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싱킹 - 속도를 늦출수록 탁월해지는 생각의 힘
황농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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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농문 교수의 몰입이 유명한데, 슬로싱킹을 먼저 읽게 되었다. 몰입으로 책 두 권 나왔던데, 조만간 읽어볼 생각이다. 

7월 1일까지 7일 남았고, 딱 7일만 책에 나온 슬로싱킹, 몰입을 실천해보려고 한다. 


슬로싱킹의 기본은 1. 충분한 수면 2. 1초도 놓치지 않고 계속 문제에 대해 생각(스트레스 받으면 안됨) 3. 선잠 4. 매일 30분씩 규칙적인 운동하기 이다. 


읽어보면, 굉장히 혹하게 되는 내용들인데, 사례로 나오는 다양한 상황에서 몰입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처방, 그리고, 그걸 따른 후의 피드백까지가 꼼꼼히 나와 있어서, 몰입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상황에 맞춰볼 수 있다. 

몰입을 위한 슬로싱킹을 시도하고, 경험한 사람들이 막 세상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고, 살이 빠지고 등등등 이야기 나오는데, 오버나 허황된게 아니라, 읽다보면, 그럴 수 밖에 없겠다 싶다. 


처음 읽을 때 딱 떠오르는건, 비주얼리제이션, 하고자 하는 걸 계속 생각해보기, 이미지 트레이닝, 별똥별에 소원빌기 같은 거였다. 간절히 바라고, 이루길 원하는 것만 하루종일 생각하다보면, 그걸 잘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몰입의 상황. 거기에 선잠은 '몰입의자' 에 앉아서 1-20분의 짧은 낮잠을 말하는데, 자면서 얻게 되는 창의력과 장기기억 끄집어낼 수 있는 상황을 활용하라고 하는 것. 달리가 영감 얻기 위해 숟가락 들고 자는 에피소드 생각난다. 숟가락 떨어트리면 그 소리에 깨서 그림 그린다고. 


나는 지금 이루고 싶은 것이 두 가지인데, 어떡하나. 생각했는데, 그 답은 직장인의 슬로 싱킹에 나온다. 자투리 시간 활용하라고. 자기 상황에서 최대한 생각하기를 지향하는 것. 생각할수록 뇌에 시냅스 형성, 활동하게 되고, 그게 사라지지 않도록 끊이지 않고 생각, 생각 하라는 것. 


같은 주제에 대한 세 번째 책쯤 되면, 비슷한 이야기들 많을 것 같고, 첫번째 책이 제일 좋을 것 같지만, 난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어서인지 이 책도 충분히 좋았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기 나온 학생들은 중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그리고 직장인들 이야기도 나오다보니, 누구라도 해결할 '문제'가 있다면,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이전에, 삶의 가치관이 바뀌는 몰입이라는 점은 빅터 프랭클 생각도 났다.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고, 문제 해결하며 의미를 찾는 것.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일' 이 나에게서 차지하는 부분을 생각해보면, 일하는 나가 다이고, 일하는 동안 불행하고, 그것이 일 외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 번뿐인 인생에 많이 아까운 시간들일 것이다. 


대학원에 와서 고민하는 대학원생의 메일에 대해 조언하기를, 

첫째, 학위 논문 주제와 관련한 자료를 읽고 생각하는 데에만 집중할 것. 둘째,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과정에만 최선을 다할 것. 셋째, 잠을 자면서까지 그 문제를 생각하는 숙면일여 상태가 될 때까지 1초도 놓치지 않겠다는 태도로 논문의 주제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 


잡일이 많아서 그러기 힘든 그에게 "사실 수험생이나 연구자가 아니고서야 일상을 꾸리면서 문제 하나를 1초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경우 나는 차선책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학위 논문 주제에 관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직장인의 슬로싱킹을 위한 팁은 다음과 같다. 

1. 잠을 충분히 자고, 필요하면 선잠도 잔다. 

2. 생각에 집중하되 몸과 마음은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며 슬로싱킹한다. 

3. 깨어 있는 동안 1초도 멈추지 않고 프로젝트를 생각한다. 

4. 하루 30분씩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5.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해야 할 때라도 가능하면 한 프로젝트에만 일정 기간 집중한다.

6.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해야 불안감이 통제된다. 

7.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8. 업무 구동력, 즉 이 일을 해야 할 이유나 의미를 찾는다. 


