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 백
슬라보미르 라비치 지음, 권현민 옮김 / 스크린셀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스크린셀러책은 『전염병』 읽은 이후로 상당히 기대가 되고 있는데, 내 손에 들어존 작지만 굵은 책 『웨이 백』 . 책 겉에 있는 소개만 봐도 입이 쫙 벌어진다. 시베리아와 고비 사막을 지나고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서 인도까지 자유를 찾아 11개월동안 걸어서 6500km를 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소개만으로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어마어마할지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실화'라는 사실은 인간의 한계는 끝이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다. 게다가 3월 17일날 곧 개봉될 영화라서 빨리 읽고 영화도 볼 수 있다면 더욱더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간단히 말하면 자유를 얻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인도까지 걸어서 6500km를 대탈주한 그들의 여정과 살을 파고드는 시베리아의 혹한과 지옥보다 더 고통스러운 고비사막의 폭염을 이겨내야 했던 그들의 사투는 실존 인물의 회고록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슬라보미르 라비치는 25살의 나이에 스파이혐의로 1940년, 역사상 최악의 시베리아 강제 노동수용소로 불린 '캠프105’ 수용소로 끌려갔다. 자신이 스파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에는 죄없는 많은 사람들이 감옥을 갔다고 한다. 그리고 '캠프105' 수용소로 끌려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을뿐더러 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죽을 적도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잠들지 못하며 끌려갔다. 거기서 탈출을 꿈꾸지만 시도할 생각은 못하고 있다가 전혀 뜻밖의 사람에게 도움을 얻게 된다. 그리고 같이 탈출할 동료들을 천천히 모으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모인 6명의 동료 죄수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한다. 탈출에 성공했지만 언제 누가 쫓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체력이 되는한 꾸준하게 걷는다. 걷고 또 걷고, 지겹도록, 그들의 몸이 파김치가 되도록 걷는다. 자는 시간 이외에는 꾸준하게 걸어간다. 그러다가 중간에 우연히 만난 크리스티나와 함께 하게 되고 총 7명은 대대적으로 걷는다. 하지만 가는 도중 3명이 죽고, 4명만이 인도에 도착하나 이후 50년 동안 각국을 돌아다니다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책에는 50년 동안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꼭 웨이 백 2편이 나올 것처럼. 인도에 도착해 11개월만에 쉬면서 그들이 자유를 되찾고 고향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는 사실만 알려줄뿐이다. 왠지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흥미로운 사건이 있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들은 걸음의 신이 들린것처럼 걷고 또 걷는다.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지만 범죄자에 도망자의 낙인이 찍혀있으니 그들이 안전하다고 느껴질 때까지 걷게 된다. 걷는 길에 우연히 몽골사람을 만나게 되고 인도에 라싸에 가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그들의 귀에 쏙 박힌다. 라싸만을 목표로 그들은 엄청나게 힘들다는, 말 그대로 '고비'인 고비사막, 그리고 지금도 아무나 못올라가는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다. 그 기간동안 많은 몽골인과 인도사람들이 그들을 돕는다. 그들은 지나가는 여행객을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하게 맞아준다. 오래 알았던 친구처럼 편안히 쉬어가도록 해주며 그들에게 먹을 것과 잘 곳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길에 음식과 물까지 챙겨준다. 그런 그들의 관습과 문화가 아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으리라. 탈출 방향을 다른 방향으로 잡았다면 이런 우연, 아니 필연과 같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까? 또 재밌는 건 인도인이나 몽골인이나 이들과 언어가 다르다. 그렇다보니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들은 할 수 있는 다양한 언어를 쓰면서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탈출자 6명과 크리스티나는 러시아어를 공용으로 쓰며 각자 다른 나라의 사람이라, 다양한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어, 폴란드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까지 - 그래서 그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마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면서 대화의 장을 열어갔다. 결국 안될때는 온 세계의 공통어 바디랭귀지를 구사하면서 말이다. ^ㅡ^ㅋ

 

『웨이 백』은 긴장감이 높지 않지만 손에서 잘 놓을 수가 없었다. 읽는 동안 그들이 어떻게 해서 라싸에 도착하게 될지 그 과정이 궁금하고 흥미로워서 계속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결국 라싸에 도착하게 되었을 때는 안도감을 느끼며 드디어 도착했구나, 살았구나 라며 그들과 같이 기뻐하고 안심했다. 자유를 위한 그들의 의지는 대단했다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정말 말 그대로 불굴의 의지인 것 같다. 몇날 몇일을 못먹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잠도 못자면서 11개월을 걸어서 살아와 자유를 찾은 그들은 진정한 용기와 인내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난 그들에게 박수쳐주고 싶었다. '수고했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진심으로 그들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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