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나라 도둑 괴물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6
조대인 글, 홍성찬 그림 / 보림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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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드라마를 아빠의 어깨너머로, 엄마 손가락 사이로 훔쳐보다 나중엔 아예 아들과 아빠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즐기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김두한을 흠모하더니 동작까지 따라한다. 코트의 단추를 채우지 않고 입는 거라며 그것도 여름에.. 게다가 모자도 코트 뒤에 달린 모자 말고 김두한모자가 있어야되는데... 아쉬워하며 그냥 비슷하다며 건네준 여름모자(빙 돌아 챙이 달린)를 뒤집어쓰더니 좀 걸어가다가 갑자기 코트와 모자를 휙 벗어 던지며 폼을 잡곤 했다. 눈에 잔뜩 힘도 주고서.

그러는 녀석이 늑대에게 잡아먹혀 뱃속에 갇혀있게 되는 이야기의 그림책들은 무서워서 못 본다. 이걸 어찌 설명해야하나. 근데 <땅속 나라 도둑 괴물>은 또 너무 좋아한다. 몇 번 읽어주며 살펴보니 무협지 같지만 섬세하고 과장이 없는 담백한 그림이 이야기를 진부한 무용담으로 만들지 않고 진지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

결혼식날 눈 깜짝할 사이에 각시를 업고 가버린 도둑괴물을 쫓아다니게 된다는 군더더기가 없는 모험담이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각시가 있는 땅 속 나라 동굴집까지 고생고생하며 겨우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괴물을 이기기 위해 각시가 준 산삼을 한 뿌리씩 먹으며 힘을 내보는 그 과정 또한 그림이 이어져 있어 힘이 점점 세어지는 걸 함께 느낄 수 있다. 산삼 세 뿌리가 효력을 발휘하며 도둑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선 아이도 응원을 한다. 신랑의 용기와 각시의 재치로 괴물을 물리친 후 보물까지 얻게 되고 남도 도우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옛이야기의 전형적인 결말 또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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