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 - 술에 취해 꽃밭에 누운 선승
일지 지음 / 민족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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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한국 불교를 이야기함에 있어 경허 성우 선사를 빼놓고서는 제대로 된 논의를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경허 선사가 현대 한국 불교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막중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열반 100주년이 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는 숱한 소문과 전설 속의 이미지로만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영민했던 불교 인문학자 일지 스님은 진리 탐구의 길 위 어느 곳에도 머물지 않고 올곧게 자기만의 길을 간 위대한 선사 경허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했다. 그러나 그가 그려낸 경허의 모습 역시 허망한 이미지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그가 남긴 글과 언행과 소문과 기행 속에서는 결코 참다운 경허를 볼 수 없다. 

 

경허의 진면목을 참으로 보려 한다면 그가 가닿은 곳에 우리 역시 가보는 수밖에 없다. 그가 술에 취해 뱉어 놓은 토사물 더미를 뒤지는 것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경허와 내가 둘이 아닌 곳, 바로 그곳에서만이 진실로 그를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곳은 어디인가?

 

창 밖으로 궂은 비가 내리는데

아득한 천둥 소리에

문득

뒤늦게 여름이 깊어감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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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으로 가는 위빠사나 명상
해공 지음 / 근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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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으로 가는 위빠사나 명상>의 저자 해공 선생은 우리나라 도판에서 몇 안 되는 눈 밝은 이다. 대부분의 구도자와 수행자들으 '불완전함'에서 '완전함'으로, '중생'에서 '부처'의 지위로,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상태로, 다시 말해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취하는 관점에 서 있다. 모든 것이 둘로, 상대적으로 분열된 상태에서 그것을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 하나로 통합하려고 애를 쓰는 것으로 공부를 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에서는 그것이 엄연한 현상이고 논리적으로 당연한 사실이라 믿는다.

 

그러나 동서고금의 현자들은 오직 절대, 하나만 있을 뿐, 둘, 셋은 없다고 가르쳤다. 기독교의 '하나님', 알파요 오메가로서의 '그리스도', 불교의 '일승법', '한 마음', '한 물건', 힌두교의 '불이일원론' 등 실재는 둘 아닌 하나일 뿐이다. 주체와 객체, 나와 세계, 육체와 영혼 등등은 모두 우리의 착각에 불과한 허상이란 말이다. 그러므로 깨달음이란 말 그대로 그러한 착각에서 꿈에서 깨어나듯 깨어나는 것일 뿐이지 새롭게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금 이대로 절대이고 진리 그 자체이다. 

 

해공 선생은 흔히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한 수행 방편으로 알려진 위빠사나 명상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한다. 위빠사나 명상은 어떠한 수행방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바로 보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제대로 된 위빠사나 그대로가 바로 깨달음이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진리는 다름 아니라 본래무아 본래절대라고 요약한다. 본래무아란 어디에도 행위의 주체로서의 '나'는 없고 오로지 상호의존의 연기적 진실이 있을 뿐이란 말이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처럼 저절로 벌어질 뿐이라 한다.

 

이 간단한 진실이 확인되지 않는 유일한 장애물이 바로 '나'라는 물건이다. 따라서 깨달음을 위한 유일한 수행은 언제나 무슨 일이 있거나 도대체 '누가' 행위하는 자인지, '누구'에게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있는 그대로 바로 보는 것뿐이다. 수행과 깨달음에 대한 바른 개념 정립 없이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잘못된 길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해공 선생의 <깨달음으로 가는 위빠사나 명상>은 순수한 구도의 열정을 가진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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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주인공 - ‘한국의 유마’ 백봉거사 선어록
전근홍 지음 / 비움과소통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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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주인공>은 한국의 유마거사로 추앙받는 백봉 김기추 거사의 법문을 상수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전근홍 거사가 엮은 책이다. 백봉 거사는 7~80년대 재가자 위주의 거사 선풍을 일으켜 출가자 중심의 한국 불교문화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었다. 50대 후반에 불교에 입문하여 1년여 만에 깨달음을 얻음으로써 돈오견성이 출재가와 상관없고, 유무식, 남녀, 노소와 상관이 없음을 몸소 확인시켜 주었다. 