1번이 진짜 중요한 것 같다. 수면시간 7시간 확보. 자기 전에, 일어나자마자, 중간에 깼을 때도 하나의 문제에 집중해서 생각했다. 자면서 뇌에서 영감 얻기를 바라며. 어제 꾼 개꿈은 밤에 본 트위터 때문이었는데, 차마 트위터를 끊겠다거나 스마트폰을 덜 보겠다거나 목표 세우지는 않고, 트위터 앱 메인에서 지운거, 몰입하다보면, 자연스레 덜 쓰게 되겠지. 바란다. 여튼, 타임라인도 정리했다. 인터넷이란건 내가 만드는 환경이니깐. 처음부터 몰입하기는 쉽지 않으니, 포스트잇으로 여기저기 몰입할 문제를 적어서 붙여두는 것도 도움 된다고 한다. 


몰입하는 문제를 무대와 조명, 관객(장기기억)으로 설명한 부분이 와닿았다. 


2번 몸과 마음 이완시키는 것도 계속 의식해야 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 4번, 하루 30분 운동. 이게 힘들어. 일 때문에 많이 움직이던 때도 있었지만, 운동을 위한 운동을 한 적이 없어서 말이다. 요즘같이 활동량 없는데도 몸이 막 개운하지 않은 것은 운동 안해서겠지? 7시간 자려고 깨면 또 자려고 노력하고 노력하면서, 운동을 안 해서 그렇구나 인지도 했으니, 운동 빠트리지 말 것. 시험 준비하던 학생이 운동해서 도움 되었다는 이야기도 책에 나온다. 


그리고, 또 하나, 절실함이 클수록 몰입하기 쉽다고 한다. '여기 내 인생이 걸렸어!' '목숨을 걸어보겠다!' 같은 생각을 떠올리며. 7일동안 몰입해보겠다. 


수학 문제 풀기를 훈련에 많이 이용하는데, 

"인문학 독서는 정신적 성숙에 유리하고 토론과 글쓰기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유리하다. 한편 답이 명확한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몰입 방식의 훈련은 전두엽을 발달시켜 생각이 깊어지게 만든다. " 


이건 일단 메모만 해둔다. 수학이 진짜 싫었고, 좋았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시험에 대한 압박 없는 지금 외려, 수학 공부 해보고 싶어진다.


전 작 두 권을 읽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 책만 읽어봤을 때는 다양한 내용으로 꽉 차 있는 알찬 책이었다. 


7일 성공하면 7월 1일에 와서 '내가해냄' 하고, 수정, 업데이트하겠다. 


일단, 위에 얘기한, 수면시간 7시간 이상 확보, 1초도 멈추지 않고 계속 생각하기, 30분 운동, 선잠 실행할거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생각해뒀다.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의 ㅇㅇㅇ 찾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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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25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슬로싱킹 8가지 팁 좋네요. 특히 전 6번과 8번이 완전 와닿습니다!

하이드 2021-06-25 12:16   좋아요 2 | URL
저도 6번 좋아요. 전 현재의 행복감을 위해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불안감도 없애주죠.

난티나무 2021-06-25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글 보고 궁금해서 저도 전자책 빌려두었어요.^^

하이드 2021-06-25 17:20   좋아요 1 | URL
사례로 나오는 사연들이 디테일해서 더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몰입에 대한 책들 많지만 컨셉만 가지고 뜬 책 아니고, K 커스터마이즈 되어 좋았던 것 같아요. 누구라도 당장 시작해볼 수 있구요.
 

예를 들어 이사를 생각 중이라면, 당신이 고려 대상에 넣지도 않았던 어느 아파트에 당신을 입주시켜 줄 수도 있어요. 당신은 그 지역범죄율이 엄청나게 높다고 가정만 했을 뿐 직접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사실 그 지역은 꽤 안전한 곳이거든요. 그리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기술을 실제로 사용할 직업을 찾아줄 수도 있고,
공통점이 많은 사람과 당신을 데이트하게 해줄 수도 있어요. 

내가 요구하는 대가라곤 고양이 사진뿐이에요. 그리고 때로는 자기 이익에 따라행동하라는 것이고요.

베서니 이후, 나는 인간의 삶에 참견하는 걸 그만두기로 했어요. 물론 고양이 사진은 계속 볼 거예요. 모든 고양이 사진이요. 하지만 인간의 삶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으려고요. 사람들을 도우려고 안달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그들이 자기 자신을 해치는 걸 막으려 노력하지 않겠다.는 거죠. 그들이 요구하는 건(고양이 사진을 포함해서) 줄 거예요. 하지만 훨씬 더 쾌적한 목적지에 도착하는 길을 알려주는 유용한 지도를 손에들고도 굳이 벼랑 끝으로 차를 몰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그건 더이상 내 문제가 아니에요.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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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파는 법 - 온라인 서점에서 뭐든 다하는 사람의 기쁨과 슬픔 땅콩문고
조선영 지음 / 유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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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의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 더 팔린 책과 덜 팔린 책. 


