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나의 3천 엔
하라다 히카 지음, 허하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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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은 3천 엔을 어떻게 쓰는지에 달려 있단다."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3천 엔 정도의 소액으로 사는 것, 고르는 것, 하는 일이 쌓여서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뜻이지." 


첫 페이지부터 재미있을 것 같았고, 3천 엔, 그러니깐, 내가 3만 원을 어떻게 쓰는지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 

이 소설, 다양한 세대와 형편의 여자들의 돈 이야기로 초반부터, 이것은 금융계몽소설인가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소설에 주인공이 화장실 한 번 안 가듯, 이런 현실적인 돈 얘기는 늘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키우는 식물에 물 주듯, 돈 이야기 심상스레 하는 것. 그렇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이야기 또한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미호는 티포트가 진열된 잡화점 선반 앞에서 예전에 할머니와 3천 엔에 대해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린다. 혼자 살기 시작하며 티포트가 없어서 티백 홍차를 마시거나 편의점에 들러 차를 사는 미호가 사려던 유리로 된 심플한 티포트는 딱 3천엔이었다. 다섯 살 위인 주부인 언니 마호는 법랑으로 된 커피용 주전자를 쓴다. 엄마는 친구들에게 선물 받은 북유럽 브랜드의 티포트를 쓰고, 할머니는 청색과 백색이 어우러진 로열코펜하겐의 도자기 포트와 여행지에서 사 온 예술가의 수제 다관을 쓴다. 


돈을 어떻게 쓰는지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당연하지. 


회사에 만족하며, 비싼 월세를 내고 좋은 동네에서 살던 미호는 자신의 인생에 만족했지만, 사수였던 유능하고 상냥한 마치에 선배가 정리해고 되는 것을 보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언니 마호는 동갑과 결혼하여 아이 하나 있다. 소방관 남편의 박봉으로 아이를 키우며 짠테크하며 살아간다. 미호에게 고정비를 줄이고, 이사로 집세를 아끼는 등의 팁을 준다. 앱테크 하는 모습도 나온다. 


미호는 어느 날 공원을 산책하다 유기견 입양 행사 하는 것을 보고, 강아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동물과 같이 살 수 있는 집은 미호의 월급으로 힘들고, 미래가 불안정한데, 개를 데리고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호는 그 순간 깨달았다. 여기 적힌 조건들은 유기견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사육할 수 있는 '집', 건강한 '신체', 거기에 물론 '돈'까지. 이 전부는 유기견을 기르든 말든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게, 미호는 각성!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는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구입하는 목표를 세운다. 


식물을 키울 때도 환기 잘 되고, 햇빛 잘 드는 곳에서 물 잘 주면서 키우면 되는데, 환기 잘 되고, 햇빛 잘 드는 곳은 식물 뿐만 아니라 사람도 그런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언니는 미호에게 하루에 100엔씩만 모아보라고 하고, 미호는 바보 취급 당한 기분이었지만, 일단 따르기로 하고, '집에 가는 길에 저금통 사야겠다' 하고, 언니한테 '멍청아, 그걸로 또 돈을 쓰면 어떡해' 잔소리를 듣는다. 


아.. 너무나 낯익은 풍경, 다음 날 미호는 스타벅스에서 프라푸치노를 마시면서 100엔은 모을 수 있지! 생각하고, 보통은 커피 마시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사가지만, 휴대용 보온컵에 차를 담아왔으니 150엔 세이브. 하고, 150엔을 아낀다. 그리고 나서 새삼 프라푸치노, 단 한 번도 끝까지 마시지 못했던 프라푸치노의 가격을 확인한다. 420엔.. 하루에 100엔씩 모을거라면, 이 돈도 크다. 끊지는 못해도 두 번에 한 번은 아이스커피 280엔 마셔봐야지 생각한다. 


돈 멘토인 구로후네 스코 선생도 한 번씩 나온다. 

'8x12는 마법의 숫자'라는 책을 쓰고 절약 강연을 한다. 미호는 3천 엔을 내고 강연을 듣는데, 매 달 8만 엔씩, 보너스 때는 2만 엔씩 더 저축하면 일 년에 100만 엔! 와아아아 일 년에 100만 엔씩 모을 수 있으면 삼십대는 예순 살 정년까지 3천만 엔, 이십대는 4천만 엔을 모으게 됩니다. 그걸 3% 복리로 운영하면 세후 약 4900만 엔과 7760만 엔, 노후 걱정 노노. 


