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수학 재능 키우기
빨간 뽈로기 그림세탁선 그림, 최혜영 글 / 창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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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수학 재능 키우기”라는 제목부터 무척 궁금하더군요. 책을 살펴본 제 느낌은 수학이라는 부분이 주가 아니라 여러 활동 중에 수학이 포함된다고 보입니다. 요즘 제 관심사가 독서지도라서인지 독후활동으로 볼 수 있는 것들도 있더군요. 그 이유가 커다란 무, 곰 세 마리, 일곱 마리 아기 양과 늑대, 피노키오, 잭과 콩나무, 바람과 해님, 벌거벗은 임금님의 7가지 동화에서 끌어낸 소재들이더군요. 그 동화를 읽은 아이들이라면 하나하나 내용들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에게 키워줘야 할 부분 중에 사고력과 창의력이 강조되고 있지요. 그러자면 답이 정해진 질문보다는 아이들이 생각을 펼치게 해주고 또 끄집어 내주기 위해 엄마의 적절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 책을 보면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 알고 있는 동화들이지만 이 책을 보기 전에 해당되는 동화를 읽어준 후 해본다면 좀 더 흥미로워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 동화의 내용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점이 흥미를 돋우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러다 보니 유아들의 일정 수준을 맞추기가 어려웠고 난이도가 들쑥날쑥 합니다.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게 연습이 잘 된 아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쉬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좀 더 큰 아이라도 쉽지만은 않을 그런 내용들입니다. 따라서 순서에 관계없이 아이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하게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또 스티커도 있어서 아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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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쓴 공주님 느림보 그림책 3
심미아 글 그림 / 느림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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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와 거북이','개미와 베짱이','흥부와 놀부'처럼 시대에 따라 새롭게 해석되고 패러디 되는 고전동화들이 있다. 이처럼 이 책도 고전동화 중에서 꾸준히 읽혀지고 있는 책들을 조금 다른 각도로 바라보기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장화 쓴 공주님"은 작가의 상상력이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안데르센 원작의 ‘벌거숭이 임금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하면서 ‘벌거숭이 임금님’ 후편이란 느낌을 주는 설정이 독특하다. 더구나 그런 새로운 시도가 국내작가의 작품이란 점이 무척 반갑다.

그리고는 꾸밈없이 밝은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다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준다. 아이들이 쓱쓱 그린 듯한 엉성한 그림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아니다. 얼른 이해되지 않는 제목과 표지의 희미한 회색을 배경으로 울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잠시 망설이게 된다. 일곱 살인 아들이 표지를 보고 싫다고 하던 걸 보니 선뜻 눈에 들어오는 책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표지를 넘기면 그런 염려를 씻겨내듯 활짝 핀 개나리 빛으로 독자를 맞아들인다.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그림에는 곳곳에 아이들의 동심이 스며있다. 처음에 반기지 않았던 아이들까지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차츰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아이들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택한 점도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게 할 수 있었다.

작가는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 아이들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이다. 책을 함께 보던 아이는 '주인공이 왕자님이었다면...'하면서 공주님이 슬퍼하는 장면에서부터 ‘벌거숭이 임금님’의 또 다른 손자이야기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한다.

이 책의 그림은 유난히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게 이끌고 있다. 첫 장면 공주님의 눈빛을 통해서는 순수하고 밝은 심성을 느끼게 하고, 사자머리를 한 공주를 책 속의 사자가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거나 공주님과 대조되는 신하들의 걱정스런 눈빛, 사기꾼의 음흉한 눈빛까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암시해주고 있다. 또 처음부터 끝까지 공주의 표정과 닮아있는 고양이의 눈빛을 통해서는 서로의 감정이입까지 느낄 수 있다. 물론 절정은 커다란 장화를 뒤집어쓴 채 거울에 비친 공주의 확대된 모습이다. 그 눈빛에서 공주가 받은  충격이 독자에게까지 그대로 전달된다.

