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너를 보내줄게 - 당신의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이별하는 법
존 카츠 지음, 위선주 옮김 / 미래의창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까지 고양이를 키우다가 입양을 보냈다. 복잡한 개인사정으로 인해 더이상 키울 수 없게 되었고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나보다 더 오랫동안 예쁘게 키워줄 집으로 보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지금은 한 가족이 사는 동물을 좋아하는 가정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고양이를 제대로 키워보는게 처음이라 좌충우돌 하곤 있지만 그래도 우리 랑이가 너무 예뻐서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낸 직후 나는 엉엉 울어버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지금도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냐옹' 거리며 랑이가 문앞에서 달려나올것만 같고,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온다. 그런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해서 읽게 되었다.

 

우선 이 책은 반려동물을 위한 책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을 위한 책으로, 누구에게나 오게 될 가슴 아픈 순간을 준비하도록 도와준다. 덜 슬프게도 할 수 업고 덜 아프게도 할 수 없지만, 이별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해주는 소중한 책이다.(책 뒷표지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입양을 보내는 순간도 올 것이며, 아파서 결국은 안락사를 키실 수 밖에 없을 때,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순간이 올 것이다. 반려동물의 수명은 인간보다 너무나 짧으니까 말이다. 그런 순간이 다가올 걸 알지만, 모르는 척하며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막상 닥쳤을때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그 외에도 처음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고민했던 여러가지에 대해서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면 반려동물을 위해서 많은 돈을 쓰고 너무나 비싼 사료와 모래, 간식, 장난감 등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걸보니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 노력은 했으나 내 월급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홀로 많이 고민했고 내 생활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소비하곤 했다. 그래도 너무나 좋아했던 랑이에게 쏟은거라 지금도 아깝지는 않으나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책임과 판단을 제대로 하고 균형을 유지했어야했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비교하며 나를 보았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는 반려동물을 대변해야하는 주인된 입장, 이별 전의 마음 준비, 이별 후, 슬픔을 받아들이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별을 돕는 법, 죄책감 떨쳐내기, 작별인사 건네기, 어린아이들의 이별경험을 돕는 법, 새 반려동물 받아들이기 등 현실적인 부분들을 다루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이별 경험을 돕는 법에서는 숨기지 말고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해야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아이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며 어렵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한다. 그리고 아이들 또한 반려동물과 잘 헤어질 수 있도록 똑같이 알려줘야한다는 것이다.

 

담담하게 쓰여진 책 덕분에 많이 울음이 나지는 않았으나 랑이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 내가 많이 이뻐했는데 그 집에서 정말 더 사랑받고 있는게 맞는건지, 보낸게 제대로된 선택이었는지 등으로 혼란스러웠지만 이제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정리됐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도 많이 해답을 찾았다. 언제 또 내가 반려동물을 키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키울 수 있는 상황이 되어 한 마리 키운다면 그때는 랑이보다 더 객관적인 시선에서 내가 바라봐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참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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