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더 오랫동안 바삭하게 느낄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강해지면, 그런 조리법을 스스로 궁리하게 된다. 방송에서 레시피를 공개할 때면 `그런 비법을 다 말해주면 어떻게 하냐`고 한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면 된다.

다른 요리사들이 따라 하는 것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다. 열심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 잠도 못 자고 고민하는 그런 마음이 있으면 뭐든 잘하게 된다.

(...) 살면서 어떻게 고마운 사람들만 있을까. 하지만 고마운 사람만 기억하는 게 몸에 좋다. 나쁜 음식을 먹었다면 다시는 안 먹으면 되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좋은 음식을 대접해준 사람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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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서관.
애인이 도시락 싸와서 도시락 먹고, 도시락 뚜껑에 맥모골까지 타 먹고 몇 권 골라 앉는다. 따뜻하고, 배부르다.

책 읽으며 곧 졸 것 같은 토요일 정오의 시간.

`사부의 요리`부터 시작. 나는 꽃을 파는 일을 음식점에 많이 비유하는 편인데, 머리말부터 참 와닿는다. ( 음식 얘기에서는 안 와닿을것이 분명하지만)

사부가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꽃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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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사계에는 모임도 많고 건너 건너면 다들 아는 사람들이다. 그 선후배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면 희한하게도 잘나가는 사람들끼리 같이 앉고, 잘 안되는 사람들은 또 그들끼리 같이 앉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잘 안되는 사람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주로 앉게 된다. (...) 지금 어려운 사람들, 뭔가 힘든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잘나가는 사람들은 잘되는 이야기만 하니까, 배울 것도 생각할 것도 별로 없다. 그런데 어렵고 힘든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나도 같이 머리를 굴리게 된다. 나는 사람이 마음을 쓴다는 게 그건 거라고 생각한다. 잘나가는 사람들끼리, 잘나갈 때 서로 친하게 구는 게 아니라, 내게 부족한 것을 털어놓으면서 같이 고민하닌 게 마음을 쓰는 것이다.˝

˝지금은 샥스핀 요리를 하지 않는다. 그때야 대사관메서 만들어달라고 했으니 한 것이지만, 보호해야 할 동물을 고통스럽게 죽여서 재료로 사용하는 요리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목란`메뉴판에는 샥스핀이 없다. ˝

˝내가 요리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식재료다. 좋은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 좋은 재료는 절대 맛을 배신하지 않는다. 재료를 어떻게 쓰느냐가 가게의 매출과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자신이 음식을 직접 만들든, 음식점을 경영하든, 재료의 중요함을 몰라서는 안 된다. 좋은 재료가 비싼 재료를 말하는 건 아니다. 자기 돈이 아니라고 비싼 재료를 마구 들여오는 것도 안 되고, 비싼 재료로 만들어서 손님에게 비싸게 값을 받는 것도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재료비를 아끼는 곳치고 잘되는 곳은 없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같이 일해서 좋은 결과를 보기는 어렵다.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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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9 15: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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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9 15: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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