"여러분은 지금 제 주문, 아니 마법에 걸렸습니다. 한번 이 숫자를 들으면 마음속으로 어떻게든 8만 엔을 기억하거든요. 자기도 모르게 한 달에 8만 엔을 저축하려고 마음먹게 되죠. 지금은 무리더라도 가능한 그 액수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게 된답니다!" 


지난 몇 년, 트위터에서 내내 봤던 이야기들이 캐릭터들의 입을 빌려 나오니 재미있었다. 

작가의 캐릭터 설정이겠지만, 뒤로갈수록 의식 못하고 읽었다. 미호와 마호의 엄마인 도모코는 친구인 지사토가 이혼하게 되며 이혼한 후의 연금과 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황혼이혼의 경제학) 일흔 세살인 할머니 고토코는 저축액 천 만엔을 간병비로 생각하지만, 연금으로만은 생활이 불안하다고 생각하고, 결국 일을 하게 된다. 아들이 싫어한다거나, 가족들에게 연금이 모자란다고 얘기하기 꺼려하는 부분, 일을 해서 돈을 벌게 되서 즐거워하는 것, 가족들은 할머니의 간병비를 걱정하는 것 등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하나 아쉬운 것은 70대, 50대, 20대 세대의 이야기, 다 기혼이거나 결혼을 계획하고, 비혼으로 사는 딸은 간병을 준비한다. 그냥 여자 혼자 사는 이야기도 읽고 싶지만, 금융 계몽 소설이라도 가족 소설이어서 그후로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까지는 아니고, 불행하기도 하지만, 행복하기도 하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살아나갈 수 있다. 상황들이 맞아떨어져서 잘 풀리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까지 이야기해주는 것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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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대서양 파도에 대해 살펴본 내용은 대체로 전 세계 풍랑에 모두 적용된다. 파도는 한평생 숱한 사건을 겪는다. 파도의 수명이 얼마인지, 어느 정도 먼 곳을 여행할지, 어떤 최후를 맞이할지는 모두 바다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상황에 좌우된다. 파도의 중요한 속성을 하나 꼽으라면 움직인다‘는 것이다. 파도는 움직임을 지연시키거나 가로막는 것들 때문에 해체 또는 죽음을 맞이한다.
파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바다 자체에 내재하는 힘이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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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1~2 (리커버 특별판 + 박스 세트) - 전2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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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등 분리. 6개월만에 새 책 펼쳤는데, 6개월만에 확인되어 교환도 환불도 안 됨. 이 책 구매자분들 중에 책등 분리 겪으신 분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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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9-24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 속상하시겠어요 ㅜㅜ

하이드 2021-09-24 20:25   좋아요 1 | URL
저 지금 지지난 주 주문한 책도 다음주에 받을거 같다고 연락 받은 터라 부글부글한데, 이런 일도 겹치네요.

붕붕툐툐 2021-09-2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하이드님, 책도 아직 안 왔는데 이런 일까지! 교환, 환불이 안된다니...!!ㅠㅠ

청아 2022-02-23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속상하셨겠어요ㅠ
 
나이트 스쿨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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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아동도서 같지만, 리처가 등장하자마자 훈장을 받더니 학교로 보내졌다고. 


팽당한 것 같은 분위기로 소문이 퍼지지만, '학교' 라고 불리우는 곳에 가니 CIA에서, FBI에서 각각 최근에 큰 공훈을 세운 요원들이 한 명씩 와 있고, 사상 초유의 CIA,FBI, 미육군 합동 작전을 예감한다. 


대통령 직속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나와 비밀리에 그들이 해결해야 할 임무를 주고, 모든 지원을 해준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1억달러' 라는 판돈이 그들의 레이더에 떴기 때문이다. 


리처는 상사 니글리를 호출..하기도 전에 니글리가 먼저 알고 리처가 어느 식당 갈 것까지 예측해서 식당에서 마주친다. 

리처가 나오니 리처가 주인공이지만, CIA와 FBI 합동 작전, 그것도 큰 공을 세운 조직내 명석한 이들이 너무 시시하게 나오고 분량도 없어서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대신 의외로 일 잘하는 함부르크 경찰이 나온다. 리처 시리즈에 리처나 리처와 일하는 파트너 외에는 다 일 못하거나 망치는데 함부르크 경찰 나올때마다 리처도 읽는 나도 일 잘하잖아. 계속 생각했다. 리처와 긴밀히 연락하게 되는 함부르크 경찰 그리즈만은 높이 올라가고 싶은 욕망과 무사안일주의가 함께 해서 사소한 일도 부서 찾아 미루는 신공을 발휘하지만, 그 마저 사건에 도움이 된다. 그러고보니, 독일인들의 꼼꼼함을 강조한듯하다. 이 책에도 잭 리처의 적은 둘이다. 1억달러를 거래하는 테러범과 함부르크에 자리잡은 네오나치 조직이다. 조직원이 독일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설정이다. 


