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노이즈
돈 드릴로 지음, 강미숙 옮김 / 창비 / 2005년 9월
구판절판


"내 걱정은 하지 말게나." 그가 말했다. " 다리 조금 저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내 나이엔 누구나 저니까. 나이가 들면 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기침하는 것도 신경 쓰지마. 기침은 건강에 좋은 거야. 속에 든 것이 이리저리 움직이게 해주잖아. 그게 한곳에서 자릴 잡고 몇년이나 그 자리에 가만있지만 않으면 아무 해가 없는 법이야. 그러니까 기침도 괜찮아. 불면증도 그렇지. 불면증은 아무 문제 없어. 내가 잠을 자서 얻는 게 뭐가 있단 말이야? 자네들도 1분 더 자면 일할 시간이 1분 줄어드는 그런 나이가 곧 될 거야. 기침하고 다리 절고 할 시간이 줄어든단 말이지. 여자 문제는 신경 꺼. 여자들은 괜찮아. 우리는 카세트를 빌려서 ›스도 좀 하고 그렇게 지낼 거야. ›스는 피를 심장으로 펌프질해 주지. 담배 피운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어. 그럭저럭 잘 넘어가고 있다고 자신하고 싶으니까. 모르몬교도들이나 담배 끊으라고 해. 그들도 담배만큼 해로운 것 때문에 결국 죽을 거야. 돈은 아무 문제도 안돼. 수입 면에서도 완전히 고정적이니까. 연금 제로, 저축 제로, 주식과 채권도 제로야.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지. 저절로 굴러갈 거야. 치아 때문에 신경쓸 것도 없어. 이는 괜찮아. 이가 헐렁해질수록 혀로 흔들어줄 수 있어. 그러면 혀도 할일이 생기는 거야. 손 떠는 것도 걱정하지마. 누구든지 가끔은 떠는 법이야.-444쪽

그리고 왼손만 떨잖아. 손 떠는 걸 즐기는 방법은 말이야, 그게 다른 사람 손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체중이 원인도 모르게 갑자기 줄어도 걱정할 필요 없어. 눈도 시원찮은데 먹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 눈 걱정도 하지 마. 눈이야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가 없지. 정신이 온전할까 하는 걱정은 깡그리 잊어버려. 정신이 몸보다 먼저 가는 법이야. 그렇게 돌아가는 거지. 그러니까 정신이 어떨까 걱정하지 마. 정신은 온전해. 차에 대해선 걱정을 해야만 해. 핸들이 좀 휘어졌거든. 브레이크도 세번이나 리콜된 거고. 푹 파진 곳을 지나가면 후드가 위로 치솟는단 말이야." -4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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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0-03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을 하래는 얘기야. 하지 말라는 얘기야. -.-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