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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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니까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은 즐거운 것이고, 사랑은 핑크빛이며, 사랑은 행복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나에게는 이들의 사랑이 얼마나 아프기에 이런 제목인가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보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패러디 한 건 아닌지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제자를 사랑하고 죽음을 택한 어느프랑스 여교사의 숨 막히는 사랑의 실화' 라고 책 표지에도 보이듯이 이 소설은 실화다. 1968년 프랑스 5월 혁명을 배경으로, 32세의 철학 여교사와 17세의 고교생 제자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지금이라면 나이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혹은 제자와 선생이라도 서로 사랑한다고 해서 재판에 붙히거나 구속되진 않는다. 물론 집안의 반대는 있을 수 있으나 이 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정신병원에 보내거나 유배보내는 것처럼 먼 지역으로 감시하면서 지내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 그 시절에는 미성년자라면 자신의 의견보다 부모의 의견이 더 힘을 보였고, 뒷거래가 흉흉했었을뿐만 아니라 고정관념에 휩싸인 시대이니 더 그러했을 것이다. 다니엘과 제라르는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권리를 행사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건 헤어지라는 압박만 있을뿐- 그들이 순수한 사랑을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친한 지인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힘든 사랑을 어렵게 어렵게 지켜나갔다. 거짓말도 하고, 친구의 힘도 빌리고 몰래 도망치기도 했다. 하지만 제라르의 아버지는 그저 못된 여선생의 꾐이라고만 생각하고 인정해주지 않았다. 사실 아버지는 말로만 진보주의를 외치면서 보수적인 생각을 품고 살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도 스스로 인정 못하는데 어찌 자신의 아들을 인정했겠는가-


프랑스 대통령도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실화. 두 사람이 갈구하는 영원한 사랑과, 기성 사회의 편견과 억압이 대비를 보여준다. 특히 5월 혁명으로 인해 기성 사회의 편견과 억압과 제도적 모순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된 만큼, 그들의 사랑은 기성 사회의 통념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졌기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은 더욱더 반발이 컸다. 그들의 사랑은 인종, 사랑, 세대 등의 차이를 뛰어넘는 순수한 그 자체의 사랑인 것 같다. 열심히 투쟁, 반발했지만 결국 다니엘은 자살하고 만다. 자살을 했기 때문에 인정된 그들의 사랑이 정말 아프다.  


나이를 떠나서, 그리고 자신에게 매여있는 직업을 떠나서 순수하게 사랑했던 두 사람. 떨어져있는동안 너무나 보고 싶어서 아파했던 두 사람. 큰 어려움 속에서도 믿고 의지했던 두 사람. 먼저 떠난 다니엘에게,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음 생애에 두 사람 이쁜 사랑할 수 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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