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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마니아의 대답
At 4:41 PM 99.10.28

  하루키씨, 안녕하세요. 요전에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이유는(스스로도 바보같은 질문이었다고 지금 와서는 생각합니다만), "나랑, 오디오랑, 부모님이랑, 어느 게 소중해" 라고 물었더니, 즉답으로 "오디오" 라고 지껄여 버렸기 때문입니다. 오디오 때문에 자기 집을 지을 때 '단층집을 세울 정도의 돈을 들여' 오디오 방을 만들어 버릴 것 같은 남자친구였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자기 취미와 여자친구와 어느 쪽이 소중한가 물었는데 취미라고 대답하는 남자는 심하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글쎄요. 그 쪽 일은 "질문하지 않는다"는 게 제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답이 돌아온다면 그걸로 끝장이라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허나 굳이 질문하고 싶어지는 당신의 마음도 모르는 건 아닙니다. 오디오 마니아란, 병이 되어 버리면 '그것밖에 보이지 않아' 라는 증세가 있습니다. 개중에는 오디오에 열중한 나머지,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음악이 방해돼서, 소리를 순수하게 들을 수 없어!" 라고 하면서 화내거나 말이죠. 거기까지 가면 역시 이상하겠죠. 그건 그렇다 하더라도, 엄청 돈 많은 애인이었군요.

번역: 페일레스(http://www.peilles.net)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두고, 건드리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인간이란 동물은 독점욕을 갖고 있으니 바로 '그 부분'이 마음에 걸리지 않을 수 없죠. 그나저나 저 남자친구는 대단하군요. 바로 대답해 버리다니. 저 같으면 절대 그렇게 못 합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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