 

<허공의 주인공>에 소개된 백봉 거사의 설법은 생멸변화하는 색상신(빛깔과 모습이 있는 몸)의 바탕에는 불생불멸하는 허공과 같은 법성신(법의 성품의 몸)이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눈이라는 기관을 빌어 보지만, 눈 자체에는 성품이 없고, 빛깔, 모양, 냄새도 없는 '무엇'이 본다는 식의 쉬운 설법으로 현상 이전, 현상 너머, 현상의 배후에서 현상을 기능케 하는 실재를 바로 가리켜 보인다. 

 

백봉 거사가 색신을 버리고 도솔천으로 천화한 지도 어느덧 30여 성상이 되어 간다. 스승의 갑작스런 입멸 이후 한 때 구심점을 잃었던 보림선원의 명맥이 전근홍 거사와 같이 스승의 가르침을 굳게 의지하며 지켜온 이들에 의해 새롭게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허공법문>, <공겁인> 등 최근 1~2년 사이에 백봉 거사의 가르침을 담은 법어집들이 출간된 것이 그 한 예이다. 그의 가르침이 널리 퍼져서, 여전히 깨달음이란 보통 범부들의 삶과는 무관한 숭고하고 신비한 어떤 것이란 터무니 없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많은 이들의 눈을 틔어줄 제2, 제3의 백봉, 아니 백 사람, 천 사람의 백봉 같은 이가 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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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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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인간관계는 여타의 인간관계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가족 사이의 정서적 연대감은 혈연이란 본능에 의해 결속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관계에서처럼 '개체'의 처신에 있어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남'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맺고 끊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가족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고통은 다른 관계보다 더욱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해결하기도 결코 쉽지 않다.

 

<가족의 두 얼굴>은 가족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심리적 정서적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는 대중적인 가족심리 개론이라 할 수 있다. 가족의 심리학에 대해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문제, 부모-자식, 남편-아내, 형제-남매 사이의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해석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안타까운 점은 지나치게 개론적인 성격이 강해서 현재 가족 문제로 고통받고 있거나 보다 깊이 있는 접근을 요구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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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우리시대 가족의 심리학
한기연 지음 / 씨네21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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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장 친근하고 오랜 세월 동안 맺어온 인간 관계이기에 그만큼 상대적으로 더욱 고통스럽고 빠져 나오기 힘든 관계는 아닐까? 내가 의식적으로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많은 부분을 형성하고 규정하고 억압하는 관계가 가족이란 혈연으로 맺어진 정서적 관계일 것이다. 특히나 여전히 유교적 전통문화와 농촌공동체적인 가족 문화가 지배적인 한국사회에서 가족 사이의 문제는 다른 문화권에 비해 더욱 고통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상담가인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가족 갈등의 당사자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과 겉으로 드러난 갈등의 배후에 있는 문제의 근원을 성찰하도록 돕는다.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조언들을 통해 이상적인 가족의 신화나 가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가족 간의 문제를 성찰하고, 다른 인간 관계와 마찬가지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이 실재하는 갈등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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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금, 보험, 저축을 능가하는 노후대비'책'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2-10-30 14:52 
    '두통에는 진통제', '우울증엔 항우울제', '불면증엔 수면제'라는 것이 공식처럼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시댁과 갈등을 겪는 전업주부의 두통과 학습우울증에 걸린 청소년의 두통이 과연 같은 질병일까. 또 시댁과 갈등을 겪는 주부에게 어깨 결림,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생리통이 동시에 나타났다면, 이는 각각 정형외과, 신경과, 정신과, 내과, 산부인과에서 따로 해결해야 할 병일까. ─강용혁, 『닥터K의 마음문제 상담소』, 12쪽 예전에 손발이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