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래니와 주이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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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래니와 주이는 글래스가 일곱명 중 여섯째와 일곱째이다. 프래니와 주이는 앞쪽에 '프래니'파트 짧게, 그리고 '주이' 파트에 주이와 프래니 이야기가 길게 나와 있다.

 

샐린저가 애착을 느끼고 이야기하기 좋아한 글래스가 이야기는 '프래니와 주이' 이외에도 다른 단편집들에서 두 편 더 볼 수 있다고 하니, 아마 이미 읽었겠지만, 음..

 

신경증적인 프래니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지 않고, 이어지는 주이의 이야기도 마찬가지. 특히 그들 남매의 엄마인 배시와 주이의 욕실 대화에서는 주이에 엄청 감정 이입해서, 나가라고! 나가라고! 짜증 잔뜩 내면서 읽었다 .

 

이 이야기 먼저 해야지. '프래니와 주이' 하면 나는 주이 드샤넬이란 배우가 먼저 떠오른다. '프래니와 주이'를 좋아한 부모가 주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근데 왜 여자인 프래니가 아니라 남자인 주이 이름이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주이인데, 주이 드샤넬 혼자만 자기 조이라고 불러달라고, 자기 이름은 조이라고 읽는거라고 한다고 했던 거. 자존감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우기는데, 그게 본인 이름이니깐 또 뭐라고 하기도 그런 애매하지만, 왠지 주이 드샤넬 멋짐 포인트.

 

사실 엄청 마르고 왜소한 느낌의 엄청 잘생긴 주이의 첫 묘사에서부터 계속 벤 휘쇼를 떠올렸다. 그래서 자동적으로 벤 휘쇼와 주이 드샤넬이 자연스레 주이와 프래니로 상상되며 독서.

 

미리 알려드리자면, 주이에게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콤플렉스, 중첩,분열이며, 그러므로 바로 이 지점에서 신상 보고서 형식의 단락이 적어도 두 개 정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자그마한 젊은이로 몸이극도로 여위었다. 뒤에서 보면 - 특히 척추뼈가 드러난 부위를 보면 - 그는 거의,살을 찌우고 햇볕을 쪼라고 매년 여름 재단 주최 캠프들에 보내지는 도시 지역 저소득층 아동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클로즈업을 해서 보면, 정면이든 측면이든 그의 얼굴은 빼어나게, 심지어 굉장하다 싶을 정도로 잘생겼다. 그의 큰누나는(겸손하게도 그녀는 여기에서는 그저 터커호의가정주부로 불리길 원한다) 내게 그를 "몬테카를로의 룰렛 테이블에서 당신 품에 안겨 죽은 푸른 눈의 유태계 아일랜드인 모히칸 척후병"처럼 생겼다고 묘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연기자인 주이, 대학생인 프래니.

주이는 욕실에서 이미 몇 번이나 읽었던 형인 '버디'의 편지를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읽는다.

이들 남매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둘은 시모어와 버드인데 시모어는 자살, 버드는 월든의 소로우처럼 은둔.

버디의 편지에서 버디가 주이에게 말한다.

 

이쯤 하자. 연기를 해라. 재커리 마틴 글래스, 언제든 어디서든 네가 원하는 대로. 넌 네가 그일을꼭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지 않느냐. 하지만 전력을 다해서 해라. 네가 무대에서 뭔가 아름다운 것을 한다면, 이름 없는 무엇이나 기쁨을 만드는 일을한다면, 연극적 재간의 요청을 뛰어넘는 무엇을 한다면, S와 나,우리 둘은 턱시도와 인조 보석이 달린 모자를 빌리고 금어초 꽃다발을 들고서 엄숙하게 극장 뒷문으로 갈 것이다. 아무튼, 도움이 거의안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떨어져 있더라도 나의 애정과 지원을 믿어주기 바란다.

 

이들 형제자매들을 이루는 이미지가 또 있다. '지혜로운 아이들'이라는 유명한 쇼가 있었는데, 그 쇼에 이들 형제자매가 다 출연하는 기록. 이십여년동안 그들 중 하나가 안 나온 쇼가 없었다는 기록. 외부의 주목을 받은 잘생기고 예쁘며 영재처럼 똑똑한 형제자매들인 것이다.

 

 

프래니와 주이는 자신들이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자신들도 불행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고뇌한다.

 

"그애는 아직 대학 졸업도 안 한 어린아이다. 게다가 넌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곤 하지."

 

"넌 마음에 들어하거나 싫어하거나, 둘 중하나다. 마음에 들면 혼자 계속 얘기를 하고그러면 아무도 단 한마디도 끼어들 수 없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지- 마치 죽음 그자체처럼 앉아서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다 스스로 제 무덤을 파게 하지."

 

"너는 늘 그런 식이다."

"너도 그렇고 버디도 그렇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모르지."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니,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가 맞겠구나."

 

주이는 글래스 부인에게, 그리고 언젠가 프래니에게 말한다.

 

"우린 괴물이에요. 우리 둘, 프래니와 나." 그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나는 스물다섯 살 괴물이고 프래니는 스무 살 괴물. 그리고 이건 그 두 인간 책임이에요."

 

프래니와 레인

 

주이와 배시

주이와 프래니

프래니와 버디(주이)

 

이야기는 이렇게 진행된다.

예술과 종교와 타인과 에고에 대한 남매의 고민.에 쉽게 공감되지는 않지만, 그 것이 어떤 장면일지는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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