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 당신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
김원 글.사진.그림 / 링거스그룹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휴가를 일주일정도 다녀오고나니 들뜬 마음이 계속 됐다. 자꾸 여행가고 싶고 사진찍고 풍경 구경하고 산내음 맡으면서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집어든 이 책이 내 마음을 가라앉혀준다. 꼭 잔잔한 호수같은 이 책. 다른 책과는 다르게 가로가 세로보다 더 긴 책이다. 매번 세로가 더 긴 책만 보다가 가로가 긴 책을 보니까 왠지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왠지 사진첩을 보는 듯한 느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책이 도착했을때는 그저 '그림이 많은 책인가?'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의외로 따뜻하고 안심되는 글귀들이 잔뜩이었다. 한 장, 한 장 읽어나갈 때마다 영혼이 따뜻해지는 그런 느낌. 시작하는 말부터 마음에 쏘옥 와 닿는다. "어린 시절에 운동장에서 뛰어 놓던 기억들. 엄마 품에 안겼을 때의 그 포근하고 행복했던 느낌. 사랑하는 사람과의 입맞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와의 포옹. 들판에 누워 바라보았던 별이 가득하던 밤하늘. 당신만 알고 있는 그 모든 소중한 이야기들." 추억을 연상케하는 글귀. 굳은 마음을 사르륵 녹여주는 따뜻한 말에 나도 같이 추억을 되새겨보며 나만이 알고 이있는 소중한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책의 앞과 뒤에 있는 한페이지, 한페이지 이야기는 자그마한 소재로 시작해 생각하고 고민해볼만한 꺼리를 던져준다. 가끔 엉뚱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상을 보여주면서도 현실을 장난스럽게 선택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읽다가 보면 피식- 잔잔한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데, 꼭 얼마전에 다녀온 남이섬 같은 곳에 혼자 평일에 널널히 가서 앉아서 보면 강한 감수성을 일으킬 듯한 그런 이야기들. 그런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책의 가운데는 예쁜 하늘과 일상들이 많이 담긴 사진이다. 작가가 최근에 찍은 사진들을 담았다고 하는데 구도나 그런걸 떠나서 색감이 너무너무 맘에 든다. 위의 사진과 같은 예쁜 사진들이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어떤 음악의 제목이 적혀있다. 사진과 어울릴듯한 음악일까? 거의 외국노래라 에초에 듣는걸 포기 -_- 사진 하나하나 전부 찾아들을 시간은 부족하다. 하지만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그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이 조금 차갑다고 느껴질 때, 뭔가 감성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을 때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도 그럴때 소주보다 요 책 한 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