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는 벽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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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는 벽>은 『태백산맥』『아리랑』『한강』으로 우리나라의 근현대 비극을 예리하게 소설화한 작가 조정래의 청년시절 대표작들이 담긴 소설집이라고 한다. 1977년부터 1979년까지 문예지에 발표한 8개 작품을 수록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소개를 왜 이제야 봤을꼬...?! 이 부분을 책을 읽으면서 알아서 이해해버렸다. 흠흠! 조정래라는 이름 하나로 이 책을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다. 이제껏 한강, 태백산맥, 아리랑에 대한 관심만 있었지... 많은 권수도 인해 시도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자그맣게 조정래라는 작가를 알기 위해 선택한 이 책! 어땠을까요?

우선 나는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어떤 책이든 소개에 너무 신경쓰지 않고 끌리면 읽는게 내 스타일이다. 영화 역시 줄거리는 대충 읽고 예고편도 대충 보고, 때론 보지 않고 간다. 편견이나 고정관념이생기는게 싫어서 그런게 있다. 때 영화든 책이든 아무런 생각없이 봤을 내 마음에서 울어나는 느낌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왤케 우울하고 암울하고 온통 검은색인가 했다. '비둘기', '우리들의 흔적', '진화론' 그리고 '한, 그 그늘의 자리'을 읽고 정말 기분이 다운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술의 손'부터는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시대의 부조리에 대해서 표현했고, 자본주의와 산업화에 따른 인간 소외, 개인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랬는데, 저랬는데 라고 말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얘기하는 것들이 사람들의 '정'이다. 사람들끼리의 나누는 마음을 그리워한다. 특히 '마술의 손'에서 보면 시골 산골짜기에 전기가 들어오고 TV와 밥통이 들어오면서부터 변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보여준다. 저녁이면 마을 사람들 보여서 수다 떨고 장기, 바둑두던 모습이 사라지고 이제는 각자 집에서 TV를 본다. 아이들 또한 마찬가지. 요새는 TV보다 컴퓨터가 더 하긴 하지만말이다. 그래서 더욱더 과거에서부터 변화 되어온 모습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느낌이다.

보면서 조금 충격적이었던 소설은 '미운 오리 새끼'이다. '미운 오리 새끼'는 주둔한 미군들을 상대하며 몸을 팔던 여성들이 임신을 한 후 낙태를 하고싶지만 그때는 제왕절개술도 좋지 않아서 결국 낳게 된다. 입양을 보낸 아이들은 그래도 같은 피부색의 얼굴들과 함께 살아가지만, 그 시점을 넘기거나 자신의 아이를 놓지 못한 사람들의 아이는 한국땅에서 크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또한 인종차별이 어마어마하다. 껌둥이라고 욕하고 무시하고 일자리도 주지 않는다. 능력과 상관없이 그저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말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심한 인종차별이 있었는지 몰랐다. 내가 태어났을 시점에는 이 시기는 이미 지나가는 시점이었고 한창 문화가 개선되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듯 하지만) 그래서 이 단편을 읽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검은 색의 소설이었다면, 다 읽고 난 지금은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소설처럼 느껴진다. 다만 여전히 좀 탁한 다양한 색이랄까. 몇몇개 소설들은 단편으로 끝내기 아쉬운 느낌이 드는 소설이 있었다. 조금 더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의외의 수확. 조정래라는 작가를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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