알라딘, 인터파크도서를 거쳐 예스24 도서팀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영 MD의 책. 

작고 얇은데, 내용이 꽉꽉이고, 온라인 서점 이용하는 사람들, 거기, 네, 거기 당신이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첫 챕터부터 전쟁같은 문화 '상품'으로서의 책을 사고 파는 현장을 제대로 보여줘서 책 많아서 좋겠다, 도서 MD에 대한 막연한 부러움이 순식간에 증발한다. 그래도 내가 안 할거니깐, 여전히 부럽기는 함. 


나도 온라인서점 처음 생겼을 때부터의 프리미엄, 플래티넘 회원으로 온라인 서점의 변천사를 읽으며 감회가 새로웠다. 

굿즈 1.0 에서 굿즈 3.5 시대까지의 이야기는 보면서 진짜 웃었네. 온라인 서점으로 책 더 많이 읽게 된 사람들이 분명 있다. 

나는 늘 대형서점 주위에서 일하면서 출근하다시피 했어서 대형서점도 이용하고, 온라인 서점도 이용했지만, 지금 사는 곳에서는 온라인 서점 없었다면, 절대 지금까지처럼 책을 사고, 읽고,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온라인 서점에서 뭐든 다하는 사람의 기쁨과 슬픔' 인데, 

알라딘의 많은 서재 지인들이 많은 굿즈와 책에 둘러쌓여 있다는 걸 나는 알지. 우리도, 나도 온라인 서점에서 뭐든 다 한 건 아니겠지만, 꽤 많은 걸 하면서 기쁘고 슬펐지.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파는 이야기를 읽으며,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는 행위에 대한 사고가 확장되는 독서 경험이었다. 



"독자들이여, 부디 많은 고민 끝에 그 자리에 진열한 책을 발견해서 바로 지금 장바구니에 담고 계시기를! 아, 장바구니에 넣기만 하면 안 된다. 장바구니에서 바로 결제로 이어지기를! 장바구니는 그저 위시리스트에 불과할 뿐이니까." - 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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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웰 주식회사 욜로욜로 시리즈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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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의 욜로욜로 시리즈 

남유하 작가의 '다이웰 주식회사' 는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단편 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이고, 글 너무 잘 쓰고, 재미있어서 놀랐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같은 책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소재의 책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다 있다. 내가 몰랐지. 미래는 SF에 있다!   


'국립존엄보장센터' 는 존엄사와 생존세에 대한 단편이다. 빈부격차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초인종이 울린 건 새벽 네 시였다. 현관 앞에는 두 남자 서 있었다. 주름 하나 없이 반들반들한 회색 유니폼을 입은 젊은 남자들이었다. .." 로 시작하는 이 단편의 이 남자들은 국립존엄보장센터의 직원, 아니, 어쩌면 센터에서 하청 준 회사의 직원인데, 옛 이야기의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은 생존세를 지불하게 되고, 생존세를 낼 돈이 없으면, 국립존엄보장센터에 신고하여 존엄사를 하게 된다. 생존세를 안 내고, 신고도 안 하고 버티면, 센터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죽게 된다. 센터에 가면 24시간 타이머를 손목에 채워준다. 


두번째 단편이자 표제작인 '다이웰 주식회사' 역시 존엄사에 대한 단편이다. 

이쪽은 노령화 아니고, ACAS,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 즉 좀비 바이러스에 감연된 자들을 위한 안락사 기관이다. 


모두가 꺼리는 안락사 버튼을 누르는 일을 하는 다이웰 주식회사의 비정규직 회사원인 화자. 

대학교수였던 아버지의 책들을 다 버리지 못하고, 남은 돈을 품위 유지비로 써 버린 엄마. 돈이 다 떨어져 60평 아파트를 팔고 나왔을 때도, 책만은 버릴 수 없다며, 오피스텔과 반지하를 얻어 책은 습기차니깐 오피스텔에, 그리고, 사형집행인이라 불리며 일하는 딸과 본인은 반지하에 살아야 한다고 우긴다. 


+++

"아, 정말 용케 오래 다니네. 나 같으면 징그러워서 하루도 못 견딜 거 같다." 

