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 화가의 우연한 시선' 中 작가의 말

 

그림은 우리네 삶의 정직한 거울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요. 저는 여기에 '사는 만큼( 살아온 만큼) 보인다' 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건 무엇보다도 감수성의 문제이며, 인간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는 결코 진정으로 느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때로 우리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하거나 미워하듯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일지라도 우리를 건드릴 때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자연과학이나 철학의 명제와는 다른 그림과 조각의 영역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예술도 결국 우리처럼 불완전하며 모순투성이의 인간이 만든 것이니까요. 스치는 눈빛과 몸짓 속에 감춰진 마음을 읽고, 보이지 않는 인간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선과 색채도 넘지 못할 벽이 아닐 겁니다.

----------------------------------------------------------------------------------------------------------------------------------------------

그림책 보며 이렇게 울컥하기는 처음이다.
아침에 지각을 감수하면서까지 온 방을 샅샅이 뒤져 결국 찾아 들고 나온 '화가의 우연한 시선'
책상 모서리에 그 화사한 빛을 띄우고 있는 이 책. 정말 재밌다.

그녀가 "사는 만큼(살아온 만큼)" 으로 그림을 보는데 길들여질까봐 우려되긴 하지만,
그림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가르쳐준 그녀에게 감사.

때로는 어떤 곰브리치보다도 어떤 에드워드 기븐스보다도 가까이에서 '열정' 을 전염시키는 이의 존재가
더 큰 도움이 되는듯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5-10-1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가의 우연한 시선' 리뷰들 둘러보다보니 시인으로 반짝 떠서 이름가지고 책팔아먹으려고 개나소나 다 쓰는 따위의 내용 썼다. 는 식의 리뷰 있던데, 제가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 한꺼플 씌어서 그런건지, 아무튼 그저 좋기만해서 '비판적'인 독서가 힘들어요. 근데, '사는 만큼' 보인다. 는건 좀 와닿지 않나요? 그리고, 최영미 정말 아는거 많던데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