한편 작가는 장면마다 배경 색에 변화를 주어서도 분위기를 짐작하게 해준다. 공주님이 마음껏 머리모양을 바꾸는 장면들에선 하얀 여백을 두어 백지와 같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나타내준다. 사기꾼이 등장하는 대목에선 검푸른 색의 차가운 톤으로 색감을 가라앉혀 음산하고 불안한 느낌을 드러낸다. 그리고 공주님이 의욕을 상실한 채 방에 틀어박혀 있는 장면에선 모든 것들이 색깔을 잃어버린다. 그 장면이 얼마나 스산한지 마지막 페이지의 반전을 보며 아이들은 더욱 반가울 것이다. 공주님은 물론 주변 사물들도 모두 색을 찾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하늘도 공주가 좋아하던 분홍빛이다.

이렇게 작가는 그림으로, 짧은 이야기로 주제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 독자 스스로 찾아내도록 유도한다.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생각을 펼치고 마음껏 표현하라고 권하고 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기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하도록 존중해야하는 이유가 아이들의 개성은 상상력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걸 보여주는 그림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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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29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가 다 끝나셨나요? 빨리 보관함에 넣어야 겠군요.^^
 
천사와 꼬마병정의 대모험
피터 콜링턴 / 한림출판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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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한쪽 구석 서가에서 무심코 집어든 책이라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림이 어찌나 섬세한지 구석구석 소품 하나하나, 그림자에까지 시선이 머물게 된다. 부드럽고 고운 선들이 모여 이룬 중간 톤의 색채는 포근한 꿈속을 연상시킨다.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잠자리에서 엄마가 읽어 준 그림책으로 꿈속여행을 떠나게 되는 아이의 머리맡에 작은 천사와 꼬마병정이 나란히 놓여있다. 아이는 어느새 깊이 잠이 들고... 책에서 봤던 해적이 탁자 위에 놓여있던 분홍빛 돼지저금통을 떨어뜨리더니 동전 한 닢을 훔쳐 가려한다. 그 소리에 깨어난 꼬마병정이 칼을 빼들고 막아보지만 역부족 병정까지 잡혀간다. 천사가 깨어나서 꼬마병정이 사라진 걸 알고 슬퍼하며 병정을 찾아 나서면서부터 모험이 시작된다.

천사가 어찌나 작은지 고양이에게도 쫓겨 달아나고 작은 파리(?벌)와도 싸워야한다. 천사의 움직임을 따라 집안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잠든 아이의 꿈속에서 일을 벌이는 해적들. 다시 잠들어 있는 해적들이 깰까봐 살금살금 움직이는 천사와 병정의 행동에 저절로 숨죽이게 된다. 어찌어찌 동전 한 닢을 되찾아 오게되는 이야기가 크기에 변화를 주며 이어지는 그림에서 초를 다투듯 긴박감이 느껴진다.

번뜩 잠에서 깬 아이는 잠든 사이에 일어난 일을 다 알고 있기나 하듯이 천사와 꼬마병정에게 입을 맞추고 양손에 하나씩 꼬옥 감싸쥐더니 다시 잠이 든다. 오랜만에 보는 그림만 있는 그림책이 마음을 잔잔히 흔들어 놓는다. 이제 7살 되는 우리아이도 한참씩 들여다보며 구석구석 살핀다. 더 어린아이들이라면 책 속으로 폭 빠져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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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나라 도둑 괴물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6
조대인 글, 홍성찬 그림 / 보림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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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드라마를 아빠의 어깨너머로, 엄마 손가락 사이로 훔쳐보다 나중엔 아예 아들과 아빠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즐기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김두한을 흠모하더니 동작까지 따라한다. 코트의 단추를 채우지 않고 입는 거라며 그것도 여름에.. 게다가 모자도 코트 뒤에 달린 모자 말고 김두한모자가 있어야되는데... 아쉬워하며 그냥 비슷하다며 건네준 여름모자(빙 돌아 챙이 달린)를 뒤집어쓰더니 좀 걸어가다가 갑자기 코트와 모자를 휙 벗어 던지며 폼을 잡곤 했다. 눈에 잔뜩 힘도 주고서.