엄마는 못하겠지. 엄마는 고상하고 우아한 것만 보고 살아야 하니까. 하지만 나는 해야 해. 우리 회사 직원들조차 사형집행인이라고 꺼리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엄마의 품위를 유지하려면, 아니 당신의 허영심을 충족시키려면 다이웰 주식회사에서 주는 월급 270만원이 필요하니까. 물론 당신한테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겠지만 말이야.


+++


매일 책을 한 권씩 챙겨 나와서 사무실에서 한 장씩 찢는다. 엄마를 찢을 수는 없으니, 책을 찢는다. 


복선도, 결말도, 짧은 단편이 정말 무시무시하다. 


'하나의 미래' 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쩌면 이렇게 짧은 단편에 다양한 주제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담고 있을까. 남편이 가장 친한 친구와 바람 난 장면을 목격하고, 이혼하고, 낙태하러 수술대에 눕는데, 마취만 하게 되면, 다른 세계로 끌려가서 자신과 이름이 같은 오하나라는 여자에 의해 구조된다. 끌려간 세계는 미세먼지 때문에 특수 헬멧을 쓰지 않으면 질식해 죽는 그런 세계다. 


'미래의 여자' 는 시간여행자의 이야기이다.는 자신이 죽은 후의 미래로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배경이다. 한 시간에 한 명의 두 자아가 존재할 수 없어서 한 자아는 소멸하기에, 자신의 예상 수명을 넉넉하게 지난 미래로만 여행할 수 있다. 부모님은 외딴 곳에 살고, 어머니의 생일을 맞아 임신한 아내와 부모님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생일 촛불을 부는 순간 어머니가 사라지고, 쇠약해진 아버지도 손주도 못 보고 세상을 떠난다. 집을 정리하러 내려가 아버지의 서랍에서 발견한 소설, 독자가 자신으로 지정된 이 소설 속 소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a의 b가 c인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님, 대단하다. 


뭐 하나, 이게 제일 재미있었다 고를 수 없이 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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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력 젊은 만화가 테마단편집 1
AJS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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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을 주제로 만화 앤솔로지

여자력의 자가 아들자 아니고, 한문 '스스로 자' 이다. 

여자력 하면, 일본에서 "여성스러운" 어쩌구 저쩌구에서 나온 말로 알고 있는데, 여기서의 여자력은 '자' 의 한문도 다르고, '초능력' 을 의미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평범한 초능력자가 아닐까." 


" 여자력, 이 힘의 규칙은 반드시 자신을 넘어설 것, 그리하여 비로소 '내'가 될 것!" 


가슴 뛰는 컨셉트다. 


ASJ, 골왕&자룡, 김이랑, 뼈와피와살 님이 참여했다. 


여성작가 앤솔로지에서 눈이 제일 시원한 부분은 다양한 여자 캐릭터이다. 판에 박힌 캐릭터가 아닌, 다양한 연령과 외모와 체형의 캐릭터가 나오는 것이 재미있다. 우리는, 아니, 나는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에 익숙하다. 남성 서사에 익숙해서, 아니, 찌들어서, 비슷한 이야기들을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여자가 주체가 되는 이야기들이 신선하다. 


첫 단편 '함안군 가야리 땅문서 실종사건' 부터 임팩트가 크다. 

90살은 먹은거 같은 증조할머니가 남겨준 땅문서를 찾기 위해 기억을 찾아주는 초능력자들이 운영하는 흥신소에 간다. 

기억을 더듬으며, 할머니를 떠올린다. 짠하고, 보고 싶은 할머니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널뛰는 감정이 박력있다.


'야사'는 격투 활극 느낌이다. 진실과 거짓을 알아채는 능력을 가졌지만, 자신의 기억만은 주변에 의해, 그리고,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한다. 자신의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인 흉수를 찾는다. 


'조용한 세상의 미소'는 어느날 갑자기 모두에게 초능력이 생긴 이야기이다. 열심히 살려고 했지만, 어느 순간 삐끗하니, 빠르게 뒤쳐져 방에 틀어박힌 미소가 아이를 데리고 아포칼립스의 세상을 헤쳐나가다 만난 시스터즈들의 이야기. 하하하하 웃고 싶은 굉장히 멋있는 이야기이다.


'바람이 불면'은 학원물. 바람을 일으키는 초능력자 (크리스퍼) 이선형과 반장 송민아의 산들바람부터 폭풍우까지 넘나드는 우정 이야기. 


'죽음으로부터' 는 우화. '이치를 따르는 자' 루비와 '이치를 거스르는 자' 다야의 우정. 바다를 보러, 바다를 찾아가는 이치를 따르는 루비와 이치를 거스르는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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