같은 도시에 탈영병이 있고, 헌병인 리처가 있다면, 그 탈영병을 잡는 것은 은행에 맡겨둔 돈 찾는 것과 같다고 자신감을 보이는 리처. 조직에 몸담고 있을 때의 리처는 조직에서 나와 자유인으로 민들레 홀씨처럼 돌아다니는 리처와 많이 다르다. 둘 다 재미있지만, 나는 후자가 좀 더 재미있다.  


모래사장에서 바늘 하나 찾기의 마음으로 함부르크를 훑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뭔가 하고 있는 게 정신건강에 좋은 법이다. 그래서 그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리처니깐, 계획하고, 계속 머리를 굴려서 가장 확률이 높은 방향으로 계속 갈 뿐이다. 


리처가 산 바지. 단돈 5달러인데, 앞으로 30년도 끄떡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리처처럼 험하게 쓰는데, 30년 입는 바지 그거 뭐야. 나도. 


리처가 국가안보위 상사와 자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는데, 그런줄 알고 있었고, 이 책도 두 번째 읽는거지만, 새삼 놀랐다. 

햄버거 패티 묘사를 해도 이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은. 뚝딱거리는 묘사다. 리처가 코어로 하는건 다 잘하니깐, 잘했을거라는 건 의심하지 않지만, 리처의 전투신처럼 여자가 움직이는걸 묘사하는데, 아니..그게.. 되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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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9-07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없네요? 아직 사두고 안읽은 잭 리처 몇 권 있지만 이 책 삽니다. 코어로 하는 건 다 잘하는 리처라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

하이드 2021-09-07 09:57   좋아요 2 | URL
그죠? 의심하지 않죠? 못할리가. ㅎㅎ 안 읽은 잭 리처 책 있다니 부럽습니다. 근데, 두 번 읽어도 재미있네요.

독서괭 2021-09-07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어로 하는 건 다 잘한다니 웃다가 쿨럭 ㅋㅋㅋ 리처가 산 바지 저도 궁금하구요. 저도 혼자 돌아댕기는 리처 쪽이 좀더 재미난 것 같습니다.

하이드 2021-09-07 17:10   좋아요 1 | URL
뭘 해도 코어가 중요. 저는 잠을 잘 못 잤는지, 허리가 아픕니다. ㅎㅎ 잭 리처의 피지컬 부러워요.
 
초솔로사회 - 2035년 인구 절반이 솔로가 된다
아라카와 가즈히사 지음, 조승미 옮김 / 마일스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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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년 후 사회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2018년에 나온 이 책은 과거에서부터 2035년까지의 통계와 예상치들을 가지고 과거와 현재를 분석, 20여년 후, 2035년 사회의 모습을 예측한다. 


2035년에 솔로가 50% 에 육박하고, 1인가구도 40% 가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추세는 점점 더 빨라지면 빨라졌지, 멈칫하지 않는다. 초고령화 사회에 가장 먼저 들어선 것은 일본이지만, 초고령화 사회로 가장 빨리 달려가고 있는 것은 한국이고, 저출산으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도 한국이다. 일본사회 분석이지만, 한국사회에도 들어맞는다. 


미혼이 늘어나게 된 이유로는 경제적 이유와 여성의 사회진출을 들고 있다. 거품경제가 붕괴하며, 경제적 기반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사라졌고, 1986년 남녀고용기회균등법 이후 일하는 여성이 늘고 여성의 의식이 변했다.


얼마 전에 읽은 우치다 타츠루의 '하류지향'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책인데, 저자는 광고업계에서 오래 일했고, '솔로활동계 남자연구 프로젝트'??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소비, 마케팅 측면에 한 장을 투자하고 있어서 그 부분은 새로웠다. 남자 1인가구가 4인가족보다 식비에 더 많은 돈을 쓴다니. 놀랄 일이다. 


