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게으름 - 시인 신동옥의 문학 일기
신동옥 지음 / 서랍의날씨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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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려고 책을 검색하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서정적 외로움, 아니, 괴로움이었던가? 서정적 괴로움. 

결국 팔려고 넣어둔 책을 꺼내어 제목을 확인한다. 서정적 게으름.이다. 


좋아하는 단어인데, 왜 생각이 안 났을까. 


이 책은 제목도, 표지도, 판형도 맘에 든다. 출판사 이름마저 곱다. '서랍의 날씨' 

책을 다시 꺼낸김에 아무 곳이나 펼쳐본다. 


창을 온통 열었다. 찬 공기를 가득 들이고서야 닫았다. 이 즈음은 새벽이 좋다.촛불을 켜기에는 더욱.촛불은 밝히기 위해 켜는 것이 아니다. 눅눅하고 이상한 기운을 휘발시키기 위해 켜두는 거다. 


긍정과 자존이 양날의 칼처럼 자신을 벼리는 순간이 있다. 긍정의 안과 밖은 '인간이라는 이름'의 한갓된 욕심에 불과하다. 


바퀴가 달린 의자가 생겼다. 등받이가 있고 뒷통수 받침이 있는 의자다. 바퀴가 달린 의자에 앉아서 무언가를 읽고 쓸거라고 상상을 한 적이 없다. 바퀴가 달린 의자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사실이 외려 신기하다. 지난 11년 서울생활을 지켜준 의자는 부끄럽게도 서울시립대 도서관에서 훔친 것이다. 


동년배 시인의 '문학일기'는 문학일기라기보다 시詩였다. 

독서중에 앞문장이 맘에 들면 들수록 뒷문장은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생각해보면 '서정적'이란 단어부터가 너무 간지럽다. '게으름'은 너무 사치스럽다. 

아무곳이나 펼쳐서 한꼭지, 두 서너장. 을 읽고 나면 그 글이 쓰여진 날짜와 시간이 쓰여 있다. 


2013/03/19 23.36

이렇게. 

적혀 있으니, 시인의 아주 사적인 시간을 엿본것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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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0 1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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