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의 책을 읽는데, 머릿말 첫문장에 바로 이 문장이 나왔다.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
시동걸고 나가려는 첫줄부터 끼익, 걸려 버렸다.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사는건 뭘까?
솜사탕같은 작약, 작약의 계절이 오고 있거든.
작약은 솜사탕같이, 애기궁둥이같이 포슬슬 예쁘다.
작약 꽃대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병걸린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얼룩덜룩하다.
그리고 단단하다. 꽃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단단한데 얼굴에 비해 약하달까.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는건 무슨 뜻일까.
이어본다.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 봄엔 버드나무 가지에 연두색 잎이 돋고, 가을엔 상류의 물이 활엽수들의 낙엽을 안고 하류까지 내려왔다. 그사이 애들은 훌쩍 커서 뿔뿔이 흩어져 먼 곳에서 둥지를 틀었다. 근간들이 도착하고 약속 몇 개는 어그러졌다. 가을이 몇 번 와서 대추나무에 열린 대추를 수확하는 동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누가 내게 뭘 했느냐고 물으면 겨우 버드나무에 관해 시 몇 편을 썼다고 말할수밖에.
라고 시작한다. 와 겉표지 벗기니깐 책 안에 생각지도 기대하지도 않은 천싸바리에 엄청 멋지다!! 이거 뭐야?!
모란과 작약 꽃대 생각이 날아가는 순간.
겉표지 벗긴 사진은 사진 정리하고 추가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