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무소유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부처의 가르침에 대한 책을 읽었다. 거기서는 이제껏 내가 아는 것과 다른 부처의 가르침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면, 『지리산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는 이제껏 내가 아는 부처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우리가 아는 스님들, 참선, 그리고 고기를 먹지 않는 다던가, 무소유라던가 등등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 와중에 전체적인 주제는 '행복'에 관한 것이었고, 그 행복에 관하여 천진스님께서 논하시는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지리산 스님들의 좌충우돌 이야기 같은 평소 일어나는 소소한 사생활 이야기인 줄 혼자서 착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니 이게 왠일... 처음에는 덜했지만 가면 갈수록 많아지는 불교용어들 때문에 조금 힘이 들었다. 나는 종교가 없는 관계로 종교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공부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불교 또한 학교에서 배운 이야기들이 다였다. 처음과 제목에 나오는 고성제(苦聖諦), 집성제(集聖諦), 멸성제(滅聖諦), 도성제(道聖諦) 그리고 팔정도(八正道)라는 단어는 평소에 많이 알고 있던 단어였다. 그래서 초반에는 '이정도야, 뭘 이해할 수 있을거야~' 라는 거만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어려워졌다. 도대체 '문수의 지켜봄'은 무엇이면 '보현의 지켜봄'은 무엇인가? 계는? 오계는? 화두는? 방편은? 불사는? ... 결국은 글을 열심히 읽으면서 스님이 하고자 하는 내용을 스스로 파악하면서 대충으로만 뜻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주위에 누군가 불교에 대해서 알려줄 사람도 없고 궁금하면 검색으로만 알아야해서 조금 답답하긴 했지만, 짧은 지식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하나하나 이해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천진스님께서 하고 싶으신 얘기가 무엇인지 그걸 알면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얘기들을 내가 받아들이고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모든 집착을 버리라고 하셨지만, 내 몸에 대한 집착, 내 물건에 대한 집착, 내 가족에 대한, 내 사람들에 대한 집착을 어떻게 버릴 수 있겠는가싶다. 나 역시 가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내 몸이 아닌, 내 영혼만 빠져나갈 거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현존하는 나'라는 몸뚱아리를 버리고 '실체인 나'가 영원히 있을거라고 해도 현존하는 나에 대한 집착이 그렇게 쉽게 버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매번 생각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느끼며 그 생각을 멈추곤 했다. 이러한 내 평소의 생각과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불교라는 종교적 얘기에서 듣게 되니 다른 생각과 느낌이 들었지만 어렵다는 느낌은 떨칠 수 없었다.

 

적어도 내가 느낀 천진스님은 정말 부처님에 대해서 열심히 그리고 정확하게 공부하셨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단어들과 불교에 대한 내용들은 어려웠지만, 내가 느낀 부분에 한해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됐다고 생각한다. 비록 스님이 얘기한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기가 쉽지 않을 지언정 언제나 그 마음을 놓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욕심이 많다보니 어느 것에나 집착하는게 있는데, 스님의 얘기들로 인하여 그 마음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때론 이러한 어려운 얘기들이 나를 더 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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