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루조당 파효 서루조당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교고쿠 나츠히코의 책은 나올때마다 열과 성을 다해 구매해서 읽었다. 가장 좋아하는건 역시 처음에 읽었던 '우부메의 여름'이나 '망량의 상자' 였다고 생각하지만, '서루조당 파효'는 교고쿠도를 읽은지 십여년만에 단번에 나의 베스트로 올라왔다. 

'서루조당' 시리즈라고 하니 뒤에 나올 책들이 엄청 기대된다. 서루조당은 '책방'의 이름이다. 겉에서 보면 등대같이(?) 보이는, 바로 앞을 지나가도 여기에 책방이 있다고 인지하기 힘든 그런 위치의 그런 모양의 책방인 것이다. 


화자인 다카토는 몸이 안 좋아 요양차 집을 얻어 홀로 지내다가 몸이 나은 후에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않고 홀로 지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자학하며 책이나 읽으러 다닌다. 


여섯챕터로 이루어져서 각각의 챕터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등장하여 그 사람만의 한 권의 책을 권해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첫번째 책은 임종, 두번째 탐서는 발심, 세번째는 방편, 네번째는 속죄, 다섯번째는 궐여, 마지막으로 '미완' 의 책을 추천 받는다. 인물들에 대한 지식이 좀 더 있었더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이름만 얼핏 들어본 수준이라 그것이 아쉬울 뿐이다. 


시대상도 재미있다. 메이지 유신 후 근대화를 겪으며 고민하는 근대문학의 개척자들을 다룬다. 가장 좋아하는건 '근대 - 현대'이지만, 근대화를  겪어내는 걸출한 인물들, 그들에게 맞서(?) 한 권의 책을 찾아주는 책방 주인. 그사이에서 어쩔줄 모르는 다카토님. 이라는 것이 재미있는 것이다. 


교고쿠 나츠히코 아니랄까봐, 모든 챕터에 '요괴' 이야기를 집어 넣었고, 그간 교고쿠 나츠히코의 장광설에서 어렵사리 볼 수 있었던 주제들을 걸출한 인물들을 통해 더 짧고 굵고 심오하게 풀어 놓고 있다. 


조당의 주인은 책은 무덤이고,사람에게 책을 파는 일은 책을 성불시키는 일이라고 한다.

독서가들의 꿈과 같은 '나만의 한 권' 이라는 것과 일생일대의 고민과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책'에서 답을 찾는다는 점에 있어 이 책의 컨셉트는 정말이지 책을 너무 좋아하는 책귀신들에게 그야말로 밀착형으로 딱 맞는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에 전혀 힘들이지 않고 공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각각의 챕터는 길지 않고, 여섯개를 다 합해도 그간의 벽돌같은 저자의 책들에 비교해 볼 때 짤막짤막한 내용들이지만, 각각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생각할거리들을 남겨줘서 재미에도 불구하고 읽는 속도는 더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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