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책은 산 책 


나카고메 시즈코는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일을 실행했다. 웨이터를 불러서 얼그레이가 있는지 물어본 다음 꿀과 함께 남자에게 가져다주라고 했던 것이다. 맥주를 마시고 취했는지도 모른다. 말을 걸 수는 없지만 모른 척하기에는 거리가 너무가까웠다.괴롭거나 슬퍼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얼그레이에 꿀을 타서 마시면 늘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다.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 먼저 마실 것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마음이 진정될 것이다. 그것은 의식 같은 것이며 그 누구에게도 의존할 필요가 없다. 텔레비전에서 자살 뉴스를  접할 때마다얼마나 힘든 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 사람은 뭔가 좋아하는 음료를 천천히 마시면 마음이 진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무라카미 류의 '55세부터 헬로라이프' 에 나오는 글이다. 모든 에피소드에 '마시는 것의 힘' 이 나온다. 이 책 기대 이상으로 좋았는데, 영 리뷰 컨디션이 메롱이라 백자평만 근근이 썼다. (100자평이 0이고 리뷰가 많으면 100자평 써서 0 없애고 싶은 기이한 충동이 있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읽고 찬찬히 리뷰 써보고 싶은 책이다. 제목이 뭔가 가볍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다만, 이 책이 무라카미 류의 책이라는 거에 좀 놀라고, 나도 내가 읽는 작가도 함께 나이들고 있구나, 동시대 작가란건 좋구나 싶기도 하고, 내가 이 책을 삼십대에 읽었어서 이만큼 와닿는데, 이십대에 읽었어도 와닿았을까? 사십대, 오십대에 읽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원서표지도 번역서 표지도 맘에 안든다만, 둘 중에는 

 번역본 표지가 더 낫다.














아침에 일어나니 ttb 적립금이 들어와 있길래 


(여러분, 제가 매일 얘기하고 싶은데, 딱 한 달에 한 번만 얘기합니다. 위, 아래, 위,위,아래, 의 책장, 제가 매일 매일 애정으로 관리하는 책장의 책을 클릭하시는 거. 클릭하고 구매하시는 거가 저에게 적립금으로 들어옵니다. 윗책장에는 제가 사려고 하는 책이 있고, 아래에는 읽은 책들 중에 가장 좋았던 책들이 있답니다.)



책을 샀다. 



 

한병철의 신간 '심리정치' 

 

 '피로사회'와 '투명사회' 강추. 

  저자 이름만 보고 망설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책이 얇고 작지만, 한 번 아니고 두 번, 세 번 읽어야 그제야 한 번 제대로 읽는 것 같다. 










 

지난달 chaeg 을 사두고 훑어보기만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4호 도착하면, 3호와 함께 읽어보고 계속 살지 어떨지 정해야지. 이 즈음에 나온 다른 책잡지들에 비해 이 잡지가 좋았고, 

 제목이 Chaeg 이라니 이상하지 않아 싶겠지만, 책으로는 절대 검색할 수 없을꺼야.











 

서정적 게으름, 

일하지 않습니다. 라니 끝내주는 제목들이네. 













이런 책들을 샀습니다.



55세부터 헬로 라이프.으로 시작과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겠죠?" 

어지간히 부자이거나 어지간히 재능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무리일 것이다. 나카고메 시즈코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어지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배우에 비유하면 알기 쉽다. 초일류 배우는출연할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배우는 들어오는 일을 거절할 수 없다. 

"그게 실은, 스스로 인생의 모든 것을 선택할 수있는사람은 없어요." 

상담원은 그렇게 대답했다. 

"나카고메씨가 비유로 든 배우역시 정말 하고 싶은 배역이 평생동안 그리 많지는 않을 거예요 아무리 재능있고 돈이 있어도 인생의 모든 일이라는게 뜻대로 풀리지 않는법이죠. 일이든 생활이든 타인이랄까, 상대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아무튼 타인은 로봇이 아니니 자기 마음대로 부릴 수는없을 테고요. 다만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지를 생각하는 사람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크게 다르지 않을까요?"


새벽에 일어나 책 읽고, 서재에 글쓰기는 눈 뜨자마자 물을 끓이면서 시작된다. 

따뜻한 커피를 음미하며 몸과 마음을 깨운다. 그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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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6 11: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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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6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