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에 권력을 - 탁현민의 한 권으로 읽는 문화 다큐
탁현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왠지 어렵지는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게다가 작가의 내력을 보니 남동생이 다니는 대학교 학과의 외래교수였고, 추천사를 써주신 분도 학과교수님이었다는 사실에 놀라, 나는 반가움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의외로 대중 문화에 대한 내용들이 적혀있다보니 어렵다기보다는 내가 평소에 많이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의 저저의 비판과 생각이 나열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내가 모르는 분야일수록 이들의 생각과 비판은 이렇게 볼 수 있구나 하는 관점에 차이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가장 재미는 3장이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알고있는 이야기들이 잔뜩 있었기 때문이었다. 3장의 제목은 <탁현민, 내가 빚진 것들에 대하여>이다. 여기서 저자가 교수로서 활동을 하게 되면서 그가 겪은 고뇌와 변화들을 볼 수 있었는데, 책에서 적힌 대로만 했다면 그는 현재 멋진 교수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윤도현과 MC김제동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추모콘서트를 하게된 경위가 자세하지는 않지만 대략 나와있었다. 특히 김제동씨는 윤도현씨가 나오지 말라고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김제동씨는 그날 무보수인 자원봉사로 나타나서 콘서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조금 놀람을 감출 수 없았다. 대단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했다. 원래 김제동씨를 참 좋아하는데, 더 좋아져버렸다. 내 남동생과 같은 학과를 다니고 있다니 부럽기만 하다ㅋ

 

그리고 한국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속이 시원했다. 오죽하면 “압구정과 청담동에는 수백 개의 병워니 있지만 모두 성형외과나 피부과밖에 없으니 부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 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이 글을 읽고 빵 - 터져서 신나게 웃어버렸다. 그만큼이나 심각한 우리나라의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웃기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얼마전 미수다에서 어떤 여대생이 180cm이하는 루저라고 말해서 이슈화 됐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얘기했다. '루저' 소리에 발끈한 180cm 이하 남상들이여, 어쩌면 우리는 정말 루저이기 때문에, 그 사실이 공중파를 통해 명백히 확인되었기 때문에 '지랄'하는 것은 아닌가? 라고 말이다. 탁현민씨는 이 사건을 사실 드러내지는 않지만 잠재되어 있는 의식에 대한 과감한 문제제기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너희들 모두 키 큰 남자가 키 작은 남자보다 좋잖아?', '솔직히 외모가 출세와 성공에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하잖아?'. '외모도 분명히 능력이라고믿고 있잖아?' 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방송을 본 대중들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정말 솔직하고 신랄하지 않은가? 나는 이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1장에는 연예계와 기획사의 이야기들, 2장에는 과거와 현시장에 대한 대중문화 풍조와 비판 등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비록 나 역시 방관자이고, 이 세계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많이 없지만 탁현민씨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는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요즘은 타블로의 학력비리설이 중심이 되었고, 그전에는 경희대 패륜녀라고 해서 한 여자아이를 무자비하게 밟았다.(물론 그녀가 잘했다는게 아니다.) 오늘은 비와 전지현이 열애하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관심이 모이고 있고 언론이 집중되어 있다. 정말 한가지만 파고 들어가서 수없이 한 사람을 무자비하게 밟아버리는 우리의 언론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나는 무섭다. 정말 우리의 대중문화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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