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나라도 그럴까? 우리나라만큼이나 외모에 취중하여 사람을 볼까라는 말이다. 우리나라만큼 정형화된 스타일을 바랄까? 정말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스타일이라는 것에 대해서 '깬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가진 '옷을 입는다'란 관념을 깨는 그런 느낌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옷을 입을때 정형화 되어 있다. 회사원 남자라면 정장을 입어야하고, 여자는 정장이면서도 조금은 남자보다는 표현할만한 것이 많지만 제한되어 있다. 때로는 귀걸이, 목걸이 등 악세사리 조차도 규범을 받는다. 내가 실습을 했던 병원에서는 청바지는 안됐고 정장바지나 치마에 조금이라도 가슴이 파지거나 짧은건 용납되지 않았다. 여름이라도 발의 거의 다 보이는 심한 샌들은 신을 수 없었으며, 머리는 무조건 단정하게 묶어야했다. 대학생으로 자유롭게 스타일을 하고 다니다가 실습동안에 나는 상당히 옷입는 것을 신경쓸 수 밖에 없었다. 예쁘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규정에 맞게 신경쓰는 것 말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적당히를 좋아하며 표준, 보통, 평범을 즐기는 우리나라는 조금이라도 튀게 입거나 독특한 것을 하고 있으면 그 사람을 신기하게 쳐다본다. 그런 우리나라에서 나 또한 그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건 당연한걸까? 하지만 사람들은 평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입고 다니면서, 외국의 멋진 스타일, 연예인들의 스타일을 선망하고 따라하고 싶어한다. 사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유하고 싶은데 시선의 압박에 쉽지 않은 것이다.

 

『사토리얼리스트』는 스콧 슈만이 자신이 길거리를 다니면서 눈에 들어온 평범한 사람들을 찍어놓은 사진집이다. 평소에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데, 그 중에서 멋진 이들의 약 500명 정도를 담은 책이다. 98%가 사진으로 되어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신만의 스타일이 담겨져있다. 슈만의 눈에 들어온 사람들을 찍은 것이다.

 

한 장, 또 한 장 넘길때마다 나는 놀라고 또 놀랐다. 흥미로운 시선으로 한 사람, 한 사람과 마주했다. 그들은 그냥 입었을 뿐이지만, 슈만씨에게 찍힌 그들은 어떠한 모델보다도 멋졌다. 평범한 얼굴일 뿐인데, 이렇게 사진첩같은 책 속에 있으니 멋진 모델으로 느껴지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남성들도 나이가 들수록 정장스타일이 많았는데, 그것 또한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길이, 단추, 색깔, 타이, 와이셔츠 등 그들만의 특색이 나타났다. 여자들은 더욱더 다양했다. 언밸런스한 색상을 매치했는데도 멋져보이는 그들의 모습, 과감한 옷스타일, 구두 등 정말 하나같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들이 입은 옷, 모자, 악세사리, 신발, 손에 들고 있는 가방 등 소품까지도 하나하나 훑어보면서 '옷을 입는다'란 무엇인지 생각했다. 그들은 옷이 나를 입고 있는게 아니라 자신이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이렇게 입고 다닌다면, 곱지 않은 시선일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외국인이 가슴이 파인 옷을 입으면 당당한 자신의 표현이고, 우리나라 사람이 그렇게 입으면 야하고 천박하고 자신을 가릴 줄 모른다고 본다. 신기하지 않은가? 스타일이란 무엇인지, 옷으로 자신을 표현하는게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그들이 가진 고정관념들이 '확' 깨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