그러는 녀석이 늑대에게 잡아먹혀 뱃속에 갇혀있게 되는 이야기의 그림책들은 무서워서 못 본다. 이걸 어찌 설명해야하나. 근데 <땅속 나라 도둑 괴물>은 또 너무 좋아한다. 몇 번 읽어주며 살펴보니 무협지 같지만 섬세하고 과장이 없는 담백한 그림이 이야기를 진부한 무용담으로 만들지 않고 진지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

결혼식날 눈 깜짝할 사이에 각시를 업고 가버린 도둑괴물을 쫓아다니게 된다는 군더더기가 없는 모험담이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각시가 있는 땅 속 나라 동굴집까지 고생고생하며 겨우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괴물을 이기기 위해 각시가 준 산삼을 한 뿌리씩 먹으며 힘을 내보는 그 과정 또한 그림이 이어져 있어 힘이 점점 세어지는 걸 함께 느낄 수 있다. 산삼 세 뿌리가 효력을 발휘하며 도둑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선 아이도 응원을 한다. 신랑의 용기와 각시의 재치로 괴물을 물리친 후 보물까지 얻게 되고 남도 도우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옛이야기의 전형적인 결말 또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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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
콜린 맥노튼 글 그림, 전효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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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가득히 풍성한 녹색 잎으로 둘러싸여 있는 숲의 거인은 만지면 푹신푹신할 것 같다. 아이는 숲의 거인을 손으로 만져보기도 한다. 물어보면 부드럽단다. 더욱 신나는 건 바로 자기도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꼬치꼬치 캐묻는 꼬마가 등장하기 때문인가 보다. 거기에다 거인아저씨의 자상한 답변엔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숲의 거인 즉 밀림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이야기가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끌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책을 자세히 훑어볼 시간 없이 처음 읽어줄 때의 일이다. 거인이 풍팡나무 열매가 익어 밑으로 떨어질 때 그 나무 밑에 서 있다가 몸 위로 내리는 꿀비를 핥아먹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꼬마는 끈적끈적해진 몸을 어떻게 씻느냐고 물어보고 거인은 자신 있게 '안 씻어.'한다. 잘하다가도 한번씩 엎드려 머리감는 게 싫어서 목욕을 하지 않겠다고 할 때가 있기에 거인이 꼬마에게 물어보는 '어때? 무슨 냄새가 나니?'하며 코 가까이로 책을 아니 거인의 몸을 가져갔다. 코를 잡기라도 하며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할 줄 알고 그런데 아이는 "나뭇잎 냄새!" 책 속의 꼬마는 '숲 냄새요.'한다. 나의 굳어진 머리와 가슴을 또 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그 이후로도 이 대목에선 같은 대답을 한다.

거인도 한마디한다. "으흠,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냄새다!" 이쯤 되면 정말 숲 속에 들어선 듯 숲의 향기가 솔솔 풍겨온다. 그 뒷부분은 지금까지 아기자기 주고받던 이야기에서 범위가 넓어져 '숲의 거인'이 살던 곳을 떠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서로 잡아죽인다는 즉 자연을 망가뜨리는 거인 사냥꾼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서부턴 5세 이하 유아들은 이해하기 힘들 듯하다. 처음 몇 번은 내용을 간추리거나 좀 살벌한(?) 대사를 살짝 바꿔 읽어주기도 했었다.

글이 길게 이어져도 주로 거인과 꼬마의 흥미진진한 대화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처음엔 거인 목소리에 잔뜩 신경을 써서 읽어주다가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변해 아차 싶을 때가 있다. 작은 꼬마와 비교도 안될 만큼 우람한 거인이니 번번이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그러다 거인의 말이 길게길게 이어지니 힘이 빠져 어느새 숲이 망가지고 점점 사라져가듯 목소리로는 더 이상 구분이 안 되는 숲의 거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소리를 중간에 점검해야하는 문제점이 있다.^^

"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 책을 덮기 전에 아이가 꼬마와 함께 거인에게 외치는 소리이다. 그것도 간절하게... 자연을 우리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의식과 달리 아이는 거인아저씨가 들려준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다 말을 할 줄 안단다. 다만 사람들이 못 알아들을 뿐이지."를 꼭 믿는 눈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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