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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꼬마병정의 대모험
피터 콜링턴 / 한림출판사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도서관의 한쪽 구석 서가에서 무심코 집어든 책이라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림이 어찌나 섬세한지 구석구석 소품 하나하나, 그림자에까지 시선이 머물게 된다. 부드럽고 고운 선들이 모여 이룬 중간 톤의 색채는 포근한 꿈속을 연상시킨다.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잠자리에서 엄마가 읽어 준 그림책으로 꿈속여행을 떠나게 되는 아이의 머리맡에 작은 천사와 꼬마병정이 나란히 놓여있다. 아이는 어느새 깊이 잠이 들고... 책에서 봤던 해적이 탁자 위에 놓여있던 분홍빛 돼지저금통을 떨어뜨리더니 동전 한 닢을 훔쳐 가려한다. 그 소리에 깨어난 꼬마병정이 칼을 빼들고 막아보지만 역부족 병정까지 잡혀간다. 천사가 깨어나서 꼬마병정이 사라진 걸 알고 슬퍼하며 병정을 찾아 나서면서부터 모험이 시작된다.
천사가 어찌나 작은지 고양이에게도 쫓겨 달아나고 작은 파리(?벌)와도 싸워야한다. 천사의 움직임을 따라 집안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잠든 아이의 꿈속에서 일을 벌이는 해적들. 다시 잠들어 있는 해적들이 깰까봐 살금살금 움직이는 천사와 병정의 행동에 저절로 숨죽이게 된다. 어찌어찌 동전 한 닢을 되찾아 오게되는 이야기가 크기에 변화를 주며 이어지는 그림에서 초를 다투듯 긴박감이 느껴진다.
번뜩 잠에서 깬 아이는 잠든 사이에 일어난 일을 다 알고 있기나 하듯이 천사와 꼬마병정에게 입을 맞추고 양손에 하나씩 꼬옥 감싸쥐더니 다시 잠이 든다. 오랜만에 보는 그림만 있는 그림책이 마음을 잔잔히 흔들어 놓는다. 이제 7살 되는 우리아이도 한참씩 들여다보며 구석구석 살핀다. 더 어린아이들이라면 책 속으로 폭 빠져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