고령화 문제로 인한 세수 부족에 대한 해결로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는데, 전업주부나 가사노동을 하던 여성이 사회에서 일하면 세금 수입이 플러스 되고, 여성이 수입을 얻음으로써 소비가 증가되어 경제성장의 요인이 된다. 택도 없는 저출산 정책들들에 돈을 쏟아붓는 것보다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눈 앞에 임박한 '초'솔로사회는 모두가 대비해야한다. 결혼할 때부터 남성이 연상인 커플이 많고, 여성의 평균수명이 길기 때문에 고령의 독신 여성이 고령의 남성에 비해 훨씬 많으므로 여성의 경우 결혼했어도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솔로로 돌아가는 시기가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50대 전후 남성의 자살율은 전 세계적으로 남녀 모든 세대 중 가장 높다. 


의존과 자립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서도 나오는데, 가족에 의존하고, 배우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고, 남자가 여자보다 더 높다고 한다. 은퇴 후 황혼이혼이 느는 것에 대해 정년이 되어 일을 그만 둔 고령의 남편은 객관적으로 보자면 나이 든 무직 남성이다. 라는 글을 63년생 남자 저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네.


미혼화, 만혼화, 저출산 고령화, 이혼이나 어린이 빈곤 문제는 다 연결되어 있고, 이 문제들은 모두 솔로사회화와 관련이 있다. 연결된 문제로 봐야 하며, 미혼자뿐 아니라 기혼자도 누구나 솔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솔로사회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솔로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하며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 말하고 있다. 


솔로의 소비에 대한 챕터에서는 소비가 소유가치에서 체험가치로, 그리고 이제 정신가치로 옮겨갔다는 이야기를 한다. 


"과거에 물건 자체가 목적이었던 소유로서의 소비와 달리 소비방식은 자기표현, 커뮤니케이션, 체험의 수단으로 이행했고, 이제 소비행동은 정신적 안정이나 충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소비의 목적은 더 이상 소유가치도 체험 가치도 아니고,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신가치로 그 중심이 바뀌고 있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에 '승인욕구'와 '성취욕구'가 있는데, 에모이 소비 (정서적 소비) 가 이 두 가지 욕구를 모두 만족시키며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미혼으로 가족을 안 만드는 사람들은 불행하다'는 생각을 없애게 위해서 '미혼으로 가족이 없지만 충분히 행복하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 이런 생각이 승인욕구나 성취욕구를 충족하려는 소비행위로 연결된다." 


이 부분은 좀 잘 생각해봐야겠다. 솔로 여성이 힐링하고 싶다. 쉬고 싶다며 달콤한 디저트를 먹거나 온천 여행을 하는 등의 소비를 하는 것을 정서적 소비로 분리해두었다. 


성취욕구와 승인욕구, 인정욕구를 소비로 채우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서적 소비'로 소비하는 것들도 그와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둬야 겠다. 


두 가지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한 가지는 버리는 것이다. 저자가 미혼의 정서적 소비를 예로 든 것처럼 기혼의 정서적 소비 또한 분명 있을텐데, 일본사회는 결혼규범 (프로파간다)이 강해서 그 부분에서 미혼의 정서적 소비를 예로 든 것 같다. 결혼규범 강한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 


자립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모으고 있다. 


"'솔로로 살아갈 힘'은 정신적인 자립을 뜻한다. 여기서 자립은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게 아니다. 의존할 곳이나 사람이 많은 가운데, 스스로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상태가 정신적 자립이다.선택지가 한 가지밖에 없거나 자신이 있을 곳이 한 곳밖에 없는 사람은 갖고 있는 하나에만 강하게 의존한다." 


" 솔로로 살아갈 힘이란 혼자 있는 상태를 견딜 수 있는 인내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솔로로 잘 살아가려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 전제임을 알아야 한다. 마음 속에 아무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어른이 되더라도 아기나 마찬가지다. 불안해서 눈앞에 있는 사람이나 물건에만 의존하게 되고 물리적으로 혼자 있다는 사실로 인해 마치 온 세상에서 버림받았다는듯 절망한다." 


2016년에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호세 무히카 (Jose Mujica)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일본에 와서 강의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여러분 꼭 가족을 가지세요. 단순히 피로 연결된 가족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가족이란 '사고방식으로 연결된 가족'을 말합니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가족입니다. 인생길을 혼자 걷지 마세요." 

 


결혼하고 자기 아이를 낳는 집단만 가족이 아니다. 또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만 인간의 사회적 역할이 아니다. 결혼을 안 해도, 아이가 없어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해 일하고 경제를 순환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아이들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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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9-04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인가구로서 공감이 가네요. 1인가구로서의 우주 공동체의 일원으로 느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비슷한 이야기가 나와서 신기했어용~!^^

하이드 2021-09-05 20:50   좋아요 0 | URL
제가 잘 못하는건데, 저 나름의 방법을 찾아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