비하는 엄마라니, 당장 잡혀갈 것 같은 느낌이지만 당시의 생활상으로는 자연스러웠던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는 소개된 여러 단어들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KINDERGARTEN (킨더가르텐), 즉 유치원이다. 독일에서 처음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언뜻 들었던 것 같은데, ( 바로 이 책에 있었다 ) 이 단어에 담긴 유치원의 의미는 실로 깊이가 있었다. 아이들을 의미하는 Kinder 와 정원을 의미하는 Garten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 즉, 아이들이 뭔가 배우는 곳이라기보다는, 흙과 물과 풀이 어우러진 곳에서 온몸으로 그것들을 만끽하며 체험하고 배우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한 독일인들의 세심함이 느껴진 대목이다.

여러 단어들을 통해서 독일의 문화와 철학 등을 소개하는 책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독일이라는 나라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짧은 여행을 해 본 느낌이다. 게다가 단순히 문화를 가볍게 소개하는 글이라기보다는 언어에 담긴 독일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철학 등을 소개하고 있어서 더 깊이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독일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강연을 들은 느낌도 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빨리빨리' 문화가 있었기에 이렇게 큰 경제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긴 했으나 사실 사유와 철학이라는 것이 삶에 깃드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철학자 이진민 작가의 책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독일어에 깃든 철학과 문화 등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좀 더 넓힐 기회를 주는 것 같다. 깊이 있고 격조 높은 독서 시간을 선물해 준 좋은 책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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