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일일 일강추. 하고 싶은 소네 게이스케의 <열대야>

 

단편 3개가 나온 200페이지도 안 되는 얇고, 작은 책이지만, 그 이야기의 여운은 계속 되고 작가에 대한 감탄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열대야', '결국에...' '마지막 변명'

 

표제작이기도 한 '열대야'의 첫번째 화자인 '나'는 어릴적부터 사랑해왔으나 친구에게 강제로 빼앗긴 초등학교 친구 미스즈와 함께 야쿠자의 협박을 받고 있다. 시점이 계속 바뀌고 시간이 뒤엉키며 등장인물도 많고, 사건도 계속 일어나는데, 이 짧은 분량에 딴딴한 플롯으로 세장에 한 번씩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하다 잘 쓰인 단편답게 마지막 장 마지막 문장에 충격을 뙇! 주고 끝난다.

 

'결국에'는 초고령사회를 주제로 하는 사회파 소설이자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SF 느낌이 나는 소설이기도 하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SF 느낌 나지만, 지금, 현재 한국의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불순한 그런 분위기가 뭉클뭉클 나기도 하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가 옆나라 일본에서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어가고 있고, 우리나라도 따라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서 더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고령화사회와 더불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정치사회적 문제, 그러니깐 청년실업, 빈부극대화, 세대간의 갈등 등이 심화되고 있고, 이건 SF에 나올법한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일을 소설이 미리, 혹은 다른 관점으로, 혹은 현실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에는 꼭 잔인한 우화와 같이 끝나는데, 지금까지 말한 장점들 외에도 축구 유망주인 한 학생을 둘러싼 인간군상들과 사건들이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놀랍다. 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마지막 변명' 또한 섬뜻한 이야기이다. 좀비호러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냥 막 무서운게 아니라 있을법 할 것 같아서 더욱 무서운 '호러'다.

 

'좀비' 가 아니라 '소생자' 라는 단어가 쓰인다. 잿빛을 띄는 다시 살아난 그들은 그게 과학의 산물이건 뭐건 그렇지 않은 자들과 함께 살게 된다. 그들이 사회에 적응해 나가게 되는 과정은 이 또한 너무나 현실적이게도 소소하며, 한번씩 드라마를 터뜨려주는지라 돌이켜 곱씹을수록 좋은 작품이다 싶다.

 

소네 게이스케라는 이름이 드디어 각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 작품이 진심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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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링 2014-09-2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 없던 책이었는데, 제 취향같아서 읽고 싶어졌어요. 감사합니다.