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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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이라는 작가 대단하나는 생각이 든다. 이제껏 총 4권의 소설을 읽었다. 작년에 읽은 <카시오페아공주>, <압구정소년들>, 이번에 읽은 <아이린>과 <싱크홀> 이렇게 4권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려운 내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고 시원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부드러운 필체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흡입력까지 있다. 다음이 어떻게 될지 알듯하면서도 그 다음이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든다. 게다가 초반에는 중후반에 속도감있게 이끌어가기 위해 주인공, 부주인공들의 재미난 에피소드를 그려준다. 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혁이와 소희, 영희, 안나, 동호, 민주, 동호의 어머니 등의 이야기는 싱크홀이 생긴이후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초반 스토리로 이어진다. 이러한 그만의 매력 덕분에 동생 또한 이재익 작가를 참 좋아한다. 책 읽으라고 할때는 안 읽더니 이재익 작가꺼 신간나왔다고 재밌다고 하니까 바로 읽는 내동생ㅋ

 

<싱크홀>은 재난소설이다. '싱크홀'은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면서 땅이 꺼지는 현상을 말한다. 위에서 보면 원형으로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홀이라는 표현을 붙인다. 서울에 멋지게 들어선 123층의 지저스 건물이 오픈하자마자 바로 아래로 사라졌다. 1~2층도 아니고 123층이라는 건물이  갑자기 사라질 정도의 싱크홀이라니, 정말 놀랄 수 밖에 없다. 끔찍하면서도 놀라운 현상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 상황이 천재지변이다보니 이번 장마때가 생각났다. 지금 비 때문에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고 다치기도 했고 한창 복구작업에 있다. 이번 비만해도 무서웠는데 싱크홀이라는 상황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까-. 떨어진 사람도 위에서 가족의 생사를 모르는 사람도 너무나 힘들 것 같다.

 

사람은 매순간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 선택이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곤 할지도 모르겠다. 『싱크홀』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에 닥쳤을 때 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다. 이렇게 극한의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 책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진정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동호 역시 자신의 인연으로 맺어진 민주를 찾기 위해서 직접 싱크홀로 내려가서 구했다. 자신의 모든걸 던져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 위험한 싱크홀을 들어간 그의 선택은 대단했다. 소희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혁이를 위해서 힘이 되어주고자 같이 싱크홀에 들어갔다. 그녀의 선택 역시 멋졌다.

 

그리고 마지막 혁이의 선택은 특히 마음 아프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자신들의 아이를 먼저 구하라는 영희의 마음을 읽고 안나를 구한다. 그리고 다리가 끼여서 움직이지 못하는 영희에게 사죄처럼 다시 되돌아가려한다. 비가 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되돌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딸을 동호에게 맡기도 영희의 곁으로 간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사랑을 확인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화가 나고 무서웠던게 있다. 바로 정말 영악한 남국장과 형태이다. 자신의 이익밖에 모르는 남국장과 살인마 형태가 무사히 살아서 나갔다는게 화가났다. 소설을 읽는 내내 잔인한 형태로 두려움을 느꼈고, 남국장의 이기적인 면만 없었으면 살았을 아이를 생각하면 화가났다. 소설의 마지막에 그들의 행각이 들어나 감옥에 들어가기라도 했다면 좀 나았을까? 그리고 영희에게 되돌아간 혁이의 선택도 감동적이었지만 안나만 그 험난한 세상에 홀로 두고 간 것도 안타까웠다. 동호라는 멋진 사람을 알게 됐고 맡겼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세상일은 알 수 없는게 아닌가 싶다. 홀로 남겨진 안나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되돌아가는 아버지를 보면서 오열하는 안나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왔다.

 

어쨌거나 이 책을 보는 내내 나는 현실세계가 아닌 이 소설 속에 들어와서 겪고 있는 사람처럼 푹- 빠져 읽었다. 잠시 책에서 손을 놓고 현실로 돌아올때면 눈을 깜박 거려야했을 정도이다.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는 선택의 마지막에 아쉬웠고, 소설의 뒷부분을 좀 더 길게 만들어서 다양한 장면을 더 보여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형태의 행각이 들어나 감옥에 갖히는 장면 등) 그래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에 가볍게 추천해본다.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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