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세상을 만나다 카르페디엠 20
시게마츠 키요시 지음, 오유리 옮김 / 양철북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모르겠다. 물어봐도 어짜피 가르쳐주지도 않을 거고, 지금 든 이 생각, 나는 정답을 모르겠는 이 생각에 그다지 중압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포기한다든가 방치한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조절하는 방식을 익히게 됐다고나 할까.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에이, 몰라.

도쿄 근교의 신도시. 여자들의 뒤를 노려 몽둥이로 치고 달아나는 '길위의 악마'로 떠들썩하다.
'길위의 악마'는 다름아닌 나와 같은 반 아이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길위의 악마' 가 아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 중학생이 될 사람과 중학생인 사람과 중학생이었던 사람' 세상이 떠들석한 것은 '중학생' 이 그와 같은 범죄를 무차별적으로 저질렀다는 것이다. 어떻게 중학생이!  미디어에서는 '여자친구 A에게 무시당해서 여자에 대한 증오범죄' 라는 식의 기사가 나기도 하지만,그 원인은 끝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이 책은 다만 '소년' 이 범죄를 저지르고, (14살 이전의 소년은 법적으로 구속을 받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도 범죄의 기록이 남지 않는다고 한다. ), 비슷한 충동과 악의를 느끼는 주인공. 그리고 그 무차별적인 악의를 두려워하는 주인공의 껄렁껄렁한 친구. '선의'와 '악의' 에 대해 뚜렷한 생각을 이미 가지고 있는 애늙은이 친구 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굉장히 세세하게 그들의 심리를 따라갔기에
예전 생각이 났다. 중학교때라고 하면 아무 생각이 안난다.
고등학교때라고 하면 역시 추억으로 미화할 기억따위도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충동'을 나 말고 다른 친구들도 가지고 있었을까? 그 충동들은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고 이해가지 않는다.
아무리 철이 덜들었다고 해도, 그 앞이 막막하고 하루하루를 셀러리맨인 나와는 또 다른 종류의 쳇바퀴를 굴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의 시절. '소년'의 시절은 이미 너무 멀어졌다.

희미하고 애매하게 나의 '질풍노도의 시기' 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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